원영준 회장의 ‘신보중앙회’ 1년4개월… 대위변제 2.2조원 정상화는 아직

산업 / 양지욱 기자 / 2026-07-30 08:50:25
상반기 대위변제율 4.35%로 하락…중앙회 “미해지 보증 1.8조 전액 해지”
6618억원 순손실은 충당금 비용 영향…재보증 한도 과다 배분 조치 결과는 공개 안 해

원영준 회장의 임기가 중반에 접어든 ‘신용보증재단중앙회(중앙회)’가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의 부실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순손실과 보증관리 오류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정상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신용보증재단중앙회 CI


지난해 지역신보의 대위변제 순증액은 2조2000억원을 넘었고 중앙회는 661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중앙회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감사에서 미해지 보증 1조8000억원을 모두 정리했다고 밝혔지만, 잘못된 보증잔액을 기준으로 과다 배분된 재보증 한도 9613억원의 정리 실적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토요경제 기업재무분석실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신보중앙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지역신보 일반보증의 대위변제 순증액은 2조2084억원으로 전년 2조3997억원보다 8.0% 감소했다. 대위변제율도 5.66%에서 5.07%로 낮아졌다.

하지만 대위변제 순증액은 2년 연속 2조원대였고 대위변제율도 5%대에 머물렀다. 지역신보가 소상공인 대신 금융회사에 보증채무를 갚으면 지역신보 보증을 다시 보증하는 신보중앙회의 재보증 손실보전 부담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중앙회의 재무 부담도 이어졌다. 2025년 정부출연금은 6797억원으로 전년(1561억7700만원)보다 335%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1조2253억원에서 1조5709억원으로 3456억원 증가했고, 당기순손실은 6618억원에 달했다.

29일 중앙회는 본지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정부출연금 증가와 당기순손익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출연금은 회계상 수익으로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자본으로 직접 전입되는 항목이라는 것이다.

중앙회는 “대위변제율 증가에 따라 보전채권상각비와 보전금지급준비비 등 부채성 충당금 비용이 증가한 것이 당기순손실의 주요 원인”이라며 “정부출연금은 지역신보에서 금융회사에 대한 대위변제가 발생할 경우 중앙회가 지역신보에 지급하는 재보증손실보전금 등에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중앙회 관련 지표는 올해 들어 개선 흐름을 보였다. 상반기 대위변제 순증액은 9797억원, 대위변제율은 4.35%로 전년 동기보다 1.15%포인트 낮아졌다. 사고율도 5.36%에서 4.51%로 떨어졌고, 사고 건수와 금액은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 원영준 신용보증재단중앙회장[신용보증재단중앙회]

중앙회는 원 회장 취임 당시인 2025년 3월 5.69%였던 대위변제율이 같은 해 말 5.07%, 올해 6월 4.35%로 낮아졌다며 대위변제 급증의 책임을 현 회장에게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해 2차 추가경정예산 사업과 전환보증을 공급해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의 만기와 상환구조를 전환하고, 올해 2월에는 운영·금융 위험을 관리하는 리스크관리추진단을 신설했다고도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대위변제도 1조원 육박… 중기부 특감서 보증관리 체계 허점 노출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도 대신 갚고도 회수하지 못한 금액이 1조원에 육박한다. 대위변제율이 줄었더라도 지역신보와 중앙회가 부담해야 할 손실 규모는 여전히 큰 셈이다.

정부가 지난 6월 지역신보 제도 전면 개편에 나선 것도 ‘재정 안정성 저하’ 우려 때문이다. 정부는 현행 50% 이상인 일반보증 재보증 비율을 30%로 낮추고, 100% 전액보증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장기 미회수 채권 2조2000억원도 정리할 계획이다.

재보증 비율 축소는 신보중앙회의 재정부담을 낮출 수 있다. 반면 중앙회와 지역신보의 심사·관리·회수 역량을 높이기보다 재보증 범위를 줄여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는 방식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중기부 특정감사에서는 보증관리 체계의 허점도 확인됐다. 중앙회가 파악한 미해지 보증은 6155억원이었지만 감사에서 확인된 실제 규모는 2조5340억원이었다. 2025년 7월에도 1조8571억원이 해지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잘못된 보증잔액을 기준으로 재보증 한도 9613억원이 과다 배분된 사실도 드러났다.

중앙회는 이에 대해 “2조5000억원과 1조8000억원이라는 미해지 규모의 차이는 해지 규모를 산정한 시점 등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2025년 7월 기준 미해지 보증 약 1조8000억원은 전액 해지를 완료했다”고 답했다.

재발 방지 대책으로는 지역신보와 금융회사 사이의 미해지 규모를 전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점검 시스템을 마련했다. 해지 통지 기한도 ‘7영업일 이내’로 명확히 정해 보증약관과 재보증 계약서를 개정했다.

중앙회는 미해지 보증이 일부 지역신보의 해지 지연과 금융회사의 해지 통보 누락 등으로 발생했으며, 감사에서 지적된 보증은 원 회장 취임 전에 발생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보중앙회의 관리 소홀 지적에 대해서는 공공기관으로서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답변에 과다 배분된 재보증 한도 9613억원을 얼마나 회수·재조정했는지, 이에 따라 재보증 위험 부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수치가 담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앙회는 독립된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은 회계·재무정보를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해지 보증 사태 이후 재보증 한도 조정과 재정 부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하기에는 부족하다.


신보 노조, 거버선스 훼손 ‘원 회장’에 거취 요구… “별도로 드릴 말씀이 없다” 


신보중앙회 재정 불확실성이 커지자 전국 지역신보 노동조합도 지난달 대위변제 증가와 금융회사 법정출연요율 문제, 거버넌스 훼손 등을 들어 원 회장에게 거취 표명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앙회는 법정출연요율 인상의 필요성을 관계부처와 국회에 적극 건의해 왔다고 해명했다. 다만 원 회장의 거취 요구에 대해서는 “별도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원 회장은 2025년 3월19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3년 임기를 시작했다. 당시 중앙회 홈페이지에 통상적인 취임 보도자료가 공개되지 않은 데다 권한대행 체제에서 장기 임기의 공공기관장이 임명되면서 일각에서는 이른바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다만 원 회장은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을 지낸 정책 관료로 소상공인 정책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라는 평가도 받는다. 결국 원 회장의 리더십은 임명 당시 논란보다 취임 이후 지역신보의 부실을 얼마나 줄이고 중앙회의 재보증 재정을 얼마나 안정시켰는지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원 회장이 취임 후 대위변제율이 낮아지고 1조8000억원 규모의 미해지 보증을 정리한 것은 성과다. 그러나 2조원대 대위변제와 6618억원의 당기순손실, 보증관리 오류와 정부 주도의 재보증 축소를 고려하면 신보중앙회가 정상화됐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과다 배분된 재보증 한도의 조정 실적과 재보증계정의 재정 상태를 구체적인 수치로 공개하는 것이 원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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