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유지만 기자] 직장인 조모(34, 남)씨는 자신의 회사에 100% 만족하며 지내고 있었다. 직장 상사들과의 불화도 전혀 없었고, 자신의 소신대로 업무를 진행해도 언제나 회사에서 따로 제재를 가하지도 않았다. 늘 열정적으로 일했고, 그런 자신의 스타일을 용인해 주는 회사에 고마워했다.
조 씨의 불만은 늘 자신에게 있었다. 업무 특성상 아이디어가 필요한 일을 주로 진행하는데, 최근 새로운 아이디어가 조금씩 고갈되는 것 같아 심적 부담을 겪고 있었다. 회사 선배들은 “괜찮다”며 위로해 줬지만, 좋은 선배들에게 누를 끼치기 싫다는 마음이 그에게 더욱 압박을 가했다. 그는 이런 압박감을 친구와 술 한 잔 마시는 것으로 해결하곤 했다.
어느 날, 그에게 기어이 탈이 났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중 차 안에서 갑작스레 그는 호흡곤란과 정신적 공황 상태를 경험했다. 당황한 그는 택시기사에게 말해 대형병원 응급실로 향했고, 그곳에서 그는 생각지도 못한 진단을 받게 됐다. 바로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다른 말로 ‘마음의 감기’라 불린다. 즉 현대인의 생활에서 그만큼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한용 순천향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고대 이집트 유물에서도 기록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오래됐다”고 말한다.
살면서 우울증을 겪을 확률은 남성이 5~12%, 여성이 10~25%다. 여성의 경우 생리, 임신, 출산 등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가 오는 경우가 많아 남성보다 우울증의 위험에 더 노출돼 있는 편이다.
우울증의 또 다른 원인은 스트레스다. 직장인 우울증의 대부분이 바로 이 스트레스에서 기인한다. 지난 1월 취업포털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남녀 직장인 6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인 회사 우울증 현황’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이 ‘회사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중 77.9%가 '현재의 직장에서 나의 미래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74.7%가 회사 밖에서는 활기찬 상태이지만, 출근만 하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는 '회사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이 같은 결과는 성별과, 직급, 연령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성별로는 여성 직장인이 77.2%로 남성(71.9%)에 비해 회사 우울증을 앓고 있는 정도가 다소 높았으며, 연령대별로는 40대가 81.9%, 30대 76.0%, 20대 69.9%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작은 스트레스들이 쌓여, 결국 나도 모르는 새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자하연한의원 임형택 원장은 “심리적인 고민이 오래되면 결국 정신을 상하게 되는데, 고민이 길어지면 몸의 균형이 무너지고 결국 무기력감과 피로가 쌓이다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치료기간 길어 예방부터 해야
우울증은 한 번 진단을 받게 되면 치료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 때문에 마음의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풀어주고 심신을 평소 건강한 상태로 유지해 우울증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직장인 우울증의 경우 강박적이거나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발병하기 쉽다. 자신의 계획이 조금만 틀어지더라도 신경이 쓰이고, 회사에서 상사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주문을 했을 때에도 속으로 끙끙거리며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평소에 ‘꽉 막혀 있다’는 평을 가끔 듣는다면, 자신의 성격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평소 햇볕을 많이 쬐는 것도 좋다. 우울증 및 각종 정신질환은 일조량의 변화가 관계가 있다. 가을이나 겨울에 많이 발명한다고 알려진 것도 일조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사무실 내에서만 주로 근무하기 때문에 일조량이 계절에 상관없이 부족하다.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을 활용해 일정 수준 이상의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커피나 콜라, 녹차 등은 수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흡연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섭취를 그만두고, 금연을 시작하면서 우울증이 개선됐다는 자료도 있다.
자신만의 확실한 취미를 가지는 것도 좋다. 전문가들은 “무엇이든 상관 없으니 자신만의 취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독서, 영화감상, 운동 등 어떤 것이라도 자신의 스트레스를 분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는 것.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이 추천하는 것은 운동이다. 유산소 운동은 몸의 활력을 높여 감정을 고조시키고, 상쾌함을 느끼게 해 주기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이다.
◇ 꾸준한 치료와 함께 왜곡된 인식 고쳐야
우울증 뿐만 아니라 모든 정신적 질환은 그 즉시 병원에 가 상담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신병 상담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나쁘기 때문에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이런 ‘왜곡된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된다고 지적한다.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자살자가 급증하는 이 때에, 정신병에 대한 폐쇄적인 인식이 치료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 정신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 병원 입구에 들어서는 것 만으로도 치료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우울증은 한 번 걸리면 증상이 몇 년씩 유지되는 경우도 생긴다. 또 제대로 치료를 시행하지 않으면 재발되는 경우도 많아 심하면 자살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치료기간동안 성실하게 치료에 임한다면 완치율이 굉장히 높은 것도 우울증이다.
우울증 치료의 경우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한다. 이와 더불어 자신만의 취미생활을 통해 꾸준히 정신을 재충전시켜 준다면 완치를 앞당길 수 있다. 그 중 운동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꾸준한 운동을 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가진다면 치료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상담치료의 경우 정기적으로 날짜를 정해 놓고 상담을 받게 된다. 상담 과정에서 자신의 고민이나 문제점들에 대해 솔직히 들여다보게 되고,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고집을 부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직장에서 일을 하다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에 걸리게 되는 경우, 자신의 증상을 인정하지 못하고 고집을 부리다 병을 키우게 된다는 것.
우울증의 경우 병을 키우게 되면 심할 경우 입원치료까지 해야 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이 △ 2주 이상 오래 증상이 나타나거나 △ 밥을 못 먹고 수면문제가 너무 심하다 △ 사회생활이 심각한 지장이 오거나 △ 환각이나 망상이 보이고, 자살시도를 한다면 무조건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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