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는 지금 노른자위 '땅동네'

문화라이프 / 유지만 / 2013-05-27 09:32:18
충북 음성 '꽃동네' 부동산 투기 논란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1976년 ‘사랑의 집’으로 시작해 국내 최대의 복지시설로 성장한 충북 음성의 ‘꽃동네’가 또다시 부동산 투기 논란에 빠졌다. 실제로 <토요경제>가 확인해 본 결과 꽃동네는 혁신도시와 동서고속도로 음성 나들목이 들어설 자리에 부동산을 매입했다. 지난 1998년 부동산 매입으로 한 차례 구설수에 오른 이후 다시 대규모 토지 매입에 손을 댄 것이다. 기부자들의 후원금을 받아 살림을 꾸려간다는 꽃동네가 무슨 돈으로 대규모 부동산 매입이 가능했는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 1998년부터 토지 매입 의혹 ‘구설수’

▲ 2200여명의 환우들을 수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 복지시설 ‘꽃동네’의 부동산 매입이 계속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꽃동네를 운영하고 있는 오웅진 신부는 지난 1998년 국정감사에서 “더이상 꽃동네를 확장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꽃동네의 확장은 진행 중이다. 사진은 꽃동네 오웅진 신부.
꽃동네의 부동산 문제가 처음 불거진 시점은 지난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충북도 국정감사에서는 “음성군 일대의 부동산을 꽃동네가 전부 매입하고 있다”며 문제가 제기됐다. 이 문제는 결국 검찰 수사로까지 이어졌다. 2003년 8월 검찰은 꽃동네의 설립자인 오웅진 신부를 업무상 횡령·사기,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농지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이 사건을 수사했던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오씨가 꽃동네 후원금 등 관련 계좌로부터 가족들 명의의 계좌로 10억원 이상의 돈을 입금한 사실과 가족들이 출처가 밝혀지지 않은 수억원대의 거금을 직접 가족 계좌로 입금한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오씨 가족들 소유로 확인된 부동산은 충북 청원군 현도면 청원 IC 부근, 상삼리, 문의면, 부용면, 남이면 일대의 대지와 논, 밭 등 수만평에 이르는 땅이다.

98년 국감에서 제기된 의혹은 부동산 매입 문제만이 아니었다. 부동산 문제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자금출처와 관련된 문제들도 제기됐다. 당시 검찰은 전국 13개 금융기관 본사로부터 오씨와 관련된 14개 계좌의 10년간 거래내역을 확인했다. 그 결과 꽃동네 후원금 등이 오씨 가족들의 계좌로 한번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10억원 이상의 돈이 흘러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가 진행되자 오씨측의 은폐의혹도 불거졌다. 2002년 12월초 오씨측은 ‘검찰의 편파적인 수사로 꽃동네와 오씨가 피해를 보고있다’며 청와대, 법무부, 대검, 청주지검 등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부동산 등기의 경우 명의 전환을 하는 등 비리의혹에 대한 은폐시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98년 10월 28일 국정감사 이틀전 오 씨는 자신의 명의로 된 일부 부동산에 대해 재단법인 앞으로 근저당을 설정하면서 회계감사에 대한 지적을 받았고, 이를 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로부터 4년 뒤인 2002년말 검찰의 내사가 진행되자 오씨는 자신의 이름으로 등기된 일부 부동산에 대한 증여를 원인으로 ‘재단법인 청주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 앞으로 명의를 전환했다. 당시 검찰은 “오 씨가 명의를 전환했다는 점이 스스로의 혐의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차후 명의를 전환한다해도 혐의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가는 법정 공방 끝에 결국 오신부의 무죄로 일단락났다. 지난 2007년 12월 대법원은 “음성군으로부터 받은 보조금은 수도사 개인이 아닌 수도회 기금으로 입금되어 복지시설 운영 보조금으로 쓰였고, 각 수도자들이 보조금 신청 시 등록한 소임과 다른 일을 했지만 꽃동네를 위해 일했기 때문에 사기나 보조금 관리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 꽃동네측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국고 보조금을 편취하려 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 한동안 잠잠하다 다시 토지 매입 왜?
무죄 판결이 나온 뒤 한동안 조용히 있었던 꽃동네 측은 다시 대규모 토지 매입에 나섰다. 취재 결과 꽃동네는 ‘농업회사법인 꽃동네 유한회사’를 통해 토지를 매입했다. 꽃동네 유한회사는 오신부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윤시몬(윤숙자) 수녀를 대표이사로 내세워 2009년에 설립됐다. 회사의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자본금 약 89억원에 사업 목적은 ‘농축산물의 생산 및 판매’로 소개돼 있다.

꽃동네 유한회사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집중적으로 토지를 매입했다. 면적으로 따지면 총 10만여평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며 맹동면 인곡리, 음성읍 동음리, 금왕읍 용계리, 청원군 오창읍, 괴산군 사리면, 청주시 내덕동 등 177필지에 이르는 넓은 땅이다. 이 중 꽃동네 유한회사에 오신부가 26필지, 윤 수녀가 1필지를 현물 출자했다.

오는 8월 개통될 예정인 음성 나들목 인근의 토지도 꽃동네 유한회사가 가지고 있다. 본래 이 땅은 꽃동네의 수사와 수녀들이 소유하고 있던 땅이었다. 명의자인 꽃동네 수사와 수녀들은 지난 1998년부터 99년까지 해당 토지를 집중 매입했는데, 총 18필지 규모로 3만9791㎡(약 1만2036평)에 달한다. 이 18필지 중 14필지가 꽃동네 유한회사로 매매되었고, 나머지 중 두 필지는 꽃동네 유한회사의 이사에게 팔렸다.

음성 나들목의 땅이 주목받는 이유는 음성 나들목과 혁신도시 조성 사업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꽃동네가 음성 나들목 건설에 따른 시세 차익을 노리고 토지를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꽃동네 앞 도로 건너편에 위치한 터라 꽃동네 시설과 무관하다는 점도 의혹에 무게를 실었다. 인근 부동산에서도 “음성 나들목과 혁신도시 때문에 이 일대의 땅값이 치솟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한 꽃동네 측의 해명도 시원치 못하다. 꽃동네 측은 “재단법인은 토지를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수사와 수녀의 이름으로 소유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즉 수사나 수녀들의 명의만 빌렸을 뿐, 토지 매입에 쓰인 돈은 꽃동네 자금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상한 점이 또 나온다. 꽃동네 측의 설명대로 실제 자금원이 꽃동네라면, 왜 굳이 매매의 방식을 취했는지 의문이 생기게 된다. 이에 대해서 꽃동네 측이 해명한 내용은 기존의 설명과 배치되고 있다. 꽃동네는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법무사가 편의상 시키는 대로 했을 것”이라며 “수사와 수녀들이 개인적인 노동을 통해 번 돈으로 그 땅을 산 것이기 때문에 돈을 지불하고 (땅을)산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설명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 꽃동네 유한회사, 자본금 출처는?
꽃동네 유한회사에 출자된 자본금 89억원의 출처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복지법인은 영리업체를 자회사로 둘 수 없다. 만약 꽃동네의 후원금이 꽃동네 유한회사에 출자된 것이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꽃동네 측은 앞서 토지 매입 문제와 비슷하게 “수사와 수녀들의 자금”이라고 밝혔다. 꽃동네는 “수사와 수녀들이 이 땅에서 경작한 농산품을 요양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이것이 세무회계에 잘 잡히지 않아 편의상 꽃동네 유한회사를 설립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 땅 매입 과정에서 원주민 원성 사기도
그동안 꽃동네는 많은 땅을 매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꽃동네 환우들의 먹거리를 위해 농지를 구입했고, 일부 토지는 체력 단련 등 자활을 돕기 위한 용도로 매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꽃동네에 수용된 환우들이 총 2200여명인데, 몸이 불편한 이들이 이 많은 땅을 경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확인 결과 농사를 짓지 않고 있는 땅도 있었다.

음성군의 한 주민은 “꽃동네측에서 근처 땅을 사들이면서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에 물을 댄다는 이유로 관정을 여기저기 파 놓아 농사지을 물도 부족했었다”며 “꽃동네 뒤편 골짜기의 경우 물이 깨끗해 예전엔 개울물을 그냥 먹기도 했지만, 지금은 많이 오염돼 물놀이도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꽃동네가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과 마찰이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주민은 “꽃동네측이 한 과수원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소유주가 팔 의사가 없다고 전하자 환우들을 동원해 며칠동안 괴롭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웃 주민 또한 “꽃동네 인근에 땅을 샀다가 투기꾼으로 의심돼 세금이 엄청나게 나왔던 사람이 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꽃동네 측에서 신고를 한 거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 인근 금맥 광산 개발권 탈취 의혹까지
꽃동네는 근처 금광 개발업체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순금 74t 가량이 매장되어 있다는 충북 음성 금왕읍 일대 금광 개발을 둘러싸고 해당 금광 개발업체인 대륙광업과 12년째 소송 등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륙광업은 이 지역에 대한 광업권을 가지고 있지만 꽃동네 오웅진 신부와 마을 주민들의 반대해 부딪혀 개발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금광이 있다는 충북 음성군 금왕읍 일대는 예로부터 금이 많은 고장으로 유명했다. 1990년대 말까지는 국내 최대 금광도 이곳에 있었다. 2000년 초 음성관 금왕읍에 대한광업진흥공사의 지질 탐사팀이 내려가 탐사를 진행했다. 해당 부지는 대륙광업(전 태화광업)이 7호맥 1320만㎡(약 400만평)의 광업권을 가지고 있었다. 조사 결과 굉장히 많은 양의 금이 매장되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순금 74t이 매장된 것으로 파악된 것이다. 지난 3월 공개된 한국의 금 보유량이 84.4t(세계36)인 것에 비교해 볼 때 결코 뒤지지 않는 양의 순금이다. 시가로 따지면 약 5조원에 달한다. 대륙광업 측은 실제 매장량은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실이라면 어마어마한 부를 쥘 수 있는 ‘금맥’인 셈이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광업진흥공사의 결과만이 아니다. 이보다 앞선 1997년 일본 스미토모 광산개발에 의뢰해 실시한 광백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한·일 양국의 조사 결과가 모두 ‘대박’을 가리키자, 대륙광업은 일본에서 외자유치를 통해 60억원을 들여온 후 2000년 7월부터 본격적인 채굴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암초에 부딪혔다. 공사를 시작한 지 1년 정도 지난 무렵에 인근 주민들과 꽃동네가 채굴을 제지한 것. 꽃동네 오웅진 신부도 주민들이 점거한 갱도에 찾아오기도 했다. 주민들이 점거한 갱도에 진입해 공사를 진행하기란 불가능했다.

꽃동네와 주민들의 반대 이유는 ‘지하수 고갈’과 ‘환경 오염’등의 이유였다. 실제 주민들 중에는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며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꽃동네가 반대에 함께한 이유 중 하나는 광산을 개발하는 지역 전체 중 4분의 1가량이 꽃동네가 소유한 땅과 겹치지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절충점을 고심한 대륙광업은 해당 지역만큼의 광구 개발을 포기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또 의혹이 불거졌다. 꽃동네가 2001년 6월 제시한 ‘꽃동네 및 마을 주민의 대안’이라는 문서를 살펴보면, ‘수습을 위하여 그동안 대륙광업 측이 지출한 투자 비용과 명세액의 합계 중 합당한 금액을 지급하고 사태 해결을 하고자 함’이라고 명시돼 있다. 내용상으로 보면 대륙광업의 개발권을 넘기라는 뜻이다. 대륙광업 측은 “이 때부터 꽃동네가 금광 개발권을 노리고 있다는 의문이 생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꽃동네 측은 수차례 ‘꽃동네 식수 보호’외에는 다른 의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업권을 사려고 하는 이유는 같은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하지만 대륙광업 측은 “그런 이유라면 인근 골프장 건설도 반대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 반문하며 “골프장이 인근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 꽃동네는 반대하지 않고 있다. 이는 명백한 이중잣대”라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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