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휴일제 도입 '그림의 떡' 난항 예고

문화라이프 / 윤은식 / 2013-04-29 13:56:19
정부와 일부여당의원들 국회 법안처리 반대

[토요경제=윤은식 기자] 대체휴일제 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된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가 지난 19일 만장일치로 의결됐지만 25일 열린 전체 회의에서 다수의 여당의원들이 신중론을 꺼내들고 나와 제동이 걸렸다. 정부도 사실상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어 또다시 대체휴일제 도입의 난항을 예고했다.

▲ 이상규 통진당 의원이 지난 25일 국회안정행정위원회서 유정복 안정행정부장관에게 대체휴일제와 관련된 질의를 하고 있다.


◇ 5년째 표류하고 있는 대체휴일제
지난 2008년부터 표류하고 있는 대체휴일제, 이번에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5일 국회안전행정위원회에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9일 법안소위에서 의결된 공휴일에 관한 법 개정안에 대핸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대체휴일제는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칠 때 그 다음 첫번째 평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쉬게 하는 제도다.
대체휴일제가 도입 되면 오는 2015년 3·1절 부터 적용되며 지금보다 연간 2.3일의 공휴일이 늘어나게 된다. 당초 토요일까지 포함시켜 연간 4.7일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됐지만, 법안심사소위에서 이같이 축소하는 방안으로 수렴했다.

하지만 정부와 일부여당의원들이 이날 국회에서 법안처리를 반대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유정복 안행부 장관은 “대체휴일제 도입에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반대 여론이 있기에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사실상 ‘대체휴일제 즉시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 “대체휴일제를 통해 공휴일이 늘어나게 되면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자영업자, 임시직·일용직 근로자 등 취약계층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며 “오히려 양극화가 심화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이날 민주통합당 등 야당 의원들은 전원 ‘대체휴일제 도입’에 찬성하면서 정부 측의 반대 논리를 강하게 반대하며 나섰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우리나라 근로자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장 시간을 일하고 있고, 산업재해도 많다”며 “대체휴일제 법안을 막으려는 것은 가진자의 기득권 논리”라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유대윤 의원도 “우리 근로시간은 연간 2116시간으로, OECD는 평균(1693시간)보다 300~400시간이 더 많다”며 “정부가 이를 반대하는 것은 재계를 대변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백재현 의원도 “박근혜정부가 국정과제로 내걸었던 부분이고, 연간 4.7일까지 늘어날 수 있는 것을 법안심사 소위에서 2.3일로 최소화 한 것”이라며 “지금 와서 형식논리가 맞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도입을 하지 말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재계가 대체휴일제를 도입하게 되면 32조원 손실이 날 것이라는 논거가 타당한 것이냐”며 “손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공휴일과 휴일이 겹쳐서 이익을 봤던 부분을 근로자에게 되돌려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남춘 의원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며 “오늘 유 장관이 답변하는 것을 보면 하지 않겠다는 것을 깔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야당의원들, 유장관이 내세운 여론조사자료 신뢰 못해
유 장관이 반대 근거로 인용한 ‘주부 75%가 대체휴일제를 반대 한다’라는 여론조사 자료에 대해 야당의원들은 강하게 의구심을 나타냈다.

민주당 김현 의원은 “유 장관이 인용한 여론조사는 2011년에 한 것”이라며 “2013년도의 국민 의식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해찬 의원도 “정부가 주장을 하려면 타당성이 있는 근거를 가지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2년 전 자료를 인용하는 것은 신뢰 있는 자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이 반대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가정주부들이 반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며 “2011년 갤럽이 조사한 설문문항을 의원들에게 제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 여당의원들 찬반 엇갈려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는 '찬반'이 엇갈렸다. 안행위 새누리당 측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지금 아니면 언제 할 것이란 말이냐”면서 “OECD 최장 근로시간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라며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또 “18대 국회에서 6명의 의원들이 관련법안을 냈고, 19대 때도 7명이 발의했다”며 “의원들 의견을 받들어서 이제는 국회 입장을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달리 새누리당 김영주, 유승우, 강기윤, 고희선, 김기선, 윤재옥, 박성효 의원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즉시 도입에는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새누리당 김영주 의원은 “국가경제와 국민 삶의 질이 좋아진다고 하면 더 해야 하지만 경제여건이 녹록치 않다”며 “특히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다. 정부가 중소기업 살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력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김기선 의원도 “침체된 경제를 제대로 살려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경제살리기에 나쁜 영향을 미칠수 있다”며 “시기의 적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니, 정부가 국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서 공청회를 거치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다.

윤재옥 의원은 “사회 분위기가 많이 바뀐 만큼 공청회를 한번 더 밟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고, 박성효 의원도 “실제로 적용되는 시기가 2015년인 만큼 논의할 시간이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만 끝내면 2015년 시행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라고 즉시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강기윤 의원은 “모 후보가 주장했던 '저녁이 있는 삶'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대체휴일제를 도입해야 한다”면서도 “시기와 법률 제정 이견이 있는 만큼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고희선 의원은 “누구도 대체휴일제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며 “다만 19대 임기가 3년 더 남았고, 이 법안보다 급한 민생법안들이 많이 있다”고 말해 반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 네티즌, 대체휴일은 남의 나라일?
이렇듯 대체휴일제도입문제로 여·야가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했다.

한 네티즌은 “5인이상 사업장이면 의무적으로 주5일제를 시행해야하는데 실상을 그렇지 못하다”면서 “2011년부터 시행된 주5일제 근무가 공단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의 경우 주5일제 자체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 비율이 20%에 육박하고 있다”고 전문가적인 분석을 내놨다.

또 “이렇게 주 5일제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법률적으로 보장되고 있어도 주5일제가 남의 나라 일처럼 느껴지는데 대체휴일제도 도입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면 다음날 하루 더쉰다는 것인데 그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다”라면서 “대다수 근로자가 주70시간이상 일하는데 이런 현실에 대책은 없고 대체휴일제 도입은 말이 안 된다”며 근로자 근로환경에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일반 직장인들이 대체휴일도입 혜택을 볼 수 있겠지만 일요일이라고 해서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직장인이 얼마나 될지 의문스럽다”며 “비정규직과 연봉직 계약직 등은 제외하고 신의 직장이라 하는 공무원들이나 그 혜택을 받는 것이다”라고 근로환경에 근본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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