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트, 삼성전자 주주명부 소송 착수…성과급 주총 승인 의무화 운동 확산하나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6-12 13:14:24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은 주주 이익 침해” 주장…임시주총 추진 위한 주주 결집 나서
▲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소송에 착수한다. 단순한 명부 확보 차원을 넘어,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을 주주총회 승인 대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주주운동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액트는 전날 삼성전자를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절차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액트는 삼성전자가 주주의 정당한 주주명부 열람·등사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액트는 “상법상 주주명부는 영업시간 내 상시 비치돼야 하고, 정당한 청구가 있으면 주주에게 열람과 등사가 허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성과급이다. 액트는 삼성전자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임직원 성과급 재원으로 사전에 배분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주주 동의 없이 대규모 이익이 임직원 성과급으로 배분되면 배당 재원이나 미래 투자 재원이 줄어 주주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액트는 주주명부를 확보한 뒤 소액주주를 추가로 결집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할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대기업의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지급에 주주총회 결의를 의무화하는 선례를 만드는 것이다.

상법 제396조는 주주가 영업시간 내 언제든지 주주명부를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분율과 관계없이 1주를 보유한 주주도 법적 요건을 갖추면 열람·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려면 요건이 필요하다. 주주 자격, 열람·등사를 구할 권리, 목적의 정당성, 보전의 필요성 등이 소명돼야 한다. 주주총회 소집, 의결권 행사, 경영 감시 등 주주권 행사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시간적 긴급성도 관건이다. 본안소송 결과를 기다리기 어렵고, 가처분을 통해 신속히 명부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돼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청구 목적과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할 경우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수 있다고 본다.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소액주주들이 주주명부 확보를 통해 회사 의사결정에 문제를 제기한 사례가 이미 있다. 2021년 사조산업 소액주주들은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 논란과 이사회 책임 문제를 제기하며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추진했다. 회사가 주주명부 열람을 거부하자 가처분 소송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주주명부를 확보했다.

이번 삼성전자 사안은 다른 대기업으로도 번질 가능성이 있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합의에 대해 무효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임금 협상 중인 카카오에도 경고장을 보낸 상태다. 카카오 이사회가 주주 동의 없이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비준할 경우 성과급 무효확인 소송과 이사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성과급은 그동안 노사 협상의 영역으로 다뤄져 왔다. 그러나 소액주주 단체들은 회사 이익 배분 구조와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을 문제 삼고 있다. 임직원 보상과 주주권 보호 사이의 경계가 자본시장 쟁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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