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달라진 한국, IT 갑부 잇단 방한

산업1 / 유지만 / 2013-05-06 11:23:39
빌 게이츠·래리 페이지, 새 정부와 교감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세계적인 IT회사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구글의 회장 래리 페이지가 잇달아 한국을 방문했다. 빌 게이츠와 래리 페이지는 박근혜 대통령도 만나 한국 경제의 여러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러한 IT업계 거목들의 방한은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반영한다. 특히 세계에서 최강자로 군림하던 미국 애플의 아성에 맞서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이 선전하면서, 한국 시장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 빌 게이츠, 박근혜 대통령과 ‘창조경제’ 논의

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 테라파워 대표는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새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창조경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게이츠 회장은 이날 창조경제론을 ‘현명한 구상’이라고 치켜세우며 인재발굴과 교육, 기초과학연구 지원 등을 조언했다.

이날 오후 2시 청와대에서 게이츠 일행을 접견한 박 대통령은 게이츠 회장이 창조적 자본주의를 강조하는 동시에 빈곤퇴치에도 노력하고 있다면서 5년만의 방한을 환영했다.

박 대통령은 “세계 경제위기의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창조경제를 제시하고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했다”며 “창조경제는 상상력과 창의성,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면서 경제구조를 바꿔 나가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에 대한 의견을 구했고 게이츠 회장은 “한국이 앞으로 창의력을 더욱 활용하고 성공할 수 있는 영역으로 나갈 수 있다고 한 것은 현명한 구상”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게이츠 회장은 “한국은 양질의 교육과 에너지, 인프라, 그리고 세계적 대기업인 삼성 같은 탁월한 기반이 있어 출발점이 아주 좋다”며 “기업가 정신을 더욱 증진시키고 중소기업들과 관련된 부분에서 혁신성과 창의성을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R&D) 증대와 벤처 활성화, 큰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지원 등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의 핵심은 창업인데 미국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새로운 기업이 나와 역동성을 유지하고 성장을 계속해나간다”면서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게이츠 회장은 “소프트웨어, 생물학, 공학도들의 인력이 양산될 떄 그 사람들이 창업시장으로 고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인재들을 확보하는 것과 외국에서 인재들을 들여오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실리콘 밸리에서는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시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성공이 성공을 잉태하는 순환구조가 있다”며 “이와 별도로 정부가 기초과학연구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구글 회장과 박 대통령의 만남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서비스 업체인 구글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페이지 회장도 지난 26일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30분간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페이지 회장 일행을 접견했다.
박 대통령은 “구글과 한국기업이 협력관계를 잘 이뤄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걸 참 기쁘게 생각한다. 세계시장에서 한국 스마트폰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구글과의 협력이 큰 원동력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페이지 회장의 방한을 환영했다.
이어 “구글로서도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좋은 일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창조경제와 관련해서는 “이제 기존 시장의 확대만으로는 경제성장이 어렵게 돼 새 정부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정보통신기술(ICT), 과학기술, 문화콘텐츠와 만나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방향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해나가려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벤처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벤처신화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페이지 회장에게 벤처 생태계 조성의 핵심 요소에 대한 조언을 당부했다.


◇ 게이츠·페이지, 나란히 삼성전자 방문
한편 빌 게이츠와 래리 페이지는 나란히 삼성전자를 방문해 달라진 한국 기업의 위상을 보여줬다.
빌 게이츠 대표는 지난 21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만나 IT현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오후 6시30분께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등 삼성 임원들과 회동한 뒤 만찬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빌 게이츠 이사장과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초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도 함께 참석한 바 있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이에 앞서 이날 오후 서울대 근대법학교육 100주년 기념관에서 30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와 도전정신'을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빌 게이츠는 이 자리에서 “창조와 혁신은 언제나 왜 라는 질문에서 나온다”며 “미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와 도전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빌 게이츠에 이어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 또한 지난 26일 삼성전자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자리를 가졌다.
이 날 삼성전자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신종균 IM(IT·모바일) 사업부문 대표이사(사장) 등이 구글 최고 수뇌부를 접견했다.

구글에서는 래리페이지 구글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와 니케시 아로라 구글 수석 부회장과 선다 피차이 구글 수석 부사장 등이 삼성을 찾아 비즈니스 협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부회장은 래리페이지를 배웅하는 자리에서 선다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을 가르키며 “이 분이 안드로이드와 크롬을 담당하고 있는 ‘선다’라는 분이다”며 기자들에게 웃으며 소개했다.

선다 피차이 수석부사장은 지난해 4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총괄하면서 유명해졌다. 피차이 부사장은 크롬OS를 담당하다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앤디 루빈 수석부사장이 안드로이드 총괄 책임직에서 물러나면서 안드로이드와 크롬을 함께 담당하게 됐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차에 타는 래리 페이지의 등을 두들기며 친근감을 표시 했다. 이 부회장은 “I promise you(내가 장담하지)”라고 말하며 삼성과 구글 간의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MS와 구글은 세계최대의 IT업체들이다. 이런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연달아 회동하며 우애를 다지는 것은 한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러브콜’로 해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전체적인 시장 파이가 작지만, 최신 트렌드를 가장 빨리 받아들인다는 장점이 있다”며 “게다가 최근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성공하면서 국내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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