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최근 안내견 거부 논란으로 화두에 오른 롯데마트는 소비자들에게 또 한 번 실망감을 안겼다. 바로 ‘사과문’ 때문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다중이용시설에 출입하려는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서울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매니저로 보이는 직원이 장애인 보조견 표지를 부착한 안내견의 입장을 막아서고, 봉사자에게 고성을 질렀다는 목격담이 올라온 것이다.
항의가 빗발치자 롯데마트는 소셜미디어(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롯데마트 측은 “롯데마트 잠실점을 내방한 퍼피워커와 동반고객 응대 과정에서 견주님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며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를 계기로 롯데마트는 장애인 안내견뿐만 아니라 퍼피워커에 대한 지침 및 현장에서의 인식을 명확히하고, 긴급 전사 공유를 통해 동일사례가 발생치 않도록 적극 대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사과문에 직원의 잘못을 인정하고, 동일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조치를 취한다는 점은 좋은 부분이다. 사과문을 게재한 다음 날에는 롯데마트 전 지점에 안내견 출입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하지만 사과문을 본 소비자들은 다시 한 번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그들은 “이게 사과문이냐”, “매니저는 어떤 조치를 내렸는지 등 사과문에 정확한 사실이 없다”, “해당 매니저가 직접 고객에게 사과는 했나”, “롯데 불매하겠다”며 성토했다.
이어 “롯데마트의 사과문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설명이 없고, 사건 발생 후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명확한 사실이 없다”며 “이런 일이 발생한 이후 동일한 사례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고 무성의한 사과문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올바르고 명확한 사과문을 작성한 다른 예시를 함께 비교하기도 했다. 많이 비교됐던 예시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과문이다. 이 부회장의 사과문은 ‘정석’이라고 불릴 만큼 대중의 입에 오르내렸다.
지난해에는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가 진정성있는 사과로 주목받았다. 무신사는 양말을 홍보하면서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사건을 희화화한 문구를 사용했다. 비판이 일자 당일 게시물을 삭제하고 다음 날 바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무신사 측은 “해당 문구가 엄중한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홍보 목적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며 사건 경위와 사후 조치를 설명했다.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를 방문해 사과하고 담당 직원을 징계했다. 또 역사 강사를 초청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근현대사와 민주화 운동 교육을 했고, 모든 과정을 SNS를 통해 알렸다.
명확한 사과문에는 사과만 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피해자를 신경 쓰고 걱정하고 있다는 진심과 발생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있다. 또한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문제의 원인이 된 시스템이나 제도를 바꾸겠다는 약속도 있다.
앞서 있었던 사건을 감추고, 가리기 급급해하기보다 구체적인 사실과 대처를 명확히 밝히는 사과문이 소비자에게 더 믿음직한 사과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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