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압박에 난감한 정부…‘구글 갑질 방지법’ 물거품 되나

산업 / 김동현 / 2020-12-14 10:59:28
USTR, 주미한국대사관에 우려 제기…“특정기업 표적·통상 문제”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미국 정부가 최근 한국에서 입법이 추진 중인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과 관련, 통상 문제 등을 거론하며 우리 정부 측에 우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14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주미한국대사관은 지난달 3일 외교부를 비롯한 산업통상자원부·방송통신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부처에 ‘구글 등의 앱스토어 운영정책 관련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부 유선통화 결과’ 제하의 공문을 보냈다.


기밀로 분류된 이 문건은 주미한국대사관 상무 라인과 USTR 부대표 간 통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공문에는 현재 한국에서 논의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특정 기업을 표적으로 하고 있어 우려되며, 통상 문제 등에서 국익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USTR 부대표부의 발언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USTR은 양자·다자간 무역 협상을 수행하고 정부 내 무역 정책을 조율하는 등 기능을 가진 정부 기관이다. 최근 국내에서 촉발된 ‘구글 수수료 논란’에 맞서 미국 정부 차원의 자국 기업 보호 압박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구글이 내년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유통하는 모든 콘텐츠·앱에 자사 결제방식을 일괄 적용해 30% 수수료를 물리기로 하면서 국내 인터넷 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후 앱 장터 운영사가 자사의 인앱결제 시스템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앱 개발사는 모든 앱 장터에 동등하게 앱을 올려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일련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다수 발의했고, 10월 국정감사 때만 해도 통과에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 들어 야당 측이 자유무역협정(FTA) 저촉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돌연 신중론으로 돌아섰고, 법안 처리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당사자인 구글과 주한 미국 대사관 측이 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정·관계에 총력 로비를 펼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간 주한 미국 대사관은 자국 내 기업, 특히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MS)·페이스북 등 IT 공룡의 이익에 반하는 입법 등에 대해 공공연하게 반대 의견을 밝혀왔다.


전 의원은 “미국 측 우려를 전달받았음에도 과기부·공정위 등 관계부처가 사실상 묵인하고 있었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며 “법 개정과는 별개로 현행 공정거래법·약관규제법으로도 충분히 제재가 가능하다는 다수의 전문가 의견이 있는 만큼 현재 진행 중인 공정위 조사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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