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신임 회장 내정, 과제와 전망은?

산업 / 유지만 / 2013-06-10 14:45:52
신임 회장에 임영록 KB금융 사장 내정

▲ 임영록 KB금융 사장이 지난 6일 KB금융 신임 회장으로 내정됐다. 내달 12일 주주총회에서의 최종 결정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노조가 “관치금융”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앞날이 평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KB금융이 신임 회장으로 임영록 사장을 내정하면서 임 내정자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당장 풀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어 당분간 쉽지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먼저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관치금융’이라며 강한 반발에 나서고 있어 노조와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한 지주회장이 교체되면 계열사 사장 및 임원이 교체되는 것이 관례인 만큼 연쇄 인사이동이 불가피할 전망으로, 이 과정에서 어윤대 회장 색깔 지우기에 나설 수도 있어 향후 후폭풍도 우려된다. 임 내정자는 지난 7일 첫 출근부터 노조의 반대로 출근저지를 당하는 등 수모를 겪었다.


◇내달 12일 주총서 최종 확정
지난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5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임영록 현 KB금융 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하고, 내달 12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임 내정자는 2010년 8월 KB금융 사장에 선임됐으며, 이전까지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 재정부 경제협력국·다자통상국·금융정책국 국장, 재경부 제2차관 등을 역임하며 공직에서만 근무했다.

임 내정자는 그 동안 어 회장이 조력자로 KB금융의 발전에 이바지해왔으며, 온화한 리더십과 함께 관료출신 특유의 균형감각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3년간 KB금융 사장을 역임하면서도 내부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도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을 제치고 임 내정자가 만장일치로 선정된 것에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 회장의 카리스마가 워낙 강해 임 내정자가 상대적으로 가려진 부분이 있다”면서도 “차기 회장으로써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추진력과 결단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조갈등 해결 급선무
임 사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KB국민은행 노조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돼 노조와의 갈등 해결이 첫 과제로 손꼽힌다. 자칫 농성이 장기화돼 상황이 악화되면 대외적으로 KB금융 이미지가 하락할 우려도 있다.

노조는 지난 3일부터 서울 명동본점에서 ‘관치금융 저지 긴급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새 정부의 금융권에 대한 관존민비의 그릇된 사고방식과 부실한 인사 검증시스템의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 인사사고”라며 강력 투쟁에 나설 뜻을 밝혔다.

노조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관료 출신도 전문성과 능력만 있다면 회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에 “모피아(전 재무부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인 임 사장을 통해 민간 금융회사를 장악하려는 관치금융으로 간주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한바 있다.


◇연쇄 인사이동 불가피…‘어윤대 회장 색깔 지우기’ 나서나
임 사장이 내정된 후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연쇄 인사이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지주회장이 교체되면 임원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하고 재신임을 받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차기 KB국민은행장으로는 최기의 KB카드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윤종규 KB금융 부사장과 김옥찬 국민은행 부행장 등도 거론되고 있다.

KB생명 김석남 사장도 거취가 불분명하다. 2008년부터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는 보험업계 장수 CEO 중 한 명이지만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KB국민은행 부행장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월 단행된 임원인사에서 부행장 10명중 5명이 교체됐다. 당시 KB국민은행은 쇄신차원의 인사라고 밝혔으나 내외적으로는 어 회장의 측근이 대거 부행장으로 발탁됐다는 반응과 함께 노조 반발도 있었다.

당시 인사에서 현 이상원 WM그룹 부행장은 글로벌사업부장에서 신성장사업그룹 부행장으로 두 계단을 뛰어올랐다. 부장에서 부행장으로 직행한 사례는 지난 2004년 양남식 당시 서여의도 법인영업부장이 개인영업2그룹 부행장에 선임된 후 처음으로, 이 부행장은 어윤대 회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또한 어 회장은 취임 후 노조와의 관계에서 당시 HR그룹 상무였던 강용희 현 영업그룹 부행장에게 힘을 실어줬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HR그룹 부행장으로 승진한 김형태 부행장은 어 회장과 고려대 동문이다.

이 외 KB카드, KB투자증권, KB자산운용, KB부동산신탁, KB인베스트먼트, KB신용정보 등 계열사 사장들의 거취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회장이 교체되면 계열사 사장 및 임원들이 교체되는 것은 통상적 관례”이라며 “임 내정자가 KB금융을 자신만의 색깔대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 어 회장의 측근들을 배제한 인사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인사를 단행하면서 명확한 인사검증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더 큰 후폭풍에 시달릴 수도 있는 만큼 공정한 인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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