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관광객' 호텔 남아돈다?

산업 / 유상석 / 2013-05-13 10:50:23
‘비즈니스호텔’ 공급 과잉 우려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한류 열풍으로 외국인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핫(Hot) 아이템’으로 떠오르는 ‘비즈니스호텔’ 사업.

호텔신라ㆍ롯데호텔ㆍ프라자호텔 등 대기업들까지 앞다투어 진출하고, 정부도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대세’로 꼽히던 이 사업이 최근 들어 ‘공급 과잉’ 우려를 받고 있다.

단기간에 공급이 급증한데다 올 들어서 본격화된 엔저 영향으로 일본 관광객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비즈니스호텔업계에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 외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한 ‘비즈니스호텔’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한 대기업이 건설 중인 비즈니스호텔의 조감도(기사 내용과 무관함).
◇ 서울 지역, 올해부터 공급 과잉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실의 ‘서울 호텔시장 동향 및 수급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호텔 1일 객실 수요는 3만2491실로 추산된다. 반면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준공되는 호텔을 포함한 객실 수는 3만3511실이다. 처음으로 공급이 수요를 넘어선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들어 호텔 공급이 급격히 증가한 탓에 발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 2만5160실이었던 객실 수는 2012년 말 기준 2만7112실로 늘었다.
특히 올해는 총 6298실로 공급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2010년 이후 외국인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급격하게 증가한 호텔 인허가 물량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완공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여기에 이미 사업계획이 승인된 호텔까지 포함하면 2017년까지 연평균 4000실이 넘는 객실이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현재 사업승인을 받아 신축 중인 관광호텔은 86곳으로, 객실 수는 1만2705실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투자업계에서는 올 초부터 호텔이 공급 과잉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하는 상황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현재까지는 호텔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향후 공급이 예정된 호텔과 변화된 시장을 감안하면 시장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 호텔은 늘어나는데, 관광객은 ‘주춤’
호텔 공급은 늘어나는데 외국인관광객 증가세도 최근 들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10~20%대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외국인관광객 입국 추이는 지난해 11월 들어 2년8개월 만에 3.2%의 감소세를 보였다.

외국인관광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인 관광객(2011년 기준 전체 33.6%)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일본인 관광객은 지난해 9월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든 것을 기점으로 △10월 -20.7% △11월 -24.8% △12월 -24.0%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1월 -15.5% △2월 -2.2% △3월 -19.9%를 보이는 등, 일본인 관광객 수는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처럼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한일 양국 간 외교적 갈등과 북한 도발에 따른 안보위협, 엔화가치가 하락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실 관계자는 “엔저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일본인 관광객 감소세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나마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빠져나가는 일본인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도 언제 어떤 이슈로 급감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정확한 수요 분석과 상품 다변화 필요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K-POP과 같은 특정 문화상품과 일본ㆍ중국 등 특정 국가에만 치중된 우리 관광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엔화가치 하락과 같은 한 가지 이슈로 관광산업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급히 필요한 것은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맞춘 정확한 수요 예측 시스템 정립이다. 또 보다 다양해지는 관광객의 국적에 맞게 다양한 상품이 공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아직은 외국인관광객의 숙박 수요를 객관적으로 분석한 신뢰한 만한 자료가 전무한 실정”이라며 “공급 과잉에 접어든 만큼 정책 당국은 정교한 수요 분석을 바탕으로 공급을 조절해야 하고 시장은 보다 차별화된 상품을 통해 외국인관광객을 발길을 잡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장도현 메이필드호텔 사장은 “공급 과잉과 관련한 우려가 나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호텔사업을 부동산업으로 접근해 뛰어드는 투자자들”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호텔업을 이해하고 호텔사업을 키워가기보단 매각을 통한 이윤 확보에 집중하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장 사장은 “향후 이런 호텔 중 상품 가치가 없는 호텔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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