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맛’ 넘어 ‘브랜드 경험’ 승부…콜라보·팝업·K콘텐츠로 세대 공략

F&B / 양지욱 기자 / 2026-06-16 14:41:01
CJ제일제당, ‘취사병 전설’ 콘텐츠 스토리 입혀 편의점 전용 제품 출시
롯데웰푸드, 돼지바 빵집 팝업스토어로 참여형 프로모션 흥행
농심, ‘엽떡’의 콜라보…10~30대 겨냥 ‘포테토칩 엽떡로제맛’ 출시
하이트진로, 태국 ‘코사멧섬 뮤직페스티벌’ 참여…현지 공략 강화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 농심, 하이트진로의 브랜드 체험 프로모션 사진[각사 취합]

 

식품·주류업계가 제품 브랜드 경험을 앞세운 마케팅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비 불황으로 내수 시장이 침체됐지만 익숙한 브랜드를 새롭게 해석한 협업 상품이나 한정판 팝업스토어, K콘텐츠와 연계한 간편식에는 젊은 소비층의 반응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단순 신제품 출시보다 ‘화제성’과 ‘참여 경험’이 매출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식품업계는 인기 외식 브랜드, 장수 브랜드, 드라마 IP, 해외 음악 축제 등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인증하고 공유할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장수 브랜드의 재해석에 나섰다. 지난 5일 오픈한 관악구 샤로수길 팝업스토어 ‘돼지바 빵집 since 1983’의 누적 방문객이 15일 기준 1만2000명을 돌파했다. 일 평균 1000여명 이상이 매장을 찾은 셈이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참여형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커스텀 돼지바빵 만들기’, ‘밤티 돼지바빵 꾸미기 콘테스트’ 등 방문객이 직접 제품을 꾸미고 인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현장 방문객의 약 73%가 커스텀 돼지바빵 만들기를 체험했다.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 중인 ‘밤티 돼지바빵 꾸미기 콘테스트’에도 현재까지 약 3000명의 소비자가 참여했다.

상권 선정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롯데웰푸드는 1983년 출시된 장수 브랜드 ‘돼지바’가 다양한 세대에게 친숙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특정 연령층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세대의 유동 인구가 모이는 서울대입구역 인근을 행사 장소로 택해 접근성과 대중성을 확보했다.

‘CJ제일제당’은 K콘텐츠와 식품을 결합한 상품화 전략을 꺼내 들었다. CJ제일제당은 인기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 속 화제의 메뉴 6종을 편의점 전용 도시락과 간편식으로 소비자 선점에 나선다.


CJ제일제당은 드라마의 주 시청층이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 채널과 협업해 CJ제일제당 제품을 활용한 맞춤형 메뉴 상품화를 진행했다. 제품마다 드라마 속 서사와 스토리를 입혀 단순한 간편식 구매를 넘어 콘텐츠 소비의 연장선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제작사와 협업해 콘텐츠와 브랜드 간 시너지도 강화했다. 식품업계에서는 드물게 AI 기술을 활용한 VPPL(가상 간접광고)방식을 도입했다. 드라마 촬영이 완료된 영상 속에 제품과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삽입하는 방식으로, 극의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 해찬들 고추장 등 친숙한 제품을 노출했다.

해당 제품들은 편의점뿐 아니라 향후 B2B 경로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CJ프레시웨이 등 단체급식 및 군 급식 경로에 드라마 속 메뉴를 도입해 군 장병들도 관련 레시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농심’은 프랜차이즈 기업 ‘동대문엽기떡볶이’와 손잡고 스낵 신제품 ‘포테토칩 엽떡로제맛’을 오는 22일 출시한다. 이번 제품은 농심의 스테디셀러 포테토칩에 엽기떡볶이 특유의 로제 맛을 더한 협업 상품이다.

‘포테토칩 엽떡로제맛’은 100% 생감자를 얇게 썰어 포테토칩 특유의 바삭한 식감을 살리고, 매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엽떡 로제 시즈닝을 더했다. 떡볶이와 감자칩이라는 익숙한 메뉴를 결합해 이색적인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농심은 트렌드에 민감한 10대부터 30대 남녀를 핵심 타깃으로 삼고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로제 떡볶이가 엽떡 오리지널 맛 못지않게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메뉴라는 점에 주목해 ‘맛있게 매운맛’을 주요 소구 포인트로 내세운다.

이번 제품은 농심이 2023년부터 전개해 온 포테토칩 ‘포슐랭 가이드’ 프로젝트의 연장선에 있다. 농심은 외식 브랜드나 인기 메뉴를 포테토칩으로 재해석해 소비자에게 익숙한 맛을 새로운 방식으로 즐기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해외 현장에서 브랜드 경험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회사가 추진 중인 ‘진로(JINRO)의 대중화’ 전략의 일환으로 이번엔 동남아시아 태국이 대표 휴양지에서 열렸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6일 태국 코사멧섬에서 열린 대표 해변 뮤직 페스티벌 ‘새멧 인 러브 뮤직 페스티벌 2026’에 후원사로 참여했다. 현지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K-주류의 트렌디한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새멧 인 러브 뮤직 페스티벌’은 태국 코사멧섬에서 매년 열리는 대표 여름 음악 축제로, 태국 인기 아티스트와 밴드가 참여하는 대형 행사다. 올해 행사에는 약 1만4000명의 관객이 몰렸다.

하이트진로는 행사장에 브랜드 부스를 운영하고 총 5개의 ‘진로바(JINRO BAR)’를 마련했다. 현장에서는 청포도·딸기·레몬·멜론에이슬 등 과일 리큐르 4종과 참이슬, 테라, 이슬톡톡 등을 선보였다. 행사 당일 준비한 2만4000개 물량은 전량 판매됐다.

또 백사장에는 ‘JINRO’ 로고 구조물과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포토존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주류업계가 동남아 시장에서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문화 행사와 결합한 접점 마케팅을 확대하는 흐름과 맞물린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식품·주류 시장의 경쟁 방식 변화를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신제품의 맛과 가격, 유통망이 핵심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제품이 소비자에게 어떤 이야기와 경험을 제공하는 지가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SNS 확산력이 높은 MZ세대는 제품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증하고 공유하며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소비 성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식품·유통 기업들은 협업 제품, 한정판 메뉴, 팝업스토어, 콘텐츠 IP, 현장 이벤트 등을 결합해 소비자의 체류 시간과 참여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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