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 진로 2세 박태영, 경영권 꼼수승계 '일감몰아주기' 항소 유죄

산업 / 양지욱 / 2023-05-23 17:10:26
박 사장 소유 '서영이엔티'를 납품 통로로 이용…맥주캔 당 2원씩 부당 지원 혐의
▲ 하이트진로

 

히이트 진로 총수 2세 박태영 사장이 특정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혐의로 진행된 23일 항소심 재판에서 1심과 같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 이훈재·양지정·이태우 부장판사는 하이트진로 박태영 사장, 김인규 대표, 김창규 전 상무 등에 대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항소심 재판을 진행했다.

이 재판에서 박 사장에게는 징역 1년 3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사회 봉사도 명령했다.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보다는 약간 줄었다.

같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도 2심에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으로 감형됐다.

김창규 전 상무는 1심과 같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하이트진로 주식회사 법인에는 1심보다 5천만원 적은 1억5천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당시 박 사장 등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하이트진로가 맥주캔을 제조·유통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최대 주주(58.44%의 지분 소유)로 있는 ‘서영이앤티’를 통해 납품 받는 방식으로 10여 년간 약 100억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주며 수익을 늘리는데 도움을 줬다.

서영이엔티는 이렇게 얻은 수익으로 하이트그룹 지주사격인 하이트진로홀딩스 주식을 사들였다. 이때 ‘꼼수승계’라는 얘기가 나왔다.

재판부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협력사인 삼광글라스로부터 직접 공급받던 맥주캔 제조·유통 과정에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었다. 

 

맥주캔 구매 과정에 한 캔 당 2원씩 붙여 지원했다. 그간 협력사가 직접 구입한 맥주캔 원료인 알루미늄 코일과 밀폐용기 뚜껑도 서영이앤티를 거쳐 납품하도록 했다. 이 외 하이트진로 직원 2명을 서영이앤티로 파견 보내고 5억원이 넘는 급여를 지원했다.

재판부는 "서영이앤티를 통해 하이트진로를 지배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변경함으로써 경영권 승계 토대를 마련하려고 했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를 인식하면서도 법적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새로운 위법 거래 구조를 지속적으로 모색했다"고 질책했다.

또 "거래상 약자가 서영이앤티에 부당 지원을 하도록 하는 등 죄질도 좋지 않다"며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고 국민 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공정거래법의 취지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다만 하이트진로가 사후 과징금을 납부하고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피고인들이 범행을 자백하고 깊이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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