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대 ‘전분당’ 담합 의혹…전분당 협회장·CJ·대상·사조 임직원 무더기 기소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4-23 11:20:56
8년간 가격·입찰 사전 공모…전분 최대 73%↑ ‘물가 충격’ 확산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국내 식품업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가격 담합 사건이 드러났다. 전분당 시장에서 10조원대 규모의 가격을 짜맞춘 혐의로 주요 업체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대상·사조CPK·CJ제일제당 임직원 등 25명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법인 3곳과 전분당협회장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으며, 대상 사업본부장 1명은 앞서 구속 기소됐다. 기소된 전분당협회장은 대상 출신 전직 이 모 임원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지난 2017년 7월부터 오는 2025년 10월까지 약 8년간 전분당 제품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사전에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담합 사실을 숨기기 위해 거래처별 가격 조정 폭을 달리하고 공문 발송 시점도 일부러 엇갈리게 한 정황이 확인됐다.

대형 식품업체와의 입찰 과정에서도 사전에 낙찰사와 투찰 가격을 정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당 생산 부산물 가격 역시 매달 공동으로 결정해 거래처에 통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파악한 담합 규모는 10조1520억원으로 식료품 담합 사건 중 최대 수준이다.

가격 담합은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분 가격은 최대 73.4%, 과당류는 최대 63.8%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원가 하락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소비자 가격은 충분히 낮아지지 않았으며, 물엿 소비자물가지수는 같은 기간 평균 물가 상승률의 두 배를 웃돌았다.

검찰은 지난 2월 전분당 업체들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요청과 함께 수사를 확대했다. 담합 행위를 ‘서민경제 교란 범죄’로 규정한 검찰은 향후 유사 사건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대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이 실물연계자산(RWA)의 토큰화 사업을 글로벌 유통과 담보 활용으로 확대한다. 단순히 자산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 검증과 블록체인 간 연결을 통해 금융상품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30일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에 따르면 회사는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 기업 체인링크(Chainlink)와 글로벌 디지털자산 플랫

    2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 엔비디아 10억달러 투자 납입일 확정…AI 팩토리 자금조달 본궤도

    네이버가 엔비디아의 전략적 투자 일정과 절차를 확정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라는 선결 조건을 충족하면서 대규모 AI 팩토리 사업에 필요한 자본 조달이 구체화됐다.네이버(대표 최수연)는 30일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일을 기존 10월 30일에서 11월 6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상장 예정일도 11월 20일에서 27일로

    3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원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할 우려가 있는 금융회사를 신속하게 정리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보험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며, 긴급 상황에서는 주주총회와 입찰 등 기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다.금융위원회는 29일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

    4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국내 허가…혈액제제 사업에 1700억 대출 승인

    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국내 허가…혈액제제 사업에 1700억 대출 승인

    GC녹십자가 중추신경계 증상을 동반한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와 별도로 추진하는 차세대 혈액제제 개발·생산 사업에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1700억원의 대출 지원이 승인됐다.30일 GC녹십자(대표 허은철)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뇌실투여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아이씨브이주(Hunterase ICV)'의 국내 품

    5
    현대백화점그룹, 2027년 정기 임원 인사 전략은…장호진·박홍진 부회장 승진

    현대백화점그룹, 2027년 정기 임원 인사 전략은…장호진·박홍진 부회장 승진

    현대백화점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사업별로 서로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지주사와 식품사업은 기존 경영진의 위상을 높였지만 패션사업은 대표를 교체했다. 백화점에는 신규 출점을 담당할 인력을 재배치했다.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사업별 성장 과제에 맞춰 책임자를 배치한 전략적 인사로 풀이된다.현대백화점그룹(회장 정지선)은 29일 승진 27명, 전보 23명 등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