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추천도서]『냉전 시대의 미실행 작전』

문화·라이프 / 이완재 / 2013-06-10 17:18:33
소련과 미국이 이랬더라면 지금쯤 역사는?

[토요경제=이완재 기자] 1945년부터 1991년까지의 미실행 작전들을 알아보다! 나토의 소련에 대한 핵공격,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서유럽 공격, 고양이를 활용한 엿듣기, 우주에서 핵폭탄 터트리기……. 믿기 어렵겠지만 미국과 소련 모두가 이런 작전들을 진지하게 수립했다. 이 책은 냉전 시대 실행될 뻔했고 그랬다면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을 수도 있었던 가장 비밀스럽고 충격적인 작전에 관한 이야기다. 여기에는 하코보 아르벤스 과테말라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미국의 계획, 캐나다 기마경찰의 ‘빨갱이 사냥’인 프로펀크 계획, 북베트남에 있는 군사목표와 산업목표에 대한 핵폭격 계획까지 포함되어 있다.

냉전은 24시간 TV 뉴스가 등장하기 한참 전에 벌어졌다. 냉전의 시작과 끝은 어느 모로 보나 강렬한 충격을 주었지만, 그만큼 성격도 모호했다. 전체 세대에 걸친 적대감이 대체로 군사 부문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적 현실까지 규정했다. 세월이 흘러도 이런 적대감을 이해하기는 더 어렵기만 하다. 터지지 않은 전쟁인 냉전 전체가 일종의 ‘미실행 작전’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점점 더 그렇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 책은『가짜 전쟁』의 후속으로 기획되었다. 흥미롭게도(한편으로는 난처하게도) 두 책은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다. 제2차 세계대전은 아주 명백하게 벌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은 처음과 중간과 끝이 분명한 전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화하더라도) 우리 모두 이런 사실을 느끼고 이해한다. 전체적인 이야기 안에는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존재한다. 전체적으로 전개되는 드라마에 사건과 작전들이 배치되는 것이다. 매우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정교하게 준비했지만 결국은 버려졌을 이러한 작전들은 궁극적으로 추진된 작전에 대한 매력적인 해설을 제공한다. 이 이야기는 중요한 행동에 대한 역설적인 여담이다. 역사적 이미지에 대한 네거티브 필름이다. 발발할 수도 있었던 전쟁을 감질나게 들여다보는 것이다.

더불어 각 작전이 수립된 배경을 설명하고, 실행했을 때 성공 가능성과 그것이 가져올 충격을 분석했다. 새로 공개된 공문서, 희귀 사진, 삽화와 지도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이런 작전들이 아주 진지하게 검토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각국 지도자와 냉전 당시 주요 인물들 사이에 오간 서신, 그리고 실제 작전 문서에서 발췌한 글도 싣고 있다. 200장이 넘는 사진, 문서, 삽화와 더불어 권위 있는 설명을 담은 이 책은 근현대사에 열광하는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다.

마이클 케리건 저, 박수민 역, 312쪽, 1만6000원, 시그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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