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뒤 오늘..."XP 사용자는 없다?"

산업1 / 유지만 / 2013-04-15 11:27:21
윈도XP 전면 서비스 종료 예고

▲ 이제 이 화면을 볼 날도 1년밖에 남지 않았다.


[토요경제= 유지만 기자] 기존 ‘윈도 XP’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인 윈도 XP에 대한 지원이 1년 뒤 전면 종료되기 때문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8일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윈도 XP에 대한 연장 지원이 1년 뒤인 2014년 4월 완전히 종료된다고 밝혔다.


윈도 XP에 대한 지원이 종료됨에 따라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많은 기업들과 개인 사용자들이다. 2001년 출시된 구형 운영체제이긴 하나 총 PC 사용자의 32.9%에 이르는 높은 점유율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회사들의 경우 아직까지 윈도XP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빠른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MS 측이 새로 출시된 운영체제인 ‘윈도8’의 판매고를 올리기 위한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XP에 대한 서비스 지원 종료 발표 시점이 윈도8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퍼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서비스 종료 1년 남아...카운트다운 시작


윈도 XP에 대한 지원은 이미 기본지원 시간(5년)이 종료된 상태에서 연장지원(5년)에 들어간 상태였다. 내년에 연장지원까지 종료되는 것은 곧 MS의 주력 운영체제가 완벽하게 윈도7과 윈도 8에 집중된다는 뜻이다. MS는 윈도 XP 뿐만 아니라 후속 라인업인 윈도비스타 SP2, 윈도7 SP1, 윈도8의 서비스 종료 시점까지 확정해 공개했다. 각 운영체제의 서비스 종료 시점은 2017년 4월, 2020년 1월, 2023년 1월이다.


MS는 기본지원과 연장지원을 합쳐 총 10년 간 윈도XP에 대한 지원을 해 왔다. 이번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것은 이미 예정된 일이었다. 오히려 XP가 워낙 널리 사랑받은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지원 기간을 늘려 왔다는 것. 연장 지원이 종료되면 윈도XP에 대한 추가 업데이트나 최신 드라이버 지원, 온라인 기술 지원은 물론 추가로 발견된 취약성에 대안 보안 패치도 더 이상 이뤄지지 않는다.


MS는 "지원 종료 이후에도 윈도XP를 계속 사용할 경우 각종 바이러스나 스파이웨어, 악성 코드 등 보안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윈도 제품에 대해 출시 후 기본 5년 일반 지원 및 기업고객을 위한 5년 연장 지원을 제공한 후 모든 지원을 종료하는 수명주기 정책을 시행해 왔다"면서 "다만 XP의 경우 예외적으로 일반 소비자들까지 포함해 연장지원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금융 서비스, 전자상거래, 전자정부 대민서비스 등 민감하고 중요한 서비스들이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는 오늘날의 복잡한 환경에서 2001년 출시된 윈도우 XP로는 지속적으로 안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최고보안책임자인 신종회 이사는 "해킹수법이 날로 지능화되는 상황에서 10년 이상 된 OS로는 안전한 컴퓨팅 환경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 윈도 비스타 실패로 수명 늘어난 XP


윈도 XP가 이처럼 오랜 시간 동안 쓰일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는 후속작이었던 윈도 비스타의 실패를 들 수 있다. 2007년 MS는 야심차게 후속 운영체제인 윈도 비스타를 발표했다. MS는 윈도 비스타를 출시하며 윈도XP가 자연스럽게 역사 속으로 사라지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윈도 비스타의 호환성이 현격히 떨어지면서 다수의 사용자들이 윈도XP로 다운 그레이드하는 현상까지 빚어졌다. 비스타의 기능상 이 덕분에 현재도 전 세계 컴퓨터 인구의 23.4%가 사용하고 있다. 한국은 32.9%로 세계 평균보다 조금 높은 상태다.


이처럼 비스타의 시장 연착률이 실패하면서 XP의 수명이 상대적으로 길어지게 됐다. 이 때문에 이미 떨어졌어야 할 XP의 점유율이 좀체 낮아지지 않았다. 한국 MS의 한 관계자는 “당시 비스타의 런칭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윈도XP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MS는 윈도XP에 대한 업데이트 지원 연장이라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 보안 취약해 금융업계 업그레이드 ‘필수’


오는 2014년 보안 업데이트가 중단된다고 해서 윈도XP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냥 사용하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해킹과 같은 대규모 범죄가 발생하거나 운영체제의 문제가 드러났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보안 업데이트나 기능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사용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 또한 보안패치나 프린터, 마우스 등 장치 드라이버 업그레이드, 신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온라인 수리 지원을 더는 받을 수 없게 된다.


최근 금융기관 해킹 사태 등을 거치면서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 때에 윈도XP에 대한 지원 중단은 곧 대대적인 악성코드 감염에 취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장 조치가 시급해진 곳은 금융기관이다. 보통 금융기관들은 안정성을 위해 출시된 지 3년 정 이상 지난 운영체제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윈도 비스타의 경우 호환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윈도 7의 경우 XP에서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할 때의 비용 문제 등이 문제가 돼 망설여 왔다. 하지만 이제 1년의 시간밖에 남지 않게 되면서, 무조건 윈도우 7 이상의 운영체제로 업그레이드를 단행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윈도7의 성능이 훨씬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경영진 입장에서는 그동안 ‘불필요한 지출’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특히 XP를 사용하는 몇몇 컴퓨터의 경우 성능이 매우 떨어져 하드웨어 교체도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 “윈도8 판매하려는 꼼수” 지적도


한국MS는 윈도 XP 지원 종료를 앞두고 사용자가 취할 수 있는 소극적 조치로 ▲사용 가능한 최신 서비스팩 설치 ▲제공되는 업데이트 적용을 제시했다. 궁극적으로 윈도 XP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려면 결국 최신 버전의 운영체제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윈도 XP 이후로 출시된 OS는 윈도 비스타와 윈도7, 그리고 지난해 말 출시된 윈도8 등이 있다. 여기서 윈도 비스타는 이미 지난해 4월10일 기술지원이 중단됐고, 윈도7은 오는 2015년 1월 기술지원이 중단될 예정이다. 결국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OS는 '윈도8'인 셈이다.


윈도8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MS의 새 운영체제로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MS는 최근 윈도8의 판매가격을 전격 인하한 데 이어 주요 협력업체들마저 윈도8에 대해 혹평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윈도8은 점유율을 좀처럼 끌어올리지 못하며 난항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시장조사기관 넷애플리케이션즈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윈도8의 점유율은 2.7%에 불과했다. 역대 윈도 운영체제 중 평가가 좋지 않았던 윈도 비스타보다 더 나쁜 점수다. 윈도 비스타는 출시 5개월 만에 점유율 4.5%를 기록했다.


윈도8은 속도와 안정성이 좋아진 반면 생소한 인터페이스 때문에 혹평을 듣고 있다. 새 인터페이스는 태블릿PC에서 다루기는 괜찮지만 기존 데스크톱PC나 노트북에서 쓰려면 다소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윈도8 태블릿PC의 매출도 아직까지 부진한 편이라 윈도8의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결국 중간 운영체제인 ‘윈도 7’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방법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밝힌다.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MS 운영체제에 길들여진 한국 소프트웨어 시장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꼬집기도 한다.


한 IT업계 전문가는 “지난 3.20 해킹사태는 윈도 운영체제의 보안약점을 파고든 측면도 있다”며 “차제에 다양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생태계가 마련된다면 가장 좋을 것”이라는 속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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