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되풀이되는 '슈퍼 추경'

산업1 / 유지만 / 2013-04-22 09:39:01
새정부, 추가경정예산 확정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이 확정됐다. 그동안 세수부족분을 포함해 ‘12조원+알파’로 책정될 것으로 추정돼 왔는데 그 알파값이 5조3000억원, 많게는 7조3000억원으로 결정됐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해 올 추경예산안으로 17조3000억원을 편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기금을 포함하면 최대 19조3000억원 규모다.
이번 추경규모는 1998년 외환위기와 2009년 리먼사태에 이어 3번째의 두자릿대 추경이다. 규모로 치면 2009년 28조4000억원에 이어 두번째다. 일반적으로 추경규모가 5조원대에 정해졌던 것을 감안하면 3~4배 가량 많다. 정부측은 경기여건 악화에 대응해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여건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경제도 1% 미만의 저성장이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국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경제활력이 크게 떨어졌다”며 “다양한 정책조합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추경을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 정부가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예산 편성 논의를 위한 국무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국채로 15.8조 충당
세출·세입별로는 우선 세출 5조3000억원이 늘어난다. 기금을 포함하면 7조3000억원까지 확대된다. 이는 기금운용계획변경, 공기업투자확대 등 모든 정책(Policy Mix)을 고려한 것이라고 기재부는 밝혔다.
기금은 국회 의결 없이 정부가 자체 변경할 수 있는 자금으로 농수산물유통기금 등이 포함된다.
이석준 기재부 제2차관은 “기금중에서 여유 자금 2조원을 추경에 투입하기 때문에 추가로 들어가는 국민 부담은 없다”고 강조했다.
세입에서는 성장률 하향조정에 따른 국세감소분 6조원과 산은·기은 지분매각 지연에 따른 세외수입감소분 6조원을 포함해 12조원의 부족분을 보전할 예정이다.

기재부는 이같은 추경을 마련하기 위해 한은잉여금 확대분 2000억원, 세출감액 3000억원, 세계잉여금 3000억원 등과 기금자체재원을 활용하고 나머지는 국채를 통해 충당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발행되는 국채는 15조8000억원에 달하게 된다.
추경에 들어가는 곳은 일자리확충과 민생안정에 3조원, 중소·수출기업 지원에 1조3000억원, 지역경제활성화 및 지방재정 지원에 3조원 등이다.


◇일자리확충 3조 편성...2000억 증액
이번 추경안에서 정부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일자리창출이다. 일자리가 창출되면 민생안정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인식이다.
이에따라 총 17조3000억원중 17.3%인 3조원 가량이 이 부분에 전격 투입된다. 당초 예산보다 2000억원이 증액된다.

기획재정부는 민간 고용시장을 보완하기 위해 맞춤형 일자리를 5만개 더 늘리겠다고 말했다.
부분별로는 공공부문 채용인원을 4만명 늘리고 양질의 청년층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경찰관 2955명, 사회복지전담공무원 466명, 고용센터직업상담사 400명 등이 그 내용이다.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위해서는 1조6000억원이 투입된다. 당초 1조5000억원에서 100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이를 통해 20만4000명의 일자리가 제공된다.
지역자율형사회서비스 일자리는 2만5000명에서 3만명, 노인돌봄서비스는 1만8000명에서 2만2000명, 방과후돌봄서비스는 3000명에서 4000명, 사회공헌일자리는 1000명에서 3000명으로 각각 증가한다.

저소득층과 노인·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특화된 일자리도 제공된다.
정부는 일자리를 직접 창출하는 것 외에도 청년창업, 해외일자리 진출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일자리 창출기반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청년전용창업자금은 1300억원에서 1600억원으로 300억원 늘리고 능력 중심의 스펙초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168억원을 투입해 국가직무능력표준을 조기개발할 방침이다.
아울러 31억원을 들여 ‘K-Move’ 포탈을 구축하고 해외건설현장 OJT 훈련인원 확대 등 청년층의 해외진출도 적극 도울 방침이다.

이밖에 이공계 대졸 미취업자 대상 기술연수 강화, 40~50대 현장일자리 취업교육 확대 등 맞춤형 취업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지역대학생들의 해당소재 유망 중소기업에 취업을 유도하는 등 취업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4.1부동산대책 총력 뒷받침
서민생활안정을 위해 정부는 지난 1일 발표한 부동산대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서민 및 취약계층의 주거생활 개선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우선 서민층 주택구입비 및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주택구입·전세자금 융자를 6조7000억원에서 7조1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취약계층이 즉시 입주할 수 있는 전세임대주택을 추가로 8000호 더 늘릴 계획이다.
서민주택구입 이자부담 완화를 통한 보금자리론 확대를 위해서는 주택금융공사가 1000억원을 증액한 2000억원을 출자하며 생애최초 주택구입시 취득세 면제로 발생하는 지방세수 3000억원은 추경을 통해 보전한다.
취약계층의 긴급복지 생계지원 기준도 완화된다. 대상은 기존 120%에서 150%로 확대, 금융재산은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확대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총 1145억원의 예산을 마련한다. 이는 당초 예산 625억원 보다 520억이 증가한 것이다.
공공의료서비스 확충을 위해서는 응급의료기관이 53개에서 85개로 늘어나고 치매관리센터는 4개에서 14개로 확충된다.
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들을 양육할 수 있게 보육 및 양육 지원도 대폭 확대된다. 공공형 어린이집 확대를 위해 추경자금 43억원이 추가 편성된다. 이는 공공형어린이집 400개소를 늘리는데 쓰인다.
또한 보육서비스개발을 도와주는 육아종합지원센터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직장어린이집도 확대된다.
아울러 농산물수급안정과 유통구조 효율화를 위해 1560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중기·수출기업 지원 강화
중소기업 대통령을 자처한 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따라 중소기업 지원금이 대폭 늘어난다. 중소·중견기업의 설비투자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은행이 2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또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 핵심장치 개발지원에 500억원이 추경으로 집행된다.

중기의 창업 및 투자활성화도 추진된다. 창업자금은 1500억원, 신성장기반자금은 3000억원, 투융자복합금융은 200억원이 확대된다.
중소기업의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연쇄도산 방지를 위해서도 추경이 투입된다. 신용보증 규모가 1조5000억원 늘어나고 신용보증기금이 700억원을 추가 지원해 예비창업자 사전특례보증 등이 실시된다.
중기 연쇄도산 방지를 위해서는 1000억원, 매출채권보험 인수규모는 3조원이 확대된다. 운전자금 등 중기의 긴급 유동성 지원을 위해 긴급경영안전자금 1200억원이 투입된다.

최근의 엔저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도 확대된다. 수출입은행 출자가 200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6배가 늘어난다. 무역거래 리스크 완화 지원을 위해 무역보험 출연금은 500억원,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100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지역경제 활성화도 만전
지역 체감경기 개선을 위한 시설 개보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파급효과가 크고 긴요한 도로, 철도, 댐, 항만의 시설 개량 등 안전투자에 2443억원이 추경 편성된다. 또한 재해예방투자에는 1500억원, 하수처리장 등 환경서비스 품질제고에는 2228억원이 투입된다.

지역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문화산업 콘텐츠와 관광인프라에 추경이 집중 편성된다. 음악·만화 등 고부가가치 문화콘텐츠 개발에 200억원, 관광숙박시설 개선 융자지원에 150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안전한 영농기반 확충과 농어촌 정주여건 지원을 위해서는 방재시설 설치에 300억원, 용배수로 정비에 300억원, 하수도 확충에 356억원이 추가 된다.

아울러 올 취득세 감면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분 보전을 위해서는 약 1조원을 지원해 지자체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재정건전성 확보 숙제
이번 추경으로 우리의 총지출은 본 예산보다 7조원 증가한 349조원에 달하게 된다. 7조원은 총 세출확대분 7조3000억원에 세출 3000억원을 감액한 금액이다.
이에 반해 총수입은 본 예산대비 11조8000억원 감소한 360조8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감소분은 세수부족으로 세입감액이 12조원에 달한 것에 한은잉여금 2000억원을 충당해 11조8000억원만 줄게 됐다.
이에 따라 재정수지는 국내총생산(GDP)대비 -0.3%에서 -1.8%로 1.5%p 감소하는 대신 국가채무는 GDP대비 34.3%에서 36.2%로 1.9%p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기재부는 미국 102.2%, 일본 205.3%, 영국 99.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02.9% 등을 감안할 때 우리 국가채무는 매우 양호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대신 기재부는 기관 경상경비 및 불필요한 사업비 감액, 기금 여유자금 활용 등을 통해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는 등 재정건전성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현 장관은 “항구적인 재정지출 구조개혁과 함께 비과세 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등 세입 확충 노력을 지속해 건전한 재정구조를 확보해 나가겠다”며 “추경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대로 신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추경안은 16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18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으로,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빠르면 5월초부터 시중에 자금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전문가들, “성장률 도움돼”...경기부양엔 ‘갸우뚱’
이번 추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에는 적당한 규모지만 경기부양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경제성장률이 올해 0.3%포인트, 내년 0.4% 포인트 각각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경규모에 대해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제성장률이 0.2~0.3%포인트 올리는데는 이번 추경 규모는 적절한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정부에서 제시한 목표만 보면 그 수준에는 어긋난 것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정건전성을 고려해 잡은 것 같다”며 “17조3000억원 중 12조원이 세수감소 보충분이기 때문에 부양효과도 크지 않고 체감으로 와 닿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을 하는 것보다는 급락을 막는 정도”라며 “정부가 경기를 빠른 속도로 회복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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