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고객자산 124조 급증…‘머니무브’인가 평가액 효과인가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9-17 12:29:52
국내 고객자산 증가액의 73%가 브로커리지 자산 증가분…순유입 규모는 별도 확인 필요
연금·자산관리 수수료도 성장…증시 조정 때 유지할 수익 기반인지 관건
▲ 사진은 15일 미래에셋증권 서울 한 지점. 2026.6.15 [연합뉴스]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의 고객자산이 2분기 한 분기 만에 124조원 늘었다. 국내 고객자산 증가액의 약 73%에 해당하는 81조3000억원은 브로커리지 고객자산 증가분이다. 다만 신규 자금과 타사 자산 이전, 자산가격 변동 등이 함께 반영된 잔액인 만큼 124조원 전체를 ‘머니무브’로 보기는 어렵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8월 발표한 2026년 2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국내외 총고객자산은 1분기 말 약 660조원에서 2분기 말 약 784조원으로 약 19% 증가했다. 국내 고객자산 693조원과 해외 현지법인 고객자산 91조원을 합한 규모다.

두 시점의 잔액 차이는 약 124조원이다. 다만 이 수치는 일정 기간 새로 들어온 자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을 뺀 순유입액을 뜻하지 않는다. 신규 자금 유입과 다른 금융회사에서 이전된 자산, 기존 보유자산의 가격 변동 등이 함께 반영된 시점별 잔액의 차이다.

국내 고객자산을 보면 브로커리지 자산 증가가 두드러진다. 국내 고객자산은 1분기 말 581조7000억원에서 2분기 말 693조3000억원으로 111조6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브로커리지 고객자산은 357조6000억원에서 438조9000억원으로 81조3000억원 증가했다.

공개된 잔액을 단순 비교하면 브로커리지 고객자산 증가액은 전체 국내 고객자산 증가액의 약 73%에 해당한다. 금융상품 판매자산도 224조원에서 254조4000억원으로 30조4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브로커리지 고객자산 증가액 81조3000억원을 전부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으로 볼 수는 없다. 미래에셋증권 실적자료상 브로커리지 고객자산에는 예수금도 포함된다. 고객이 신규 자금을 입금했거나 다른 증권사에서 주식을 옮긴 경우, 기존 보유 주식 가격이 오른 경우 등이 모두 잔액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81조3000억원을 모두 신규 자금 유입으로 해석하기도 어렵다. 공개된 실적자료만으로는 고객자산 증가분을 신규 현금 유입과 타사 자산 이전, 보유자산 평가액 상승 등으로 나눠 산출할 수 없다.

평가액 효과는 추가 입금이 없어도 발생한다. 고객이 보유한 1억원어치 주식 가격이 20% 오르면 증권사가 집계하는 고객자산은 1억2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새 돈이 계좌에 들어오지 않아도 고객자산 통계는 2000만원 증가한다.

해외자산도 비슷하다. 현지 자산가격이 움직이면 평가액이 달라지고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는 환율 변화도 잔액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이 2분기 고객자산 증가분 가운데 가격과 환율 변화에 따른 효과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규모를 계산하기는 어렵다.

올해 상반기 금융시장 흐름도 자금 이동과 평가액 변동을 구분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분석에서 국내 주가 상승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평가액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금 거래와 별개로 주가와 환율 변화가 금융자산 잔액을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코스피 등 시장지수 상승률을 미래에셋증권 고객자산에 그대로 적용해 평가이익을 역산하는 방식도 적절하지 않다. 고객마다 보유 종목과 매매 시점, 국내외 자산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지수 상승률과 실제 고객자산 수익률이 일치하지 않아서다.

‘머니무브’라는 표현도 자금의 출발점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다른 증권사에서 주식이나 연금자산을 미래에셋증권으로 옮겼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고객 유치 성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은행 예금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한 금액과 동일하게 해석할 수는 없다.

은행에서 증권계좌로 넘어온 자금인지, 증권사끼리 이동한 자산인지, 기존 고객이 추가로 납입한 자금인지에 따라 자금 이동의 성격은 달라진다. 고객자산 잔액만으로는 이를 구분하기 어렵다.

연금자산 증가도 같은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말 연금자산은 80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6조5000억원 늘었다. 회사는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전체 연금자산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59%라고 밝혔다.

연금은 장기 고객을 확보하고 반복적인 자산관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의 핵심 성장사업이다. 다만 연금계좌에도 투자상품이 편입되는 만큼 잔액 증가에는 고객의 추가 납입과 계좌 이전뿐 아니라 투자자산의 가격 변동도 영향을 준다.

고객자산 확대와 수수료 수익 증가도 동시에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수익은 131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약 16% 늘었고,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6256억원으로 약 36% 증가했다.

다만 수수료 수익 증가를 곧바로 신규 고객자금 유입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위탁매매 수수료는 고객자산 규모뿐 아니라 거래대금과 매매 빈도, 수수료율 등의 영향을 받는다.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역시 상품 구성과 판매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객 기반 확대와 자산배분 서비스 강화를 성장의 배경으로 제시하고 있다. 허선호 대표도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자산관리 수익모델이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자산배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시장 거래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고객자산을 장기간 관리하면서 반복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미래에셋증권의 자산관리 경쟁력을 가를 핵심은 124조원이라는 잔액 증가 자체보다 그 안에 실제 유치한 자산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다. 평가손익을 제외한 순유입액과 다른 금융회사에서 이전된 자산의 규모, 유입 자산의 유지율을 함께 봐야 한다.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도 고객자산이 얼마나 유지되고 금융상품과 연금 등 자산관리 수익이 버틸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상승장에서 불어난 평가액이 줄어든 뒤에도 고객이 자산을 계속 맡긴다면 외형 성장이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이어졌다고 볼 근거가 강해진다.

124조원 증가는 미래에셋증권 고객자산의 외형이 빠르게 확대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공개된 잔액만으로 증가분 전체를 ‘머니무브’라고 부르기도, 반대로 평가액 상승에 따른 결과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결국 관건은 124조원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실제로 끌어온 자산이 얼마이며, 이를 얼마나 오래 수익 기반으로 유지하느냐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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