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수수료 1200%룰’, 업계 간 분급 차이 분쟁…“상생 변화 필요”

산업1 / 문혜원 / 2021-05-10 17:34:38
일부 손해보험사, ‘예정손해조사비’ 슬그머니 인상에 “꼼수 아니냐” 의심
일각서 “수수료규정, 유지중심의 장기계약 관점 제도적 개편해야” 지적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올해 금융당국이 시행한 ‘초회 수수료 1200% 룰’ 규정 때문에 보험 현장에선 혼란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1200%룰’은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첫 해 수수료가 계약자가 납입하는 월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이다. 설계사가 종신보험 등 보장성 보험을 팔고 받는 첫해 모집 수수료를 월납보험료의 1200%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 8월 초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보험상품 사업비와 모집수수료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부터 감독규정 개정이 시행되면서 손해보험사에 이어 생명보험사 등 대부분의 보험사가 수수료 규정을 개정 운영 중이다.


문제는 ‘장기냐 단기냐에 따른 분급차이’에 의한 분쟁과 혼란이 초래된 가운데 일부손해보험사가 예정손해조사비를 슬그머니 올려 규제 대상이 아닌 ‘2차년도 판매수수료’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꼼수’라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는 것.


또 일각에서는 ‘수수료1200룰’이 제도적 허점으로 인한 또 다른 불합리한 사업비 관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면서 제도가 정착되려면 보험사와 GA사간의 수수료계정 관련 계약유지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해 상생협력 촉진을 위한 시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당국이 1차년도 계약 판매수수료를 제한하는 규정을 내놓자, 일부 손보사들은 영업비중이 높은 GA사와 수수료경쟁을 하기 위해 이달부터 종합형 장기보장성 보험상품에 ‘2차년도 판매수수료’를 많게는 200~300%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통상 2년차에 접어든 계약에 대한 판매수수료는 100∼150% 수준이지만 공격적 영업을 펼치는 보험사는 200∼350%까지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형 장기보험상품은 어린이보험, 운전자보험, 건강 보험 등이 속한다.


실제로 어린이보험을 비롯한 운전자보험, 암보험 등 보장성보험료가 10% 인상되기도 해 이 같은 보험 상품을 주력해 판매하고 있는 주요 보험사들이 관련 보험 상품에 대한 수수료를 올렸다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A보험사의 경우 그간 ‘예정 손해조사비’ 등을 과도하게 책정한 후 남은 손해조사비를 판매수수료 영업에 활용한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예정 손해조사비는 납입 보험료에서 피보험자의 보험사고(피해) 조사에 쓰고자 미리 떼는 비용이다.


하지만 이들 보험사들은 무조건 수수료를 올리기보다는 조건수준에 맞는 구성방안을 옵션에 추가해 구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1년차 모집수수료가 상한만 규제된 것이어서 다음해 보험사와 GA가 어떤 계약을 어떻게 맺느냐는 자율이니 불법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일례로,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부터 GA업계 1위인 지에이코리아와 장기 유지율에 따른 과감한 인센티브 지급 방안을 추진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삼성화재는 유지율이 좋으면, 수수료 더 주는 식의 작성계약을 먼저 펼친 것이다.


이는 당국의 1200% 규정 적용 전 분급형 수수료 적용 관련 사전 테스트하기 위함이었다.


삼성화재는 1차년도 수수료 비중을 84%에서 65%로 낮췄으며, 유지율 영향을 많이 받는 2차년도 비중을 16%에서 35%로 높였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상품이 타 금융상품과 달리 장기유지로 인한 계약이기 때문에 만약 초기 계약시 수수료를 많이 주게 되면, 갑자기 해지할 경우 손해가 발생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지책에는 효율적일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국의 규정이 첫 회는 1200%로 적용하지만 이후에는 각 사별 자율 계약에 맡기고 있다 보니 이에 일각에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2차년도 보험수수료 역시 오르게 되면 과다경쟁 출혈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이러한 규정변경이 외려 자회사GA 강화방안과 맞물려, 보험사 판매채널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장 대형GA의 경우, 초년도 수수료 지급율 하락으로 단기적으로 3~5%의 매출 감소 효과가 예상되지만, 상대적으로 GA업계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이다.


김대한 동아대학교 금융보험학 교수는 “예정이율 인하로 인한 보험료 인상효과가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당국 역시 2차년도 수수료에 대한 감독규정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교수는 보험사들은 규정으로 인한 ‘분급차이’에 의한 불안감을 갖기보다는 초기 계약시 판매수수료를 정해 끝까지 어떻게 유지율로 끌고 갈 것이냐에 대한 노력과 고민이 강구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이다.


김 교수는 “보험사들은 이번 규정에 대해 당장 영업이 안 될것 같다는 생각에 불안감으로 ‘조삼모사’(朝三暮四 : 눈앞에 보이는 차이만 알고 결과가 같은 것을 모르는 어리석음) 대응으로 일관하기 보다는 향후 많은 계약자들을 장기 유지해야 한다는 목적에 비중을 높여 상대적으로 함께 보험영업을 모색해야 하는 GA사와 상상협력으로 계약유지조건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에서는 수수료를 판매 중심으로 지급하면 각종 불건전 행위 관련 폐해가 발생되므로 수수료는 계약자 유지 중심의 장기분급으로 바꾸는 제도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교수는 “선진국 사례와 비교해도 우리나라만 판매중심 수수료 체계로 가고 있다는 점은 명백히 불합리하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면서 “수수료 규정을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해 유지관리비를 높이는 방안으로 책정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오 교수는 “보장성 보험의 경우 계약 첫 해 수수료를 월보험료 1200%를 제한하는 것은 사실 과도한 면이 있다”면서 “선진국들처럼 초년도 수수료를 50%미만으로 제한하고 유지계약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는 2차년 이후 추가 모집수수료 지급이 가능해 수수료 총액 제한은 현재 감독규정에서 제외돼 있어 적정 수준의 수수료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해약 시 공제액이 적어질수록 소비자에게 유리해 표준해약공제액의 80% 이상을 공제하는 보장성보험만 해당 기준을 충족하도록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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