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조 만도지부, 특정경제범죄 혐의 정회장 고소
만도, 부실계열사인 한라건설을 지원은 신용공여 해당
“‘만도-마이스터-한라건설’ 순환출자구조로 편법 동원”

경제개혁연대 측은 만도가 한라그룹 모회사인 한라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같은 계열사인 (주)마이스터를 통해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요건에 해당돼 해당 규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라건설은 2011년, 2012년에 적자를 기록 부채비율이 560%에 달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82억원에 불과해 부실계열사로 떠올랐다. 이후 만도의 한라건설 지원으로 재무구조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앞서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5월8일 만도가 한라건설의 유상증자에 100% 자회사를 통해 참여한 것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부당지원 여부에 대해 조사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어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지난 5월30일에는 전국금속노조 만도지부(이병수 지부장)가 이와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배임 혐의로 정 회장과 박윤수 마이스터 대표를 고소했다.
노조 측은 외환위기 시절 흑자부도가 났던 만도기계가 노동자들의 고통을 통해 지금의 만도로 성장할 수 있었지만, 정 회장이 경영권을 다시 잡으면서 과거 유사한 방식으로 기업을 부실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라건설 부당지원, 상법서 금지한 ‘신용공여’에 해당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라건설은 지난 4월12일 정몽원 회장과 마이스터를 대상으로 총 3435억4600만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최대주주인 정 회장이 보통주로 50억원, 마이스터가 보통주·우선주 각각 3385억원을 인수했다.
이에 앞서 마이스터는 한라건설의 유상증자 참여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같은 날3786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마이스터 지분 100%를 보유한 만도가 이날 전량을 인수하면서 한라건설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됐다.
한라그룹이 갖고 있는 ‘한라건설→만도→마이스터→한라건설’의 순환출자구조를 이용해 공정거래법의 상호출자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상법 제549조의9에 의거 상장회사는 주요주주 및 그의 특수 관계인, 이사 및 업무집행관여자, 감사를 ‘상대방으로 하거나 그를 위하여’ 신용을 공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신용공여가 일반적인 거래에 비해 회사의 자본충실을 해치고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인데, 동 규정을 위반할 경우 상법 제624조의2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제개혁연대는 “만도의 한라건설 지원은 유상증자 참여시 자금을 내부자금이 아닌 차입금으로 조달해, 마이스터에 출자하지 않으면 부담하지 않았을 사채 및 단기차입금을 증가하게 만들어 이자비용을 상승하게 했다”며 “만도의 순이익 감소나 부채비율 증가 등 재무건전성을 악화시켜 만도 경영진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입장이다.
이는 상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신용공여의 한 형태인 ‘거래상 신용위험이 따르는 직간접적인 거래’로서, 대통령령이 정한 ‘출자의 이행을 약정하는 거래’에 해당한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한라건설이 국내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하고 제3자 배정으로 전환한 시점과 여기에 참여한 마이스터가 자금조달을 위하여 유상증자 결의를 한 시점이 올해 4월12일로 동일하며 한라건설의 유상증자 금액과 마이스터의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이 동일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사실상 한라그룹 동일인인 정몽원 회장 내지 그룹의 결정으로 한라건설을 지원한 것임을 알 수 있다”며 “이는 명백히 만도가 부실계열사인 한라건설을 지원한 것으로, 상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신용공여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 마이스터 ‘유한회사’ 전환으로 ‘시끌’
그러나 여전히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이 문제가 되자 마이스터는 지난 4월26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한라마이스터 유한회사’로 전환, 5월30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면서 논란은 더욱 불거졌다.
유한회사는 50명 이하의 유한 책임 사원으로 구성되며 전사원이 자본에 대한 출자 의무를 갖는 회사다. 주식회사와 달리 외부감사 대상에 적용되지 않는다.
한라그룹의 이 같은 결정은 만도와 한라건설이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요건에 해당돼 의결권이 소멸될 상황에 놓여있어서다. 상법 제369조 3에 따르면 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의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
두 기업이 상호주 요건을 갖춘 데에는 만도가 마이스터를 통해 한라건설 유상증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만도는 순화출자상 한라건설에 대한 지분율이 5.41%에서 15.86%로 상승했다. 또 한라건설은 만도의 지분 19.99%를 보유해 상호간 지분율이 10%를 넘어 상호주 요건에 해당됐다. 이는 주요주주인 한라건설을 상대방으로 해서 신용을 공여한 것으로 한라건설의 만도 지분 의결권이 소멸되고 지분율이 줄어 정 회장의 지배력이 약화되는 상황에 처하게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마이스터의 유한회사 전환 이유에 대해 정 회장의 지배력 강화 측면도 있지만, 상호문제가 주식회사에만 적용된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요 경영정보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서 제외돼 감사보고서를 공시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라그룹 측은 “경제개혁연대가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것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이에 대한 사실여부와 진행상황 모두 잘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마이스터가 유한회사로 전환한 것에 대해 “법에 문제가 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왜 그런 논란이 불거졌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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