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초부터 먹구름 우리카드 다시 격랑?

산업 / 황혜연 / 2013-07-08 13:29:53
우리카드 정현진 사장 퇴진 내막

▲ 지난 5월 우리카드 배구단 강만수 감독 계약식 및 기자회견에서 인사말 하고 있는 정현진 사장


[토요경제=황혜연 기자] 우리카드의 순항에 제동이 걸렸다. 우리카드는 출범 초부터 금융당국 인가, 사무실 입주 차질, 대표 선임, 드림식스 배구단 인수전 등 각종 악재에 시달렸다. 급기야 이번엔 취임한지 3개월 채 안된 우리카드의 첫 번째 수장 정현진 사장이 전격퇴진하며 갈 길 바쁜 우리카드의 뒷덜미를 잡았다. 출범한지 1년도 채 안돼 ‘불안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우리카드가 거친 격랑속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바람 잘 날 없는 우리카드


지난 4월 우리금융그룹(회장 이순우)의 13번째 자회사로 출범한 우리카드는 당시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출범 초기부터 우리카드는 순탄치 못했다.

우리카드는 당초 올 3월 초 출범 예정이었으나 본사 예정 건물로의 입주가 차질을 빚으면서 4월 1일에야 출범할 수 있었다. 출범 전부터 문제가 제기됐던 대표 선임도 출범 3일전에 결정되는 등 난항을 겪으며 첫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배구단 인수 문제로 또 한바탕 곤혹을 치렀다. 지난 3월 우리카드는 ‘드림식스’ 남자배구단 공개입찰에서 인수기업으로 확정된 이후 초대 사령탑에 강만수 감독을 선임하는 등 출범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지난 14일 이순우 회장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배구단 인수 백지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게다가 인수 포기시 물어야 하는 수십억원의 위약금을 지급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배구계의 거센 반발은 물론 우리카드의 신뢰성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드림식스 인수 포기 논란으로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우리카드는 당초 약속대로 드림식스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출범 초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어느 정도 정돈해 나가고 있던 우리카드가 이번엔 초대 사장이었던 정현진 사장 퇴진으로 또다시 난항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우리금융지주는 계열사 대표 13명 가운데 11명을 교체하는 인사방침을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금융당국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우리금융은 지난 22일 우리카드 정 사장에게 퇴진을 통보했다. 지난 4월1일 우리카드의 출범과 함께 운전대를 잡은 정 사장이 재임기간 3개월을 채 넘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우리카드의 순항에 제동이 걸렸다.


◇ 민영화 앞둔 우리카드, 리더교체 치명적으로 작용할듯


사실 정 사장은 우리카드 사장에 취임하면서 ‘체크카드 영업’에 방점을 찍고 운영해 나갈 것을 천명했지만, 출범 초 1달여간 주력상품인 ‘듀엣 플래티늄 카드’의 발급수가 6만여장에 그치며 저조한 실적을 보였었다. 출범 막바지에나 사장 선임이 확정되고, 직원들의 직무 배치도 이와 비슷한 시점이 이뤄지는 등 출범 전 준비 작업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업 및 마케팅 경력 직원을 확충하고 TV광고를 시작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이달 초까지 ‘듀엣 플래티늄 카드’가 가입고객 30만 명을 돌파하며 자리를 잡아가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같이 사업 확장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리더의 부재와 교체는 민영화를 앞두고 최대한 실적을 높여야 하는 우리카드에게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카드 측은 추후 카드사 마케팅 전략에 대해 “체크카드 기반으로 영업활성화에 나서겠지만, 처음부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으로 할 계획은 없다”며 자신 없는 입장을 밝혔다.


◇ 정 사장, 3개월도 안돼 하차 뒷얘기 무성


정 사장이 갑작스런 퇴진 통보를 받으면서 금융권에선 그 배경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다. 먼저 정 사장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회장의 최측근 인물로 이순우 회장으로선 다소 부담스럽지 않았겠냐는 해석이다. 또 이 전 회장이 주도했던 우리카드의 남자 프로배구단 인수에 대해 이순우 회장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백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 회장과 정 사장 간의 갈등이 깊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정 사장은 과거 우리은행장 자리를 놓고 이순우 회장과 경합을 벌였던 인물로, 코드인사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리카드 출범 작업을 주도한 정 사장의 경우 CEO로서 제대로 된 평가 한 번 받지 못한 채 ‘최단명 CEO’라는 불명예만 안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대해 우리카드 전략기획부 구동진 팀장은 “정현진 사장 퇴진은 배구단과 별개의 문제”라고 말하면서도 “인사와 관련된 부분은 알 수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퇴진 사유는 모른다”고 일축했다. 또 정 사장의 후임에 대해 “강원 우리기업 대표와 유중근 우리은행 부행장이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각종 구설로 조직 안팎의 평가가 사늘해진 상황에서, 우리카드를 새로 맡게 될 수장의 어깨도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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