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로보틱스·CJ CGV 자회사 CJ포디플렉스, 국민성장펀드 1.6조 받는다

산업 / 김지영 기자 / 2026-08-31 16:14:27
두산테스나 5600억·LG엔솔 3000억…정책금융, 로봇·K콘텐츠·반도체·배터리 공급망으로 이동
▲ CJ포디플렉스의 SCREENX 상영 장면 [CJ CGV]

 

정부가 국민성장펀드 1조6000억원을 원익로보틱스, CJ CGV 자회사 CJ포디플렉스, 두산테스나, LG에너지솔루션, TKG솔믹스, 경보제약, 삼동 등 7개 기업·사업에 투입한다. 지원 분야는 로봇, K콘텐츠, 시스템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미래차 부품이다. 단순 대출이 아니라 정부가 성장산업을 정하고 지분투자와 저리대출을 섞어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국민성장펀드가 추상적 구호에서 기업별 설비투자와 해외 확장 프로젝트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총 7건의 자금 지원을 승인했다. 8월 말 기준 누적 승인 규모는 17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목표인 30조원 승인은 하반기 블라인드펀드 결성이 반영되면 초과 달성도 가능하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가장 큰 지분투자는 원익로보틱스다. 원익로보틱스는 전북 완주에 로봇핸드 생산공장과 인공지능 전환(AX)센터를 짓기 위해 3500억원을 조달한다. 이 중 1500억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이 전환우선주 방식으로 직접 투자하고, 나머지 2000억원은 민간투자로 조달한다. 원익로보틱스는 대표 제품인 알레그로 핸드(Allegro Hand)를 고도화하고 핵심부품 생산과 성능검사를 내재화할 계획이다.

K콘텐츠 쪽에서는 CJ포디플렉스가 2200억원 규모 지분투자를 받는다. CJ포디플렉스는 CJ CGV의 자회사로, 4DX와 ScreenX 등 기술특별관을 통해 K콘텐츠의 해외 유통망을 넓혀온 회사다. CJ CGV는 지난 5월 자회사 CJ포디플렉스가 기술특별관을 통해 전 세계에 선보인 K콘텐츠 누적 관객이 20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정부 지원의 의미는 CJ CGV 실적 회복과도 맞닿아 있다. 영화관 산업은 팬데믹 이후 회복 국면에 들어섰지만, 일반 상영관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크다. CJ CGV가 ScreenX·4DX를 앞세워 ‘K-Theater’ 모델을 해외로 확장하려는 상황에서, CJ포디플렉스 투자는 극장 사업을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바꾸는 자금 성격을 갖는다. 금융위는 CJ포디플렉스가 현재 75개국에서 1244개 기술특별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투자로 이를 2000여 개까지 확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분야에는 두산테스나와 TKG솔믹스가 들어갔다. 두산테스나는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등 후공정 신공장 증설에 5600억원 저리대출을 받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태계와 연결된 후공정 역량을 키우는 투자다. TKG솔믹스는 반도체 장비용 세라믹 부품 국산화와 생산시설 확충을 위해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금융위는 TKG솔믹스, 경보제약, 삼동 등 3개 기업에 총 1700억원을 대출한다고 밝혔다.

이차전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3000억원 저리대출을 받는다. 충북 소재 차세대 이차전지 공장 구축 자금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업계가 속도 조절에 들어간 상황에서도 정부가 차세대 배터리 생산거점을 지원 대상에 넣은 것은 국내 배터리 공급망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다. 경보제약은 바이오, 삼동은 미래형 운송수단 부품 분야에서 공장 증설 자금을 지원받는다.

이번 지원은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여준다. 돈은 부동산이나 단기 금융상품이 아니라 로봇, 콘텐츠,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미래차 부품으로 간다. 특히 원익로보틱스와 CJ포디플렉스는 부처 간 사업발굴 협의체인 성장기업발굴협의체를 통해 발굴된 기업이다. 정부가 산업적 파급효과가 크다고 판단한 기업을 국민성장펀드 투자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정책금융의 성격이 뚜렷하다.

관건은 집행 이후 성과다. 원익로보틱스 투자가 로봇핸드 양산과 전북 완주 지역 일자리로 이어지는지, CJ CGV 자회사 CJ포디플렉스가 기술특별관을 실제 2000개 규모로 늘려 K콘텐츠 해외 유통망을 키우는지, 두산테스나와 TKG솔믹스가 반도체 공급망 국산화 효과를 내는지가 향후 평가 기준이다. 국민성장펀드 1조6000억원은 승인으로 끝나는 돈이 아니다. 공장, 장비, 수출, 고용으로 전환돼야 정책금융의 명분이 선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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