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제2의 전성기' 맞은 CD...금리 고공비행에 전년比 67% 급증세

산업1 / 양지욱 기자 / 2022-10-24 11:05:52
8월말기준 평잔 31조4천억원, 전년동기 대비 12조6천억 '순증'...금융당국 독려에 규제완화로 발행 계속 늘어날듯
▲금리가 치솟으며 CD수요가 늘어나자 은행 CD평균잔액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광고. <사진=연합뉴스제공>

 

치솟는 금리에 금융권의 모든 금리가 예외없이 급상승하면서 위축됐던 양도성 예금증서(CD: Certificate of Deposit)가 되살아나고 있다. 올들어 은행의 CD 발행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CD는 무기명에 제3자에 양도 가능한 고유의 장점이 많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규제완화와 독려 분위기까지 맞물려 갈수록 발행이 늘어나는 추세다. CD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CD는 은행이 자금조달을 위해 주로 발행한다. 증권사와 종금사가 이를 유통한다. 정기예금 증서와 달리 만기 전에 다른 투자자에 팔 수 있는게 특징이다. 제3자 담보로 제공도 가능하다.


발행사인 은행들 입장에선 고금리 시대에 채권 발행이 쉽지않기에 단기성 CD를 통해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실수요자 입장에선 단기에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 CD는 최단 30일짜리부터 발행된다. 필요 시 언제든 매매해 현금화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무기명 상품이기에 원칙적으로 계좌 추적도 쉽지 않다. 이런 연유로 CD는 한때 비자금이나 뇌물 목적이나 자금 돈세탁 수단으로 악용돼 문제를 낳기도 했다.

작년말 대비 8개월만에 5조6천억 늘어나


24일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은행권의 CD 평균잔액이 31조3912억원으로 작년말 25조8천181억원에 비해 무려 5조5731억원 증가했다.


8개월만에 20% 가량 늘어난 것이다. 1년전(18조7959억원)과 비교하면 ,12조5천953억원 순증한 것으로 증가율이 67%에 달하는 비약적인 성장세다.


한때 시장에서 외면받던 CD가 이처럼 급증세를 타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이 CD 발행을 독려하는 데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CD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D의 전성기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이다. 2009년 11월 기준 CD평균잔액이 100조1617억원으로 사상 첫 100조원을 넘어서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CD는 2000년대만해도 금융권에서 3개월물짜리 CD가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이나 기업 대출 등의 금리 산정 기준이 되기도 했다. 'CD금리에 플러스알파' 형태로 대출금리를 매긴 것이다.


그러나, 대출 기준이 되는 CD 고시금리가 주먹구구식으로 결정된다는 비판이 잇따른데다가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중은행이 CD 금리를 담합해 주담대 이자로 폭리를 취했다는 의혹을 조사하면서 발행이 급감세로 돌아섰다.

금융당국 CD잔액 예수금의 1%까지 허용된게 주효


무려 4년여간이나 계속된 공정위 조사는 증거 불충분으로 2016년 사실상 무혐의로 끝났지만, 이미 CD의 기준금리 역할은 2010년 도입된 '코픽스'(COFIX)로 대체됐다. 이 과정에서 가짜 CD증서가 범람하며 사회문제를 야기하기도했다.


CD는 이후 쇠락을 길을 걸어야했다. 급기야 시중의 CD 발행 평균잔액이 10조원 아래로 추락했다. 최저점은 2020년 9월로 평잔이 9조6846억원까지 떨어졌다. 대출의 기준금리로 채택될 정도로 위상이 높았던 CD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CD발행이 급감하자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CD 발행을 유도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틀었다. 은행이 여전히 과거에 CD금리를 기준으로 한 대출하고 있는 데다, 일부 기업 대출 상품도 CD금리에 연동된 상황에서 CD발행 규모가 줄어 제대로된 금리 산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2018년 은행업 감독규정을 변경, 예대율 산정 시 원화시장성 CD잔액을 예수금의 최대 1%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예대율은 예수금 대비 대출금을 뜻하며 은행은 예대율 100% 이하를 지켜야 하는데 CD발행을 유도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이같은 규정 변경 이후 은행들은 예대율 규제를 맞추기 위해 CD발행을 늘려왔는데, 고금리 시대에 맞물리면서 실수요자의 CD투자가 늘어나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안정적 단기물' 필요한 자산운용사 중심 투자수요 늘어


실제 최근 한국은행이 2연속 빅스텝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크게 인상한 이후 각종 금융상품 수신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CD투자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채권혼합형 펀드 등에 포함할 안정적인 단기물이 절실히 필요한 자산운용사들이안정적이면서도 상대적 고금리를 제공하는 CD를 선호하면서 CD의 인기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개월물 CD금리는 지난 19일 기준 3.81%로 전년 말(1.29%) 대비 3배가량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CD발행이 많을 때 일종의 시장금리 역할을 하는 전성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대체금리가 많이 생겼다"며 "다만 CD 역시 시장 금리를 따라가는데, 최근 예·적금 금리 인상으로 자금이 몰리듯 CD 역시 금리상승으로 인해 수요가 늘어나는 것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예탁원 전자등록시스템을 통한 채권·양도성예금증서(CD) 전자등록 발행규모가 144조2천억원으로 집계된 가운데, CD가 전분기 대비 12.0% 증가했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무려 186%나 껑충 뛰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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