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국내 원가 부담 해외가 메웠다…러시아 영업익 62%↑

유통·소비재 / 김지영 기자 / 2026-09-15 10:32:35
상반기 한국 영업익 5.4%↓…중국 33.7%·러시아 62.2%↑
7~8월 매출 6046억·영업익 964억…해외 성장 흐름 지속
공급 부족에 증설 확대…비쵸비 美·日 진출, 첫 중간배당 692억
▲ 베트남 매장에 진열된 오리온 초코파이.[오리온]

 

오리온이 국내 원가 부담을 해외 법인 성장으로 넘겼다. 한국 법인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중국·베트남·러시아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면서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을 18% 가까이 끌어올렸다. 7~8월에도 해외 성장세가 이어져 해외 사업이 외형 확대를 넘어 실적 변동성을 낮추는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15일 오리온(대표이사 이승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조823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980억원으로 17.9% 늘었다. 에너지·물류비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도 매출보다 이익 증가 속도가 빨랐다.

국가별로 보면 실적의 방향은 더 뚜렷하다. 한국 법인 매출은 5834억원으로 1.7% 늘었지만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897억원에 그쳐 5.4% 감소했다. 국내 사업만 놓고 보면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이 뒷걸음친 셈이다.

반대로 해외 법인은 이익을 늘렸다. 중국 매출은 7877억원으로 24.4%, 영업이익은 1447억원으로 33.7% 증가했다. 베트남도 매출 2677억원, 영업이익 410억원으로 각각 15.9%, 15.2% 성장했다. 러시아는 매출이 32.1% 늘어난 1955억원, 영업이익은 62.2% 증가한 296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발생한 원가 부담을 해외에서 늘어난 이익이 흡수하면서 연결 실적의 균형을 맞춘 구조다.

특히 러시아의 변화가 눈에 띈다. 초코파이에 집중됐던 제품군을 수박파이와 후레쉬파이, 참붕어빵, 초코송이, 젤리 등으로 넓히면서 특정 제품 의존도를 낮췄다. 공장 가동률이 100%를 웃돌자 오리온은 2400억원을 투입해 트베리 신공장동도 건설하고 있다. 수요 증가가 생산능력 확대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상반기 이후에도 흐름은 꺾이지 않았다. 증권업계가 집계한 오리온 주요 법인의 7~8월 합산 매출은 6046억원, 영업이익은 964억원이다. 8월 러시아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21%, 영업이익은 52% 증가했다. 현지 통화 기준 매출 증가율은 24%였다. 중국도 8월 매출이 13% 늘었고 성장채널인 간식점 매출은 41% 증가했다.

중국의 경우 전체 시장 성장에만 기대지 않고 판매채널을 바꾸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내수경기 둔화와 경쟁사의 할인판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간식점과 이커머스 등 성장채널에 전용 제품을 투입했다. 상반기 중국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웃돈 것도 채널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오리온은 늘어난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도 확대한다. 국내에서는 4600억원을 투입해 2027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진천통합센터를 짓고 있다. 베트남은 하노이3공장과 호치민4공장, 다낭 물류센터를 구축해 연간 생산능력을 1조원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중국에서도 감자플레이크와 스낵 생산시설을 증설한다. 공급이 부족한 제품의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해외 성장세를 이어가려는 투자다.

제품의 해외 확장도 이어진다. 오리온은 다음달 ‘비쵸비’를 일본 코스트코 37개점에 동시에 입점시키고 내년 초 미국 코스트코에서도 판매를 시작한다. 국내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가 늘자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두 배 확대해 수출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초코파이와 꼬북칩에 이어 해외에서 통할 제품군을 추가하는 작업이다.

실적 성장은 주주환원 강화와도 맞물렸다. 오리온은 지난 7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결정해 총 692억원을 지급했다. 오리온홀딩스와 함께 보유 자기주식 약 675억원어치도 전량 소각했다. 오리온의 연결 배당성향은 26%에서 36%로 높아졌다. 해외 투자를 확대하면서 주주환원까지 병행하는 단계로 들어선 것이다.

변수는 원가와 환율이다. 국내에서는 원부자재와 판관비 부담이 이미 이익 감소로 나타났고, 원화가 강해질 경우 해외 실적의 원화 환산 효과도 약해질 수 있다.

다만 올해 실적은 해외 법인이 국내 수익성 둔화를 상쇄할 정도로 이익 기반을 넓혔다는 점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증설과 신제품이 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원가와 환율 부담까지 흡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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