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회복됐지만 현금은 빠진다…포스코홀딩스, 투자 부담 커진다

경영·재계 / 임종호 기자 / 2026-06-09 14:32:43
1분기 영업익 7070억원, 전년 대비 24% 증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593억원 순유출 전환
장단기차입금 30조원대…순차입금도 15조원대로 확대
이차전지·탈탄소·해외투자에 주주환원까지 병행

 

포스코홀딩스가 올해 1분기 수익성 회복에 성공했지만, 재무제표의 또 다른 축인 현금흐름에서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순유출로 돌아섰고 차입금도 늘었다. 실적 반등에도 투자와 운전자본 부담이 현금 유출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조8760억원, 영업이익 7070억원, 순이익 54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24.3%, 순이익은 57.9% 증가했다. 리튬 사업의 적자 축소와 포스코퓨처엠의 흑자 전환,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 판매 호조, 포스코이앤씨의 흑자 전환 등이 연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다만 철강 자회사 포스코의 본업인 철강 부문을 보면 회복세를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포스코 별도 기준으로는 판매량이 늘었음에도 환율 상승에 따른 원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이익이 감소했다. 철강 본업이 여전히 그룹 현금창출력의 핵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원료비, 환율, 판가 협상, 중국 철강 시황 등 외부 변수는 포스코홀딩스 실적의 주요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현금흐름이다. 포스코홀딩스의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593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영업활동에서 6688억원의 현금이 유입됐지만, 올해 1분기에는 방향이 바뀐 것이다. 회계상 이익은 늘었지만 실제 영업 과정에서 현금은 빠져나간 셈이다.

이는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 영향이 크다. 재고와 매출채권 등 영업 관련 자산·부채 변동이 현금흐름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업이 손익계산서상 이익을 내더라도 재고가 늘거나 매출채권 회수가 늦어지면 현금흐름은 악화될 수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1분기 실적은 이익 개선과 현금 유출이 동시에 나타난 사례다.

투자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1분기 투자활동현금흐름 순유출 규모는 40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줄었지만, 이는 금융자산 처분과 취득 등 자금 운용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취득에는 약 1조806억원이 투입됐다. 철강 경쟁력 강화,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등 원료 확보, 해외 상공정, 탈탄소 설비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입금도 증가했다. 포스코홀딩스의 공시상 장단기차입금은 2025년 말 28조4920억원 수준에서 2026년 3월 말 30조2605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3개월 만에 약 1조7700억원 증가한 셈이다. IR 집계 기준 순차입금도 2026년 1분기 말 15조364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이를 당장의 유동성 위기나 재무위기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포스코홀딩스는 2026년 3월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7조699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 8조29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총자산은 108조3460억원, 자본총계는 63조3932억원으로, 제조업 대기업 중에서도 여전히 재무 기반은 큰 편이다. 단순 계산상 부채비율도 70% 안팎으로 과도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절대 수준보다 방향성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연결 순차입금은 2021년 말 4조5000억원 수준에서 2025년 3월 말 13조100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이후에도 투자 부담이 이어지면서 올해 1분기 IR 기준 순차입금은 15조원대로 확대됐다. 포스코그룹의 성장 전략이 본격적인 회수 단계에 들어서기 전까지 차입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재무적 쟁점이다.

주주환원 정책도 현금 배분 측면에서는 부담 요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조정 지배지분순이익 기준 주주환원율 35~40%를 목표로 제시했다. 안정적인 배당과 함께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주 친화 정책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대규모 투자와 병행될 경우 내부 현금 여력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신용평가사들도 같은 지점을 보고 있다. 해외 신용평가사들은 포스코홀딩스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조정하면서 대규모 설비투자,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회수 지연, 철강 업황 둔화, 주주환원에 따른 현금 유출 가능성을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신용등급이 여전히 투자적격 수준이라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평가사들이 재무 부담을 본격적으로 등급 판단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가볍게 볼 수 없다.

포스코홀딩스가 직면한 문제는 ‘돈을 못 버는 회사’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올해 1분기 손익계산서만 보면 수익성은 개선됐다. 그러나 철강 본업의 비용 부담이 남아 있고, 미래 성장축으로 삼은 이차전지 소재와 리튬 사업은 아직 안정적인 현금창출 단계에 완전히 진입하지 못했다. 여기에 탈탄소 설비 전환과 해외 생산기지 투자까지 겹치면서 그룹 전체의 자금 소요가 커지고 있다.

결국 포스코홀딩스의 재무 리스크는 위기보다 배분의 문제에 가깝다. 철강 본업이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이차전지 소재, 해외 투자, 탈탄소 전환, 주주환원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올해 1분기 실적은 포스코홀딩스가 수익성 회복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현금흐름과 차입 부담이라는 숙제도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정상화 여부다. 손익계산서상 이익 개선이 실제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고, 이차전지 소재와 리튬 사업의 손실 축소가 지속되며, 차입금 증가 속도가 둔화돼야 재무 부담 논란도 완화될 수 있다. 반대로 투자 회수 시점이 늦어지고 철강 업황이 다시 흔들릴 경우 포스코홀딩스의 현금 배분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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