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2395억 물류센터 직접 소유 대신 10년 임차…자본효율화 셈법

기업분석 / 조민규 기자 / 2026-09-16 13:39:54
PFV에 79억 출자해 19.75% 확보…직접 시공까지
전체 임대면적 68.6% 10년 사용…부동산 소유 부담 낮춰
상반기 409억 채권 7월 전액 회수…운영 수익성이 관건
▲ [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이 2395억원에 선매매된 부천 물류센터를 직접 보유하지 않고 전체 예정 임대면적의 68.6%를 10년간 사용하는 구조를 짰다. 개발회사에 지분을 투자하고 직접 시공하면서도 부동산 소유에는 대규모 자금을 묶지 않는 방식이다. 상반기 409억원까지 잡혔던 시행사 채권도 7월 모두 회수하면서 이제 관건은 장기 임차를 통한 물류 운영의 자본효율성으로 옮겨갔다.

16일 금융감독원 공시와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부천 삼정동 물류센터는 지난 6월 준공됐다.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약 7만1964㎡ 규모다. 시행사인 부천물류랜드마크PFV가 사업을 추진했고 CJ대한통운은 시공사로 참여했다.

CJ대한통운은 2024년 PFV에 79억원을 출자해 19.75%의 지분을 확보했다. 지분율은 20%에 못 미치지만 이사회 등 의사결정기구 참여를 통해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판단해 관계기업으로 분류했다.

특이한 점은 투자와 시공 이후 직접 소유 대신 장기 임차를 택했다는 것이다.

PFV는 2024년 6월 물류센터를 2395억원에 매각하는 선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119억7500만원을 받았다. CJ대한통운은 사용승인 이후 전체 예정 임대면적의 약 68.6%를 10년간 임차하기로 했다. 준공 전에 매수자와 핵심 임차인을 확보해 매각과 임대 불확실성을 낮춘 구조다.

CJ대한통운 입장에서는 부동산 전체를 직접 사들이지 않고도 수도권 물류거점을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395억원 규모의 자산을 자체 보유하는 대신 PFV에는 일부 자본만 투입하고 건설부문에서는 시공에 참여한 뒤 물류부문이 필요한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자본을 부동산 소유보다 본업에 배분할 여지도 커진다. 물류 자동화 설비나 신규 거점, 해외 물류사업처럼 직접적인 영업 경쟁력과 연결되는 분야에 자금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기됐던 채권 회수 문제는 현재 해소됐다. 반기 기준 CJ대한통운이 부천물류랜드마크PFV에서 받을 채권은 지난해 말 170억원에서 409억원으로 늘었지만 회사 측은 준공 이후인 지난 7월 전액 회수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상반기 재무제표에 남아 있는 409억원을 현재의 미회수 위험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직접 소유하지 않는다고 재무부담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장기 임차는 K-IFRS에 따라 사용권자산과 리스부채로 반영될 수 있다. CJ대한통운의 2025년 말 연결 기준 사용권자산은 1조6675억원, 리스부채는 유동 3659억원과 비유동 1조3603억원을 합쳐 약 1조7262억원이다. 물류사업 특성상 이미 상당한 규모의 시설과 장비를 임차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부천 물류센터 역시 실제 임차가 시작되면 계약조건에 따라 사용권자산과 리스부채에 반영될 수 있다. 때문에 ‘2395억원짜리 건물을 사지 않았으니 그만큼 재무부담이 줄었다’고 단순 계산할 수는 없다.

직접 매입했다면 초기 취득자금이 크게 들어가는 대신 향후 부동산 가치와 잔존가치를 보유할 수 있다. 임차 방식은 초기 자본 투입을 낮추지만 계약기간 동안 임차료를 부담한다. 현재 공개자료에는 구체적인 임차료가 나타나 있지 않아 어느 방식이 절대적으로 유리한지를 계산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번 구조가 보여주는 방향은 분명하다. CJ대한통운은 물류센터 자체를 보유하는 것보다 개발 단계에 일부 참여하고 필요한 공간을 장기간 확보하는 쪽을 택했다. 부동산에 묶이는 자본을 줄이고 물류 운영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볼 숫자도 409억원 채권이 아니다. 부천 센터의 가동률과 물류 매출, 여기서 만들어내는 영업이익이 장기 임차에 들어가는 비용을 얼마나 웃도는지가 핵심이다.

2395억원 규모 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은 선택이 실제 자본효율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결국 이 물류센터가 10년 동안 얼마나 안정적으로 현금을 만들어내느냐가 결정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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