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지급수수료 135% 급증…이봉관·구속 임원 법률 비용 회사가 냈나

부동산·건설 / 양지욱 / 2026-07-21 15:51:43
부사장 구속기소·회장 자수서 제출한 2025년 3분기 66억7000만원… 전분기比 7배 증가
상장심사 대응비 증가 가능성도 있지만 세부 사용처 비공개… 회사 측 회신 없어

서희건설의 지급수수료가 이봉관 회장과 당시 부사장의 형사 리스크가 본격화한 2025년 3분기에 전분기 대비 약 7배 급증했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응에 따른 법률·회계 자문비가 늘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 회장과 구속 기소된 임원의 개인 변호사비까지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공시에는 구체적인 사용처가 나타나지 않고, 회사도 관련 취재에 회신하지 않았다. 

 

▲ '나토 목걸이 인사청탁'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연합뉴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희건설의 2025년 연결기준 지급수수료는 129억1668만원으로 전년 54억9242만원보다 135.2% 증가했다. 판매비와관리비에 ‘지급수수료’라는 단일 계정으로 기재돼, 법률·회계·세무 자문료와 금융·보증·등기 수수료 등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증가 시점은 회사 임원과 오너의 형사사건이 잇따라 드러난 지난해 3분기와 겹친다. 지급수수료는 1분기 12억7450만원, 2분기 9억5160만원에서 3분기 66억6676만원으로 치솟았다. 4분기에도 40억2383만원이 지출됐다. 3·4분기 합계는 106억9059만원으로 연간 지급액의 82.8%에 달했다.

사건은 2025년 7월 31일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수원지검은 용인 보평역 지역주택조합 사업과 관련해 서희건설 당시 부사장을 배임증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부사장은 조합장에게 공사비를 385억원 늘려주는 대가로 25억원을 주기로 약속하고, 실제 증액이 이뤄지자 조합장 측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13억75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물가 상승에 따른 적정 증액분은 142억원이었지만 실제 공사비는 이보다 243억원 많은 385억원 늘어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서희건설은 같은 해 8월 11일 임원의 횡령·배임 혐의로 공소가 제기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서희건설 주식 거래를 정지했고, 9월 23일 회사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회사는 10월 개선계획을 제출했으며 11월부터 5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이 회장의 개인 형사 리스크도 같은 시기에 불거졌다.

 

특검은 2025년 8월 11일 서희건설을 압수수색했고, 이 회장이 김건희 씨에게 귀금속을 건넨 사실을 인정하는 자수서와 목걸이 실물을 제출한 사실이 다음 날 공개됐다. 이 회장은 맏사위의 공직 인사를 청탁하며 총 1억38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급수수료는 올해 들어서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26년 1분기 지급수수료는 31억3653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6.1% 증가했다. 이 기간에도 상장 유지 심사가 진행됐다. 거래소는 지난 4월 30일 상장 유지를 결정했고, 서희건설 주식은 5월 4일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상장심사 대응에는 개선계획 작성과 거래소 소명, 내부통제 정비를 위한 법률·회계·준법 자문이 필요할 수 있다. 이 비용은 회사가 부담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급수수료 증가액 전체를 이 회장이나 임원의 개인 변호사비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 회장과 당시 부사장의 개인 형사 방어 비용은 상장심사 대응비와 성격이 다르다. 특히 당시 부사장은 회사와 조합원에게 손실을 초래하고 회사 주식 거래까지 정지시키는 원인이 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회사의 이익을 위한 특별한 사정 없이 개인이 부담할 변호사비를 회사 자금으로 지급했다면 또 다른 배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대법원도 임직원이 업무 과정에서 법을 위반해 형사재판을 받게 된 경우 회사가 변호사비를 대신 지급하면 원칙적으로 해당 임직원에게 이익을 주고 회사에 같은 금액의 손해를 입힌 업무상배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회사 이익을 위한 합리적인 범위의 지출이라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이사회 의결만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26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특검과 이 회장 측이 항소하지 않아 7월 6일 형이 확정됐다. 오너와 임원의 형사사건이 모두 재판 단계로 이어진 만큼 관련 법률비용도 적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서희건설의 본업은 같은 기간 위축됐다. 2025년 연결 매출은 1조1001억원으로 전년보다 25.3%, 영업이익은 1444억원으로 38.8%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428억원 순유입에서 38억원 순유출로 돌아섰다. 반면 판매비와관리비는 21.4% 늘었다. 지급수수료와 대손상각비 증가가 판관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본지는 지급수수료 증가액 가운데 상장심사와 법인 자문 비용이 얼마인지, 이 회장과 구속기소된 당시 부사장의 개인 변호사비를 회사가 부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서희건설에 여러 차례 전화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책임 있는 답변이 가능한 관계자를 연결하지 않았고, 연락처를 남긴 뒤에도 회신하지 않았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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