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반 우려 반’ 닻 올리는 LX그룹…승부사 구본준의 승부수는?

산업 / 신유림 / 2021-04-15 14:41:49
LG상사, 그룹 5개 사 총매출 55.4%…기존 사업 한계 속 신사업 성과가 미래 좌우
해상·항공물동량 1위 업체 판토스 상장으로 자금 확보 전망…그룹명 분쟁도 숙제
구본준 회장 (자료=LG)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LX그룹이 다음달 1일 출범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룹사들이 영위하는 사업이 지닌 한계성과 신사업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다만 이미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구본준 회장의 리더십은 기대를 걸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LG그룹은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 자회사 인적분할과 신규 지주사 LX홀딩스 설립을 의결했다.


LX그룹은 지주사인 LX홀딩스가 이들 네 개사를 지배하고 종합물류사인 판토스를 LG상사의 자회사로 두는 구조다.


그룹의 얼굴은 국내 5대 종합상사 중 하나인 LG상사다.


LG상사의 지난해 매출은 11조2800억원으로 LX그룹 5개 회사 총매출 20조3500억원의 55.4%를 차지한다. 영업이익은 1598억원으로 전체 5376억원의 30%다. 다만 영업이익률이 1.4%에 불과해 성장에 한계를 노출했다는 점은 아쉽다.


LG상사가 지난달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목적을 변경한 것도 이 때문이다.


LG상사는 ▲친환경 사업을 위한 폐기물 수집 및 운송·처리시설 설치 및 운영 ▲전자상거래·디지털 콘텐츠·플랫폼 등 개발 및 운영 ▲의료검사·분석 및 진단 서비스업 ▲관광업 및 숙박업 등을 추가했다.


그중 가장 주목받는 부문은 폐기물과 관련한 사업이다. 판토스와의 연계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판토스는 비상장사이긴 하나 해상, 항공운송 물동량 국내 1위 기업이다. 그만큼 LX그룹 내 위상도 비중이 크다. 매출기여도는 20.6%, 영업이익기여도는 20%로 LG상사에 이어 각각 두 번째로 높다.


또한 판토스는 국제항공운송협회가 발급한 ‘의약품 항공운송품질인증’을 획득한 국내 유일의 회사다. 이는 코로나 백신, 치료제, 진단키트 등을 실어나를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는 뜻으로 향후 의약품 운송이 본격화하면 판토스와 LG상사의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LG하우시스는 건축자재를 취급하는 회사다. 매출은 3조원대로 안정적이나 영업이익률은 2.3%에 그쳐 LG상사 다음으로 낮다. 영업이익(710억원)기여도는 13.2%로 그룹 내에서 가장 낮다.


다만 약점으로 지목되던 자동차 소재 부문(매년 200~400억원 적자)을 연내 매각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실리콘웍스는 팹리스, 즉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로 그룹 내 영향력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 매출은 1조1600억원, 영업이익은 942억원으로 기여도는 각각 5.7%, 17.5% 정도다.


다만 4차산업이 본격화하고 반도체 수요가 폭등할 경우 성장 가능성은 열려있다.


LG MMA는 석유화학 제품의 하나인 MMA(Methyl Methacrylate·메타크릴산메틸, 메틸메타크릴레이트, 치과 치료·렌즈 등에 사용되는 유기화합물) 전문 생산기업이다.


매출은 6655억원으로 그룹사 중 가장 적지만 영업이익률(15%)이 상당히 높아 영업이익(999억원)기여도는 LG상사, 판토스 다음이다.


문제는 그룹 전반의 성장동력이 과연 얼마나 클 것인가다.


이들 회사의 자산을 합치면 약 8조원으로 국내 50위권에 해당하는 중견기업이다. 즉 사측이 밝힌 신사업의 성과가 그룹의 미래를 좌우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장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LX그룹이 판토스의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구 회장은 과거 LG전자, LG화학, LG그룹 등에서 뛰어난 경영 성과를 보이며 ‘승부사’라는 수식어를 남겼다. 그만큼 그가 새로 출범하는 LX그룹의 위상을 높일 거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다만 그룹명과 관련한 분쟁은 당장 풀어야 할 숙제다.


LX는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명칭이 같다. 이에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지난 14일 신설 지주사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LG그룹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1항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LX그룹은 지주사 LX홀딩스 외에도 계열사명을 ▲LX글로벌(LG상사) ▲LX판토스 ▲LX하우시스 ▲LX세미콘(실리콘웍스) ▲LX MMA 등으로 바꿀 예정이다.


공사 측은 “이는 기존 한국국토정보공사가 10여년간 사용한 이름과 똑같아 공사를 이용하는 100만명의 국민에게 혼동과 혼선을 초래한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LG그룹 측은 사업활동이 겹치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답변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앞서 한국테크놀로지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가 홍역을 치렀다.


과거 한국타이어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한차례 사명을 변경했는데 당시 코스닥 상장사인 한국테크놀로지는 자사와 이름이 같아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2020년 5월 법원에 상호 사용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 최종 승소했다.


문제는 당시 ‘원조’ 한국테크놀로지는 샤오미의 국내 총판으로 한국타이어와 전혀 다른 사업을 영위했다는 점이다. 결국 한국타이어는 다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를 고려하면 신설법인 역시 LX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한국국토정보공사가 민간기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신설법인의 의지가 관철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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