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는 가야하는데 보증금을 못 받아…

산업 / 유상석 / 2013-05-27 11:42:44
유상석 기자가 들려주는 부동산 상식 (41)

Q. 아직 대학생이던 2년여 전, 저는 학교 인근의 한 원룸에 임대차계약을 맺었습니다. 전입신고를 마치고 확정일자를 받아두는 등,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마쳐놓았지요.

지금은 학교도 졸업하고, 취직도 성공한 상태입니다. 졸업 문제와 구직 문제가 모두 해결돼 다행이긴 한데, 아직 한 가지 걱정거리가 남아있습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세종시로 발령받게 됐는데, 이 원룸은 서울에 있다는 겁니다. 원룸 주인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의 의사를 밝히고, 보증금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으나, “새 임차인을 구해야만 보증금을 반환해줄 수 있다”는 말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는데, 문제는 그 기간 동안 제 ‘대항력’을 지킬 수 있을지 걱정된다는 점입니다. 서울에서 세종까지 출퇴근하려니 너무 불편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소를 서울로 유지한 채 세종시에 사는 것도 꺼려지고요. 그렇다고 이제 와서 임차권 등기가 될 리도 없고… 방법이 없을까요?
(인터넷 독자ㆍangry****)


A. 취직이라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신 점, 우선 축하드립니다. 타 지역으로 이전해야 할 상황인데, 현 거주지의 보증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골치 아픈 상황이시군요.

‘이제 와서 임차권 등기가 될 리도 없고…’ 라고 말씀하셨는데, 임차권 등기를 하실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주택임차권등기명령제도’를 활용하시는 방법인데요.

이 제도는 임대차가 종료됐음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나 협력 없이 단독으로 임차권 등기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원래 등기는 임차인과 임대인이 공동으로 신청해야 이루어지는데, 이런 경우 임대인이 순순히 등기 요구에 응할 리가 없지요. 혼자서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제도의 특징입니다.

임차인이 임차주택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ㆍ지방법원지원 또는 시ㆍ군법원에 주택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등기가 마쳐지면, 그 등기와 동시에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생깁니다. 귀하의 경우처럼 이미 대항력이 취득된 경우에는 원래의 그 권리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따라서 법적 절차 등에 의해 해당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귀하의 권리가 그대로 보존돼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새 임차인이 빨리 구해지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도 귀하의 법적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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