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비대위 체제 '실효성' 의문…오너 지분 처리 등 관건

산업 / 김시우 / 2021-05-11 09:58:51
비대위, 홍원식 회장에게 소유·경영 분리하는 지배구조 개선 요구 예정
남양유업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남양유업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해 경영 쇄신에 나선다. 비대위는 홍원식 회장에게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홍 회장 사퇴 이후 남양유업이 구체적인 경영 개선 방안을 내놓지 않는 것은 물론 지분 매각 관련 언급도 없고 비대위원장 또한 내부 인사를 선임한 만큼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남양유업은 지난 7일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 비대위를 구성하고 경영 쇄신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비대위원장으로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의 정재연 공장장(부장급)이 맡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위원회 구성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표이사는 비대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비대위 구성과 활동 기한은 비대위원장이 전권을 갖고 결정하기로 했다.


비대위원장은 실질적인 혁신을 위해 소유와 경영 분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최대 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 구조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남양유업의 지분 구조를 보면 최대 주주는 홍원식 회장으로 51.68%를 보유하고 있고 홍 회장의 부인과 동생 등 일가 주식을 합하면 53.08%에 이른다.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상장사 중 50% 넘게 지분 보유한 개인주주 현황’을 분석한 결과 매출 5000억원이 넘는 상장사 중 개인 최대 주주 지분이 50%가 넘는 곳은 남양유업이 유일하다. 홍 회장은 상장사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34명 중 지난해 급여가 가장 높은 최대주주로 나타났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사내이사 가운데 3명이 홍 회장, 홍 회장의 모친 지송죽 씨, 홍 회장의 아들 홍진석 상무다.


홍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후 남양유업은 사내이사 4명 중 3명이 물러난 상태다.


이광범 대표이사는 홍 회장 사퇴 전날인 3일 임직원에게 메일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후임 선정 시까지만 대표직을 유지한다. 마케팅 총괄 담당자인 홍 상무는 회삿돈 유용 의혹까지 불거져 지난달 보직 해임됐다.


그러나 비대위 출범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홍 회장의 등기이사직 사임 여부와 지분 매각 등에 대한 부분이 언급되지 않아 비대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실제 홍 회장은 지난 4일 “회장직을 내려놓고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경영 개선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한 비대위원장을 내부 인사로 선임한 만큼 남양유업의 혁신에 속도가 붙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은 탓에 단기간 쇄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해 논란이 불거졌다.


남양유업은 이번 사태와 관련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세종시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의 2개월 영업정지 처분도 사전 통보한 상태다. 세종공장은 남양유업 제품 생산의 40%가량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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