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4가 4나노 공장 채워…다음은 2나노 배분

산업 / 최은별 기자 / 2026-09-11 17:25:46
HBM4 베이스다이, 4나노 생산능력 절반 이상 사용 추산
4나노 라인 풀가동…차세대 HBM5는 2나노 공정 적용
외부 AI·HPC 주문도 2나노로…생산능력 배분 새 변수

삼성전자 HBM 사업 확대가 파운드리 생산구조까지 바꾸고 있다. 

 

HBM4에 들어가는 베이스다이가 삼성전자 4나노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차세대 HBM5는 2나노 공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외부 AI·고성능컴퓨팅 고객의 2나노 수요도 늘고 있다. 앞으로는 선단공정 생산능력을 어디에 배분하느냐가 새로운 변수가 될거란 얘기다.

11일 삼성전자와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양산을 시작한 HBM4에 1c D램과 자체 파운드리 4나노 공정으로 만든 베이스다이를 적용했다.

베이스다이는 여러 개의 D램을 쌓아 만든 HBM 아래에서 데이터 이동을 관리하는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이를 외부 업체가 아닌 자체 파운드리에서 생산한다. HBM 판매가 늘수록 파운드리 물량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실적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HBM 베이스다이와 미주 고객 제품 수요 증가가 파운드리 매출과 손익 개선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4나노 생산라인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매체는 지난 7일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 4나노 생산능력 가운데 HBM4 베이스다이에 배정된 비중이 지난달 기준 50~60%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공식 공개한 수치는 아니다. 다만 HBM이 메모리 실적을 넘어 파운드리 가동률에도 직접 영향을 주는 물량으로 커졌다는 점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와도 맞닿아 있다.

4나노 공장의 수급 상황도 달라졌다. 로이터는 지난달 19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일부 파운드리 신규 주문 가격을 최대 15% 올렸으며 국내 4나노 생산라인이 풀가동 상태라고 보도했다. 가격 조정 대상에는 4나노와 5나노, 8나노 공정 등이 포함됐다.

삼성 파운드리는 한동안 낮은 가동률이 수익성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가동률이 떨어져도 대규모 설비에서 발생하는 감가상각비를 부담해야 한다. HBM4 물량 증가는 이 생산라인을 채우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경쟁사와 다른 부분도 여기에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 베이스다이에 TSMC의 선단공정을 활용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갖고 있어 HBM에 들어가는 베이스다이를 자체 생산한다. HBM 수요 증가가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 생산량에도 직접 연결되는 구조다.

이 흐름은 차세대 HBM에서 한 단계 더 내려간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GTC 2026에서 HBM5 베이스다이를 자체 2나노 파운드리 공정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BM4가 4나노를 사용했다면 HBM5부터는 삼성전자의 최첨단 공정인 2나노를 사용하게 된다.

문제는 2나노를 원하는 외부 고객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요 고객의 2나노 고성능컴퓨팅 설계 수주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는 2세대 2나노 모바일 제품 생산도 늘릴 계획이다.

내부에서는 HBM5가 2나노를 사용하고 외부에서는 AI·고성능컴퓨팅과 모바일 고객이 같은 공정을 요구하는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현재 삼성전자 2나노 생산능력이 부족하다고 볼 근거는 없다. HBM5 양산 규모와 외부 고객별 생산 물량도 아직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 생산능력 부족이나 고객 간 물량 경쟁을 현재 시점에서 단정하는 것은 이르다.

다만 4나노에서 나타난 변화는 분명하다. HBM4 물량이 늘면서 파운드리 가동률과 생산구조가 달라졌고, 이 흐름이 HBM5와 함께 2나노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 파운드리의 경쟁 기준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2나노 경쟁이 수율을 높이고 외부 고객을 확보하는 문제였다면 앞으로는 늘어나는 내부 HBM 물량과 외부 주문을 어떤 비중으로 배분할지도 수익성을 좌우할 수 있다.

HBM이 메모리사업을 넘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생산계획까지 움직이는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이 실물연계자산(RWA)의 토큰화 사업을 글로벌 유통과 담보 활용으로 확대한다. 단순히 자산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 검증과 블록체인 간 연결을 통해 금융상품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30일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에 따르면 회사는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 기업 체인링크(Chainlink)와 글로벌 디지털자산 플랫

    2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가 엔비디아의 전략적 투자 일정과 절차를 확정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라는 선결 조건을 충족하면서 대규모 AI 팩토리 사업에 필요한 자본 조달이 구체화됐다.네이버(대표 최수연)는 30일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일을 기존 10월 30일에서 11월 6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상장 예정일도 11월 20일에서 27일로

    3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원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할 우려가 있는 금융회사를 신속하게 정리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보험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며, 긴급 상황에서는 주주총회와 입찰 등 기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다.금융위원회는 29일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

    4
    현대차·기아, 英 유로7 신차 조기 의무화 철회…EU 인증도 인정

    단독 현대차·기아, 英 유로7 신차 조기 의무화 철회…EU 인증도 인정

    영국 정부가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7(Euro 7)을 도입하면서 신규 차종에 대한 조기 의무화는 철회하고 유럽연합(EU)의 형식승인을 인정하기로 한 사실이 토요경제 취재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업체의 영국 시장 인증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28일 토요경제가 영국 교통부(Department for Transport)가 전

    5
    현대백화점그룹, 2027년 정기 임원 인사 전략은…장호진·박홍진 부회장 승진

    현대백화점그룹, 2027년 정기 임원 인사 전략은…장호진·박홍진 부회장 승진

    현대백화점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사업별로 서로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지주사와 식품사업은 기존 경영진의 위상을 높였지만 패션사업은 대표를 교체했다. 백화점에는 신규 출점을 담당할 인력을 재배치했다.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사업별 성장 과제에 맞춰 책임자를 배치한 전략적 인사로 풀이된다.현대백화점그룹(회장 정지선)은 29일 승진 27명, 전보 23명 등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