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T.O.P 5년 만에 전면 개편…RTD 다시 넓힌다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9-14 14:20:45
바닐라라떼 4년 만에 출시…패키지 전 제품군 순차 적용
일부 편의점 발주 중단 뒤 신제품으로 판매 접점 확대
카누 캡슐 성장 속 RTD 회복 여부 주목
▲ 동서식품이 맥심 티오피 패키지 디자인을 리뉴얼했다 [동서식품]

동서식품이 대표 RTD(Ready To Drink) 커피 ‘맥심 티오피(T.O.P)’를 5년 만에 전면 손질했다. 캡슐커피 ‘카누 바리스타’가 성장하는 동안 일부 편의점에서 판매 품목이 줄었던 T.O.P는 신제품과 패키지 개편을 통해 다시 판매 접점을 넓히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최근 T.O.P 패키지 디자인을 약 5년 만에 바꿨다. 새 디자인은 캔 7종과 컵커피 4종, 페트 3종 등 주요 제품에 순차 적용한다. ‘가장 가까운 휴식’을 새로운 브랜드 메시지로 내걸고 광고도 시작했다.

제품도 보강했다. 지난달 ‘맥심 티오피 바닐라라떼’를 출시했다. ‘미디엄 로스트 돌체 라떼’ 이후 약 4년 만에 선보인 라떼 제품이다. 지난 7월에는 온라인 전용 ‘심플리스무스 블랙’ 무라벨 페트를 내놨다.

T.O.P 개편은 판매 채널 변화와 맞물린다.

지난해 2월 이마트24는 가맹점에 T.O.P 잔여 재고 소진 뒤 추가 발주를 중단한다고 알렸다. 세븐일레븐도 냉장 상품 효율화 과정에서 T.O.P 컵커피 발주를 중단하고 취급 품목을 줄였다.

올해는 신제품을 중심으로 다시 편의점에 들어가고 있다. 이마트24의 지난달 3주차 전국 신상품 목록에는 ‘T.O.P 바닐라라떼캔’이 포함됐다. 다만 기존 T.O.P 제품군 전체가 다시 입점한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

동서식품 커피 사업에서 최근 성장세가 가장 뚜렷하게 확인되는 분야는 캡슐이다.

회사 집계 기준 카누 바리스타의 2025년 캡슐커피 매출은 전년보다 24% 늘었고 누적 머신 판매량은 30만대를 넘어섰다. 2023년 2월 출시 이후 머신과 캡슐을 합친 누적 매출도 1000억원에 근접했다.

올해도 판매액과 판매량 모두 전년보다 증가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다만 제품군별 매출과 이익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아 카누 스틱·캡슐·RTD 가운데 어느 부문이 올해 실적 성장을 주도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원가 여건은 아직 엇갈린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매출 1조8105억원, 영업이익 179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1.1%, 1.0% 증가했다. 반면 매출원가는 1조2928억원으로 9.3% 늘었고 매출원가율은 66.0%에서 71.4%로 상승했다. 판매관리비를 21.4% 줄여 영업이익을 방어했다.

올해 국제 원두 가격은 지난해 고점보다 낮아졌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아라비카 가격은 지난 1월 파운드당 356.33센트에서 9월 323.3센트로 하락했다.

환율은 반대 방향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기준 올해 상반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84.5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26.71원보다 약 58원 높았다. 원두 대부분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만큼 국제 가격 하락 효과가 원화 약세로 일부 상쇄될 수 있다.

다만 국제 원두 가격과 환율 변화가 올해 동서식품의 실제 제조원가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는 공개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원두는 구매계약과 재고 소진에 따라 시세가 원가에 반영되기까지 시차도 발생한다.

동서식품은 비상장 공동기업이어서 지분 50%를 보유한 ㈜동서의 반기보고서만으로 동서식품의 상반기 매출원가와 영업이익을 따로 계산할 수도 없다. ㈜동서의 별도 실적을 동서식품 실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

T.O.P 개편의 성과는 앞으로 판매량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카누 캡슐이 새로운 성장축을 만든 가운데 4년 만의 라떼 신제품과 5년 만의 패키지 개편이 RTD 판매 회복으로 이어지는지가 다음 관전 지점이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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