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서비스’ 우려…서비스 활성화 위해 수수료율 적정선 책정해야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이 오는 10월 출범을 예고한 가운데 은행권과 핀테크 간의 의견 충돌로 인해 플랫폼 제휴 서비스 관련 계획 방향이 가닥을 잡지 못하고 흐지부지되고 있다.
업권 마다 ‘금리 수수료’ 관련 형평성을 두고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못해 마찰을 빚고 있는 동안 정작 ‘소비자 편의’ 논의는 뒷전이 되고 있는 만큼 의견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13일 은행연합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몇 차례에 걸쳐 은행권을 중심으로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과 관련한 논의가 이어졌다.
지난 6일에 이어 12일 시중은행과 카드사 및 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 등 제2금융권의 논의가 이어졌고, 13일에는 핀테크사들과의 논의가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향후 ‘금리수수료 비교경쟁’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에 더해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핀테크 플랫폼에 지출해야 하는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면에서 반대 의견도 제시돼 구제척인 계획 방향을 잡지 못하고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그간 시중은행은 수수료와 빅테크(대형 IT 기업) 종속화 등을 이유로 참여에 난색을 보였고, 자체 플랫폼 구축을 추진해 왔다.
더불어 서비스 운영시간을 놓고도 이견이 나온다. 은행들은 보안상 이유로 대환대출 플랫폼을 은행 영업시간에 맞춰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핀테크 기업들은 소비자 편의를 위해 24시간 운영이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이와 관련 은행연합회는 “대환대출 서비스가 소비자편의를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대한 이견이 없는 상황이지만 일부 은행과 핀테크간의 향후 수수료 독과점 형평성 문제 관련 이견이 충돌돼 플랫폼 제휴 관련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대환대출 플랫폼이 가동되면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타행보다 0.01%포인트라도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등 은행 간 과도한 금리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이러한 우려는 비단 시중은행만의 일은 아니다.
상호금융 및 카드사 등 2금융권도 시중은행에 비해 자본금도 낮고 규모 면에서도 작기 때문에 오히려 은행보다 수수료 부담이 더욱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상호금융권은 이미 올해에는 플랫폼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표한 바 있다.
카드사들도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 대환이 수시로 이뤄질 경우 핀테크에 내야 하는 수수료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플랫폼 제휴 관련 반대 입장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핀테크업계는 이러한 기존 금융사들의 반대의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사실 현 정부의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 기업에 대한 선정기준이 확실하지 않고, 여러 라이센스를 보유한 카카오페이, 토스 등의 빅테크들이 참여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업계의 이해관계 충돌로 난감한 모양새다. 다만, 대환대출 플랫폼 첫 시행에 앞서 오는 의견 충돌일 뿐 차질 없이 계획대로 오는 하반기 중에는 마무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18개 금융사 중 11개 은행들이 이미 기존 금리를 선보이는 등 플랫폼 참여 중에 있으며, 이중 7개 은행들이 일반 플랫폼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기존 대환대출상품과 비교해서 내놓을 것인가에 대한 고심 중에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현재 다양한 금융사들의 공공 플랫폼 관련 여러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사용차가 불편하지 않도록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운영시간에 대해서도 “24시간 운영하자는 핀테크 측 요구가 쉽지 않다는 금융권 주장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은행 영업시간에 맞출 것을 제안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일각에선 기존 은행들이 핀테크와의 수수료 비교우위에 대한 걱정을 미리부터 하고 있어 당초 ‘금융 소비자’ 권익을 고려했던 대환대출 플랫폼이 결국 지지부진한 참여로 인해 ‘반쪽짜리 서비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형국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은행들이 불만을 가지는 이유 중 하나로 핀테크 플랫폼에 제공하는 중개 명목의 거래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중도상환 수수료율을 적정선에서 책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강 국장은 “그런데 이러한 은행들의 반발로 인해 현 대환대출 시스템 작동 자체가 브레이크에 걸린 셈”이라며 “그렇게 되면 결국 소비자들의 편익 고려마저도 무산되는 셈이므로 정책당국은 서둘러 협의를 보거나 특단의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환대출 플랫폼’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금융 소비자가 은행, 보험 등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금리를 한 눈에 비교하고 금리가 낮은 곳으로 바꿀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위원회는 토스 등이 운영 중인 금리 비교 플랫폼을 금융결제원(금결원)의 인프라와 연결해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할 핀테크 업체는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으로 지정한 대출비교서비스를 운영 중인 12곳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NHN페이코 등과 같이 빅테크 플랫폼과 핀다, 핀셋 등 핀테크 업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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