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149억·광고 확대…SK인텔릭스, 'AI 웰니스' 성장 군불

유통·소비재 / 황세림 기자 / 2026-08-18 17:11:14
매출 대비 R&D 2.0%→3.4%…나무엑스 기술·서비스 개발에 선행 투자
주거단지·공공실증·KAIST 협업 확대…기존 렌탈망 기반 시장 선점
▲ SK인텔릭스의 웰니스 로봇 ‘나무엑스’ [SK인텔릭스]

 

SK인텔릭스가 연구개발과 마케팅 투자를 늘리며 인공지능(AI) 웰니스 사업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정수기·공기청정기 중심의 기존 환경가전 사업을 유지하면서 로봇과 헬스케어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기 위해 기술 개발부터 판매망, 외부 개발 생태계까지 동시에 넓히는 모습이다.

18일 SK인텔릭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149억3100만원으로 매출의 3.4%를 차지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4년 2.0%에서 지난해 3.3%로 높아진 데 이어 올해 상반기 3.4%까지 상승했다. 2년 사이 1.4%포인트 높아졌다.

투자의 무게중심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 정수기와 필터, 센서 등 환경가전 기술 개발을 이어가는 동시에 웰니스 로봇 '나무엑스(NAMUHX)' 관련 에어센서와 AI 기반 실내 공기질 관리, 건강관리·보안 서비스 등으로 연구 영역을 넓혔다.

나무엑스는 지난해 10월 시장에 나온 이후 기능을 계속 추가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반 공기질 관리와 비접촉 건강지표 측정에 이어 구글 제미나이(Gemini)를 활용한 음성 서비스, 지능형 보안 서비스 '세이프 케어', 스트리밍 서비스 '라이브 뷰', AI 건강 상담 '마이 헬스케어' 등을 붙였다. 지난 3월 'MWC 2026'에서는 이 같은 서비스를 앞세워 해외 기업들과 사업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최근에는 기술 개발과 함께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데도 비용을 집행하고 있다. SK인텔릭스는 이달 3일 '로봇과 사는 시대'를 주제로 나무엑스 신규 광고를 공개했다. 초기 제품 인지도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뿐 아니라 마케팅에도 선행 투자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판매처도 가정용 렌탈 시장에 한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프리미엄 주거시설 관리업체 타워피엠씨와 협력해 한남 더힐,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래미안 원베일리 등 타워피엠씨가 관리하는 주거단지를 대상으로 나무엑스와 환경가전 공급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기존 개인 고객 중심의 렌탈 채널에 공동주택과 기업간거래(B2B)를 더하는 전략이다.

공공시장에서도 실사용 데이터를 쌓고 있다. 지난달 나무엑스는 강남구 로봇 테스트베드 사업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대규모 융합 로봇 실증사업에 선정됐다. 강남구 도서관·보건소 등에서는 공기질 관리와 비접촉 건강 체크 등을 실증하고 충북 청주시에서는 휴양림을 대상으로 공기청정 로봇 실증을 진행한다. 소비자 대상 판매에서 B2B와 기업·정부간거래(B2G)로 활용처를 넓히기 위한 과정이다.

외부 기술을 끌어들이는 작업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달 KAIST와 AI 정신건강·웰니스 서비스 공동 연구 협약을 맺고 나무엑스 개발자용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연구 플랫폼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열린 '제2회 나무엑스 해커톤'에는 대학원생과 스타트업 관계자 등을 포함한 152개 팀이 참여했다. 자체 연구인력만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기보다 외부 개발자와 연구기관이 나무엑스에 새로운 기능을 붙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환경가전 사업은 이러한 전환을 떠받치는 기반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정수기 신제품과 필터·센서 개발을 이어갔고 환경가전 생산설비 가동률은 75%를 기록했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판매·관리를 담당해 온 방문판매 조직 'MC'도 앞으로 AI 제품 판매와 고객 관리에 활용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미국 델라웨어에 'NAMUHX Americas'를 설립해 북미 사업 거점을 마련했다. 올해 MWC 참가까지 이어지면서 국내에서 개발한 웰니스 로봇을 해외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SK인텔릭스가 2024년부터 AI 기반 제품·서비스와 빅데이터, 서비스 로봇을 사업 목적에 넣고 지난해 개인 건강관리 사업을 추가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SK매직에서 SK인텔릭스로 사명을 바꾼 뒤 연구개발, 제품 출시, 실증, 광고, 판매망 확대를 차례로 진행하면서 사업 목적에 적어놓은 AI 웰니스 전략을 실제 사업으로 옮기고 있다.

아직 나무엑스가 회사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다만 연구개발비 비중을 2%대에서 3%대로 끌어올리고 제품 기능과 판매 채널을 동시에 늘리는 것은 향후 매출원을 만들기 위한 선행 투자 성격이 짙다. 정수기 렌탈에서 확보한 고객 접점과 관리 조직에 AI·로봇 서비스를 얹는 전략이 자리 잡는다면 SK인텔릭스의 사업 범위도 '환경가전 판매·렌탈'에서 'AI 웰니스 서비스'로 한 단계 넓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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