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효과, 한·미 금리차 축소…한국 금융·증권시장, 외국인 수급이 성패 가른다(2부)

은행·2금융 / 이덕형 기자 / 2025-09-18 08:26:39
▲금리인하 배경 설명하는 파월 연준의장/사진=연합뉴스 제공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한·미 금리차가 좁혀졌다. 이번 조치는 한국 금융시장에 직접적 파급을 미칠 전망이다. 달러 강세 압력이 완화되면서 원화 환율이 안정세를 찾을 수 있지만, 글로벌 불확실성은 여전히 투자심리를 압박한다. 한국 증시는 외국인 자금 흐름에 따라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금리 인하로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4.25%,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50%다. 양국 간 금리차는 기존 2.0%포인트에서 1.75%포인트로 좁혀졌다. 전문가들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2%포인트 차이가 줄어들면서 원화 환율의 급격한 약세 압력은 완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외환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발표 직후 20원가량 하락해 1,360원대 중반을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하 자체보다도 향후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점이 원화 강세 기대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정세가 장기적으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물가에 누적 충격을 줄 경우,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국제 정세와 원자재 가격 등 대외 요인도 환율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

외국인 자금, 채권보다 주식으로 향할까

한·미 금리차 축소는 외국인 자금 흐름에 미묘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그동안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서 한국 채권시장에서 자금 이탈 우려가 컸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채권시장 안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국인 매도 압력이 완화되면서 국채 금리 상승세가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로의 자금 유입 전망도 나온다. 금리 인하가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매수세를 강화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등 수출 주력업종은 외국인 자금의 주요 투자처로 꼽힌다.

NH투자증권의 애널리스트는 “10월과 12월 연속 인하 가능성이 구체화될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에 집중될 것”이라며 “수출 모멘텀이 강화되면 코스피가 2,800선을 재차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증시 반등 기회…하지만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

미국 금리 인하는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 재료다. 특히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은 금리 부담 완화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우선, 연준이 신중한 스몰컷을 택한 만큼 시장의 ‘빅컷 기대감’은 꺾였다.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지수의 등락 폭이 커질 수 있다. 또한 미국의 관세 정책이 불러올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잠재되어 있어,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자체는 호재지만, 시장은 이미 상당 부분을 선반영했다”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반등 랠리가 길게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증권·보험, 금융업종의 희비 갈려

금리 변화는 국내 금융업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선 은행권은 순이자마진(NIM) 축소가 불가피하다. 미국 금리 인하와 원화 강세가 맞물리면 대출 금리 인하 압력이 커지고, 예대마진이 줄어들 수 있다. 반면, 대출 수요 증가로 일부 보완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은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확대되면 거래대금이 늘어나 수수료 수익이 증가하고, 주가 상승에 따른 자기매매 손익도 개선될 수 있다.

보험업은 다소 불리하다. 장기채권 운용 비중이 높은 보험사는 금리 하락으로 채권 수익률이 떨어져 부담이 커진다. 다만 주식시장 활황이 이어지면 자산운용 부문에서 일부 상쇄할 수 있다.

가계와 기업 자금조달 환경도 변화

미국 금리 인하는 한국 가계와 기업의 자금 조달 환경에도 영향을 준다. 한국은행이 독자적으로 금리 동결을 유지하더라도,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 비용이 완화되면서 대기업과 은행의 외화 조달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 이는 곧 수출기업과 금융권의 안정성을 높여 주식시장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반면, 가계 차입 부담은 여전히 크다. 국내 금리가 당장 내려가는 것이 아니어서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금리는 즉각적으로 낮아지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는다면, 가계 부채 상환 부담은 여전할 수 있다.

관세와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의 핵심 변수

금융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다. 파월 의장은 “관세가 물가를 점진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 수출기업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관세로 인한 글로벌 교역 위축이 현실화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매수세도 약화될 수 있다.

또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변동도 변수다. 최근 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국내 기업들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져 증시 전반에 악재가 될 수 있다.

10월·12월 FOMC가 분수령

결국 한국 금융·증권시장의 향방은 연내 남은 두 차례 FOMC 회의에 달려 있다. 연속적인 인하가 이뤄진다면 외국인 투자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 반대로, 인하 속도가 늦춰지거나 관세 정책이 강화되면 투자심리는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원화 환율 안정과 증시 반등이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지속 가능한 랠리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덕형 기자
이덕형 기자 1995년 방송사 기자로 입사한 뒤 사회부,정치부,경제부 등 주요부서를 두루 거쳤습니다. 앵커와 취재기자,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현장을 누볐고,올해로 기자 생활 31년이 되었습니다.

관련기사

금리인하 효과, 한국 산업의 희비 갈라…수출주 웃고 내수는 부담(3부)2025.09.18
금리인하 효과, 트럼프 2기 첫 금리인하…물가·고용 ‘이상한 균형’ 속 신중한 스몰컷(1부)2025.09.18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