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주 KB국민은행장, 실적이 연임론 키운다

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7-07 02:09:50
1분기 순익 1조1010억원…AI·해상풍력·포용금융으로 ‘확장과 전환’ 구체화
▲ 이환주 KB국민은행장[토요경제DB]

 

KB국민은행(이환주 은행장)이 실적 회복과 신사업 실행력을 바탕으로 이환주 행장 체제의 연속성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 행장에게 1분기 실적,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전환,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 성과가 동시에 쌓이고 있어서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과의 출발점은 실적이다. KB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0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3%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Net Interest Margin)은 1.77%로 전 분기보다 0.02%포인트 개선됐다. 고금리 정기예금 리프라이싱과 핵심예금 확대를 통한 조달비용 절감이 수익성 방어에 기여했다. 원화대출금은 379조원으로 전년 말보다 0.4% 늘었고, 가계대출은 0.4% 줄어든 반면 기업대출은 1.2% 증가했다. 가계대출 중심 성장에서 기업금융과 생산적 금융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흐름이 일부 확인된 셈이다.

건전성 지표도 아직 관리 가능한 범위에 있다. 1분기 말 연체율은 0.35%, 고정이하여신비율(NPL·Non Performing Loan Ratio)은 0.34%였다. 전년 말보다 각각 상승했지만, 은행권 전반의 경기 둔화와 자영업자 부실 우려를 감안하면 급격한 훼손으로 보기는 어렵다.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방어한 점은 최고경영자 평가에서 중요한 대목이다.

최근 보도 흐름도 이환주 행장이 내세운 ‘확장과 전환’과 맞물린다. 이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리테일 금융의 강자라는 과거 명성에 안주하지 말고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생산적 금융으로 금융영토를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또 AI 에이전트 활용, 고객 신뢰 강화, 사회적 가치 창출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해상풍력 금융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일 전북특별자치도가 추진하는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확산단지1’ 공공사업시행자 공모에서 참여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전북 부안군 해역에 조성되는 총 2.5기가와트(GW·Gigawatt) 규모 해상풍력단지 가운데 800메가와트(MW·Megawatt)를 우선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국민은행은 입찰 초기부터 공동 금융자문을 맡았고, 향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 단계에서 금융주선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은행 자금이 부동산 담보대출을 넘어 에너지 전환과 산업 인프라로 이동하는 사례다.

AI 전환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일 ‘KB AI Dev(Development) 센터’를 출범했다. 이 센터는 AI가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 테스트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는 개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코드 자동 생성, 프로토타입 개발, 보안·오류 실시간 검증, 최신 AI 기술 적용 테스트를 통합 지원한다. 자체 개발한 하네스(Harness)를 적용해 은행의 개발 표준과 보안 정책을 자동 반영하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금융회사의 AI 도입은 속도보다 통제가 중요하다. 국민은행은 이 부분을 개발 체계 안에 넣겠다는 전략을 택했다.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 지원도 플랫폼 전략과 연결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일 KB부동산에 지역 소상공인의 홍보를 무료로 지원하는 ‘지역광고 서비스’를 도입했다. 개인사업자가 KB부동산 앱에서 광고를 신청하면 매물이나 단지 정보 조회 화면에 광고가 노출되는 구조다. 단순 금융거래 앱을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시도다.

포용금융과 사회적 금융도 보도 흐름에서 빠지지 않는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 새희망홀씨 금융비용 지원 프로그램과 KB희망금융센터 마음돌봄 상담서비스 확대를 발표했다. 지난달 25일에는 탈탄소·무탄소 에너지 기업 지원을 위한 특별출연 업무협약도 알렸다. 최근 2주간 공식 보도자료만 놓고 보면 국민은행의 키워드는 AI,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 지역상생으로 모인다.

이 대목에서 이환주 행장의 연임론이 나온다. 이 행장은 2025년부터 2년 임기를 수행 중이며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최근 은행권 보도에서는 경영 성과 평가에 따라 1년 추가 연임이 가능하고, 국민은행의 실적 흐름을 감안하면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물론 변수는 있다. 은행장 연임은 실적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가계부채 관리, 기업대출 건전성, 내부통제,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기조가 함께 작용한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인사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 인사가 맞물릴 가능성도 있다. 이환주 행장의 연임 문제 역시 단독 변수가 아니라 그룹 인사 구도의 일부로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현재까지의 흐름은 이 행장에게 불리하지 않다. 1분기 순이익은 늘었고, NIM은 개선됐다. 기업대출은 가계대출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최근 보도된 해상풍력 금융은 생산적 금융의 사례이고, AI 개발센터는 내부 혁신의 사례다. 지역광고 서비스와 포용금융 프로그램은 고객 기반과 사회적 역할을 동시에 넓히는 장치다.

국민은행의 과제는 이제 성과의 지속성이다. 1분기 실적이 일회성 회복에 그치지 않고 연간 실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AI와 생산적 금융도 선언이 아니라 수익성과 건전성으로 입증돼야 한다. 다만 지금의 흐름만 놓고 보면 이환주 체제는 교체 명분보다 연속성 명분을 더 많이 쌓고 있다. 국민은행의 올해 하반기는 단순한 실적 경쟁이 아니다. 이환주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가를 경영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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