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입김 무시 못해… '우리 천왕' 누가 되나

산업 / 유지만 / 2013-05-13 10:15:22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금융계 ‘4대 천왕’중 하나였던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후임이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우리금융이 지난 6일 차기 회장 선임 후보를 접수한 결과 총 13명의 지원자가 서류를 제출했고, 8일 출범한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면접 대상자를 가려냈다. 그 결과 신청자의 절반 수준인 5~6명 선으로 면담대상자가 압축됐다.
현재까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이종휘(64) 신용회복위원장과 이덕훈(64)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이순우(63) 우리은행장 3파전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 우리금융이 이팔성 전 회장의 후임을 결정하기 위한 회추위를 출범했다. 지금까지 총 13명이 지원했고, 면담대상자를 가려낸 결과 5~6명으로 압축됐다. 사진은 후보자 중 가장 유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이덕훈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대표, 이순우 우리은행장(사진 왼쪽부터). [사진=뉴시스]
◇ 전·현직 우리은행장들 ‘유력’
지난 6일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후보접수를 마감한 결과, 모두 13명의 지원자가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장을 역임한 이종휘 위원장과 이덕훈 대표는 이 날 오후 회추위에 후보 공모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순우 행장도 마감 시간 직전 서류를 접수했다.

이 위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한빛은행 부행장을 거쳐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우리투자증권 상임고문, 우리은행장을 맡았다.

이 대표는 서강대 67학번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금융 인맥이다. 1998년 상업.한일은행 합병추진위원회 부위원장, 대한투신 사장을 거쳐 한빛은행장에 발탁됐다. 2004년까지 우리은행장을 지냈다.

이 행장은 현직 은행장으로서 우리금융의 현안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1977년 상업은행에 입사한 뒤 한빛은행 인사부장, 우리은행 기업금융단장, 개인고객본부장 등을 지냈다.

이들은 지난 8일 회추위에서 결정한 면담 대상자에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내부 출신들이 많이 포함된 것 같다”고 전했다.


◇ 정부가 최대주주...입김 어디까지
우리금융의 최대 주주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지분의 57% 가량을 소유하고 있는 정부다. 회장 낙점이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정부와 금융당국 측은 우리금융 민영화 의지를 강하게 지니고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인물이 새 회장에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세 사람 모두 내부 출신으로 민영화에 대한 열망과 속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보인다.

이밖에 김준호 전 부사장을 비롯해 개혁성향으로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을 맡았던 윤상구 전 전무도 도전장을 던져 주목을 끌고 있다.

세간에 후보로 거론되던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과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 전광우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 관료 출신은 신청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동시에 ‘낙하산 인사’에 대한 여론의 감시를 의식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 우리금융노조 "낙하산 안 돼"
한편 우리금융지주 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새 정부와 철학을 같이하는 회장을 선임하려는 ‘코드인사’에 대한 경고를 전했다.

노동조합은 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리금융이 정권의 노리개도 아닌데 정부는 정부와 코드가 맞는 회장을 원한다는 것을 대중매체를 통해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소신 있게 회장으로 나설 수 있을지, 임명되더라도 정책을 소신 있게 추진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2만6000여 가족들의 미래를 움직이는 우리금융회장이 정권의 코드에 맞춰 움직인다는 것에 조합은 울분과 분노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우리금융회장 인선과 관련해 몇 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관치 낙하산 회장 인사는 강력 반대 ▲우리은행을 잘 알고 올바른 민영화를 추진할 인물 ▲예금보험공사와의 경영개선이행약정(MOU) 족쇄를 끊고 우리은행을 세계 속의 은행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경영철학과 비전을 가진 인물 등이다.

이들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인사가 노조의 의사가 배제된 채 행정 편의적 코드 인사로 진행될 경우 총파업을 불사한 강력한 투쟁으로 엄중 대처 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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