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표적 관세’ 압박…삼성·SK하이닉스 대미 투자 셈법 복잡

국제 / 최은별 기자 / 2026-09-03 11:04:47
미국 생산시설 투자시 관세 감면 시사…메모리 공급난에 실제 부과 부담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관에서 열린 전시 폐막을 기념하는 갈라 디너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2026.1.29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산 반도체에 대한 표적 관세 방침을 다시 꺼내 들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 여부를 관세 부담과 직접 연계하겠다는 구상이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미 투자 전략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반도체를 대상으로 ‘표적화되고 신중하게 설계된 관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에서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기업에는 관세 부담을 낮춰주는 반면 현지 투자에 나서지 않는 기업에는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미국 내 대규모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대만 TSMC와 미국 마이크론도 사례로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유도하고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끌어들이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이 다시 구체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관련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올해 말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 착공도 계획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약 40억달러를 투입해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향후 미국 내 추가 투자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다만 실제 관세 부과까지는 변수가 적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등으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수입 반도체에 관세를 매기면 미국 빅테크와 제조기업의 조달 비용이 함께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데이터센터와 AI 가속기 등 미국 내 첨단산업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관세 시행 과정에서 고려될 변수로 꼽힌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현지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다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관세가 미국 산업의 비용 증가로도 연결되는 만큼 실제 정책 설계에는 여러 변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아직 구체적인 관세 조치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상황을 살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내 수요 기업의 가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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