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공룡’ CJ대한통운 전격 출범

산업1 / 유상석 / 2013-04-12 18:26:02
최첨단 물류 시스템으로 'DHL 넘본다'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CJ대한통운이 지난 1일 CJ GLS와의 공식 합병을 선포하고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당장 2020년까지 ‘TOP 5 물류기업’에 드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이채욱 CJ대한통운 신임 대표는 2020년까지 △매출 25조원 △해외 매출 비중 50% 이상 달성 △해외 50개국에 200개의 네트워크 구축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물류사업의 새로운 신화창조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 지난 1일, CJ대한통운과 CJ GLS가 합병한 ‘통합 CJ대한통운’이 출범했다. CJ대한통운은 2020년까지 ‘TOP 5 물류기업에 들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 이채욱호 출항 “무조건 전진 또 전진”
CJ대한통운은 이번 합병으로 자산규모 5조5000억원 매출 4조8000억원의 대형 물류기업으로 거듭났다. 2020년까지 해외 M&A 및 인프라 투자에 총 5조원 이상을 투자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핵심 사업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CJ대한통운의 목표달성을 위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출신의 이채욱 대표이사를 영입했다. 이 대표의 경영 노하우와 경륜을 높이 산 것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인천공항공사 사장 재임 중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 7년 연속 1위 △노사 화합문화 조성 등의 성과를 내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 대표는 “전 임직원이 열정과 자부심을 가지고 2020년 글로벌 TOP 5를 넘어 세계 1등을 지향하는 물류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다. 향후 DHLㆍUPSㆍ페덱스 등 연매출 수십조 원을 자랑하는 세계 유수 물류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CJ대한통운은 양사가 보유한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 방침이다.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와 자산, CJ GLS의 물류 컨설팅 역량과 IT 시스템 등의 강점을 감안해 양사의 물류 핵심역량 상호보완을 위한 로드맵을 완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CJ대한통운은 육상운송, 택배, 해운항만 분야 등 명실상부한 국내 1위 물류기업이고, CJ GLS는 1998년 창립해 내수물류 1위와 택배 2위 업체라는 점에서 합병 시너지 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통합으로 CJ대한통운은 16개국 71개 거점을 갖추게 됐으며, 2020년까지 50개국 200개 거점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2014년까지 기존 진출 지역에서 거점을 추가ㆍ확대하는 동시에 미얀마, 캄보디아 등 인도차이나 반도와 중동, 동유럽, 북중미 지역에 신규 거점을 확보하고, 2020년까지는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지역으로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 3자물류 넘어 ‘4자물류’ 노린다
CJ대한통운은 명실상부한 국내 1위 물류기업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무엇보다 국내 여건이 녹록치 않다. 국내외 기업의 자가ㆍ2자물류(2PL : 분사화를 통해 물류 자회사에 의해 서비스를 받는 단계)방식이 3자물류(3PL : 사내의 물류 업무 중 일부 혹은 전체를 물류전문 업체 1년 이상의 계약 혹은 제휴를 체결해 아웃소싱 하는 것)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국내 기업의 3자물류 활용률은 2010년 기준 50.1% 수준으로 일본(70%), 유럽(80~90%)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다.

CJ대한통운은 50% 수준에 불과한 국내 3자물류 비중을 주요 선진국과 비슷한 70~80% 수준으로 끌어올려 물류 산업의 선진화를 이루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을 짜놓았다.

하지만 재벌 위주의 한국 경제에서는 제조기업의 자회사가 물류를 수행하는 2자물류의 비중이 큰 편이다. 이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입찰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룹 내에서 물류를 맡겨 질서를 어지럽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방식으로는 한국 물류산업이 클 수 없다는 주장이다.

CJ대한통운이 3자물류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의 사고 전환과 정부의 정책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과거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자물류를 기피하는 이유는 ‘신뢰도’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와 관련된 기업의 기밀이나 정보 유출 가능성을 이유로 자회사에 물류를 수행하게 한다는 것. 3자물류를 수행하는 물류기업에 대한 신뢰도 회복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숙제인 셈이다.

CJ대한통운의 야심은 3자물류 활용률을 높이는 데에서 끝나지 않는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기존 3자물류에 IT시스템과 컨설팅 기능을 강화한 4자물류 서비스 확대에도 시동을 걸었다. 이를 위해 2017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IT시스템을 개발하고 전략산업군별 표준 모델을 구축하는 등 프로세스 컨설팅 인력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CJ GLS가 보유한 정보기술과 컨설팅 능력을 바탕으로 진행하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게 CJ대한통운의 설명이다. 3자물류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낮기 때문에 향후 성장할 여지가 무궁무진하고, 3자물류에 각종 첨단 IT기술을 접목한 4자물류로 승부, DHL과 같은 기업으로 성장 가능하다는 것.

다만, 2017년까지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IT시스템 개발에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찮게 필요한데 CJ대한통운이 성장하는 동안 글로벌 기업 역시 함께 변화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 성공 가능성, ‘자금력’에 달려
CJ대한통운의 성장 가능성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문제는 역시 ‘돈’이다. 이 대표는 2020년까지 매출 25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현재 CJ대한통운의 매출은 4조8000억원. 7년동안 4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셈이다.

CJ대한통운은 2020년 비전 달성을 위해 글로벌 진출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2조원을 들여 적극적인 글로벌 M&A를 진행하고, 네트워크를 확대해 핵심 사업역량을 강화,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해외 물류업체를 인수합병해 빠른 성장을 이룰 방침”이라며 “현재 복수의 중국 물류업체를 대상으로 인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업체의 연 매출은 2000~3000억원대에 이르며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물류 네트워크가 강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은 목표 달성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액션플랜은 물론 비전을 바탕으로 계획을 수립했고, 시뮬레이션 결과 나온 수치라는 이유에서다.

복수의 애널리스트 역시 “CJ대한통운의 성공 여부는 글로벌 M&A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두 기업의 합병만으로 2020년까지 25조원 매출 달성은 어렵다”고 단언했다. 7년 안에 20조원 가까이 규모를 키우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어 박 연구원은 “M&A를 통해 외형을 키우겠다는 복안인데, 표면적으로는 7년 동안 매년 1조 매출의 해외기업 2개씩을 인수해야 하는 셈”이라면서 “M&A의 경우 앞을 내다볼 수 없기 때문에 예측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CJ대한통운이 인수할 해외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인수비용에 차이가 있을 텐데, 2조원의 투자비용으로 20조의 매출을 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는 설명이다.

김민지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 역시 “적극적인 M&A 성공을 감안하면 아예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면서도 “구체적인 숫자를 부각시키지는 못하겠지만 어떤 기업을 어느 가격에 인수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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