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의 가비아 공개매수 ‘빨간불’…38.5% 쥔 주요 주주 반발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7-21 10:50:49
미리캐피탈 “적정가 6만6200원”…얼라인도 가격 검증·경쟁입찰 요구
▲미리캐피탈 홈페이지

 

맥쿼리자산운용이 추진하는 가비아 공개매수가 주요 주주들의 잇따른 반발에 부딪혔다. 가비아 지분 38.5%를 보유한 미리캐피탈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공개매수 가격과 거래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들의 참여 여부가 인수 성사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가비아 지분 24.2%를 보유한 미국계 자산운용사 미리캐피탈은 21일 입장문을 내고 맥쿼리가 제시한 주당 4만8000원의 공개매수가가 가비아의 기업가치를 크게 낮게 평가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전날 가비아 최대주주 측이 보유한 지분 24.4%를 별도로 인수하고,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주당 4만8000원에 최대 73.1%를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가비아를 자진 상장폐지한 뒤 완전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미리캐피탈은 과천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할 추가 매출을 반영할 경우 공개매수가가 가비아의 2027년 예상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배수(EV/EBITDA) 8.5배, 2028년 기준 6.4배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와 웹호스팅 기업의 EV/EBITDA가 12∼28배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공개매수가가 지나치게 낮다는 주장이다. 미리캐피탈은 비교기업의 최저 배수인 12배만 적용해도 가비아의 적정 주당가치는 6만6200원으로 산출된다고 밝혔다. 맥쿼리가 제시한 가격보다 37.9% 높은 수준이다.

미리캐피탈은 가비아 이사회가 맥쿼리 측에 공개매수가 인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존 투자자를 포함한 다른 인수 후보들이 경쟁 제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공개적이고 공정한 매각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 문제도 제기했다. 가비아 창업자들이 지분 매각대금 일부를 인수목적회사에 재투자하는 만큼, 거래에 참여하는 창업자 출신 이사 2명은 공개매수 관련 의사결정에서 배제하고 나머지 이사 3명이 판단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리캐피탈은 가비아가 지분 36.3%를 보유한 상장 자회사 케이아이엔엑스(KINX)에 대해서도 별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리캐피탈 역시 KINX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고 있다.

미리캐피탈은 맥쿼리의 가비아 인수가 완료되면 KINX의 실질적인 지배권도 변경되는 만큼 KINX 주주에게 적정 가격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기회를 제공하거나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가비아 지분 14.3%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도 공개매수 절차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번 거래를 창업자 측의 재투자를 수반한 비상장화 거래로 규정하고 최대주주와 일반 주주 사이에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시장가격에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공개매수가를 전체 주주가 얻을 수 있는 최대 가치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사회는 더 높은 가격이나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비아 이사회에 공개매수가의 독립적인 검증과 잠재 인수 후보 탐색 여부, 독립적 특별위원회 구성 계획 등을 오는 31일까지 공개적으로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미리캐피탈과 얼라인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경우 맥쿼리의 지분 확보와 자진 상장폐지 추진에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결국 거래 성사 여부는 맥쿼리가 공개매수가를 높이거나 주요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맥쿼리, 가비아 6276억원에 인수 추진…공개매수 후 상장폐지2026.07.20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LF푸드, 500억 M&A 뒤 ‘한반12’ 키운다…HMR 수익화 시험대

    LF푸드, 500억 M&A 뒤 ‘한반12’ 키운다…HMR 수익화 시험대

    LF푸드가 지난해 제조 역량을 강화한 데 이어 프리미엄 한식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한반12’를 전면 개편했다. 식자재 소싱과 소스·면·육가공 제조 능력을 소비자 제품에 결합하고 판매망까지 넓혀 B2B에서 쌓은 경쟁력을 B2C 매출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LF푸드는 한반12에 신제품 4종을 추가해 총 12종의 제품군을 구축했다.

    2
    [발행인 칼럼] 금융권, 모두 수도권에 남겨라…흩어놓는 순간 경쟁력도 흩어진다

    [발행인 칼럼] 금융권, 모두 수도권에 남겨라…흩어놓는 순간 경쟁력도 흩어진다

    금융 관련 핵심 기관은 수도권에 남겨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물론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예금보험공사까지 마찬가지다. 지역균형발전이 중요하다고 해서 금융산업의 핵심 기능까지 전국에 나눠놓는 것은 균형발전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의 분산이다.정부는 3일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추진 방향을 발표하면서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를 우선 이전 대상으로 제시

    3
    롯데·HD현대, H&L 1.2조 증자 추진…NCC 110만t 멈춘 뒤 승부는 원가

    롯데·HD현대, H&L 1.2조 증자 추진…NCC 110만t 멈춘 뒤 승부는 원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석유화학 설비를 줄이면서 통합법인에 1조2000억원의 자본을 추가 투입한다. 그러나 H&L어드밴스드가 수익성을 회복할 핵심 수단은 가격 인상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부 주요 제품에 5년간 가격·공급 제한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남은 설비의 가동률을 높이고 정유공정과 원료를 연결해 생산비를 어떻게 낮추는지가 국내 석유

    4
    [데스크 칼럼] 금감원 서울에 남겨라…그게 진짜 지역균형발전

    [데스크 칼럼] 금감원 서울에 남겨라…그게 진짜 지역균형발전

    금융감독원은 서울에 남아야 한다. 지역균형발전은 기관을 지역별로 나눠 갖는 일이 아니다. 산업과 기관의 기능을 가장 효율적인 곳에 배치하는 일이다. 이전한 기관 숫자보다 그 결정이 10년, 20년 뒤 국가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금감원은 대표적인 현장 감독기관이다. 은행과 금융지주,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의 건전성과 영업행위를 들여

    5
    카카오·KT·SKT, ‘답하는 AI’ 넘어 ‘일하는 AI’로…연내 대국민 서비스

    카카오·KT·SKT, ‘답하는 AI’ 넘어 ‘일하는 AI’로…연내 대국민 서비스

    카카오·KT·SK텔레콤이 정부의 ‘모두의 AI’ 사업에서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실제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앞세웠다. 정보 탐색에서 신청·예약·결제까지 이어지는 ‘실행형 AI’를 연내 대국민 서비스로 내놓는다는 구상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모두의 AI’ 프로젝트 착수 간담회를 열고 3개 컨소시엄의 서비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