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바이오 날고, 자동차·배터리 눌렸다…대기업 2분기 실적 양극화

산업 / 양지욱 기자 / 2026-07-24 09:32:36
삼성전자 영업익 89조4000억·셀트리온 77% 급증
현대차 20.8% 감소, LG엔솔 보조금 제외 적자
▲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된 Ai이미지 [토요경제]

 

국내 주요 대기업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업종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은 반도체와 공장 가동률이 높아진 바이오 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반면 자동차는 매출이 늘고도 관세와 원가 부담에 수익성이 떨어졌고, 배터리는 미국 정부의 생산 보조금을 제외하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4일 오전까지 발표된 주요 기업의 2분기 잠정·확정 실적을 종합하면 가장 강한 실적을 내놓은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의 연결 매출은 171조원, 영업이익은 89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29.3%, 영업이익은 1810.3%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이 56.2% 늘었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을 비롯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도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은 23조82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5788억원으로 146.9% 급증했다. 프리미엄 가전과 TV 판매가 확대된 데다 전장사업, 웹운영체제(webOS), 구독사업 등 고수익 사업의 비중이 커졌다. 미국 관세 환급에 따른 일회성 이익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바이오 기업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1조3209억원, 영업이익 58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30%, 23% 증가한 수치다. 1~4공장이 사실상 완전가동 상태를 유지하고 우호적인 환율까지 더해지면서 영업이익률은 44%대를 나타냈다. 5공장과 미국 록빌 생산시설 관련 비용이 먼저 반영된 상황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지켰다.

셀트리온은 매출 1조3000억원, 영업이익 4300억원으로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35.2%, 영업이익은 77.3%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약 33%까지 높아졌다. 고수익 신규 제품의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서고 제품 구성 개선과 원가율 하락이 동시에 나타난 결과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이 엇갈린 대표적인 기업은 현대차다. 현대차의 2분기 매출은 49조21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하며 분기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조8509억원으로 20.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분기 7.5%에서 올해 5.8%로 떨어졌다. 글로벌 도매 판매가 6.9% 감소한 가운데 미국 관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 판매 인센티브 증가가 이익을 압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7조560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영업손실 2078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77% 감소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2410억원을 제외하면 1277억원의 영업손실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실질적인 제품 수익성 회복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LG디스플레이도 2분기 매출은 5조6121억원으로 0.4% 증가했지만 10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지난해 2분기보다 적자 폭은 소폭 줄었고, 상반기 누적으로는 3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5년 만에 상반기 흑자로 돌아섰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 사업구조 전환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계절적 비수기와 일회성 비용을 완전히 넘어서지는 못했다.

현재까지 나온 성적표는 국내 대기업 전체의 동반 회복보다 특정 산업으로 이익이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투자가 밀어 올린 반도체와 가동률·제품 구성이 개선된 바이오는 외형과 이익이 함께 늘었다. 반면 자동차와 배터리는 관세, 원재료 가격, 보조금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매출과 실제 수익성이 엇갈렸다. 대기업 실적의 핵심 변수가 국내 소비보다 AI 투자와 미국 통상정책, 정부 지원제도로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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