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1월, 취재원을 만난 자리에서 우연히 한 동영상을 접했다. 동영상은 2분 남짓한 길이로, 보기에도 낯뜨거울 정도로 민망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던 중 2월 말경, 언론을 통해 해당 사건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뭔가 새로운 증거가 나왔나보다’ 싶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사실확인도 되지 않은 정보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오는 보도내용은 취재과정에서 이미 접했던 내용이었으나, 사실이라는 정확한 증거가 없었다. 모든 보도들이 ‘카더라’식이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법무부 고위 관계자의 실명이 공개되면서 선정적 보도의 정점을 찍게 됐다. 해당 관계자는 그 날로 사임하게 됐고, 언론사들은 앞다퉈 ‘성접대 리스트’, ‘성관계 동영상’등을 언급하며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증거는 없었고, 상상력은 넘쳐났다.
경찰의 판단착오도 한 몫 했다. 수없이 많은 매체에서 경찰을 인용해 보도하기 시작했으나, 명확한 증거는 내놓지 못하고 수수방관했다. 밝혀진 것은 ‘동영상을 확보했으나, (본인인지)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검찰과 갈등상태인 경찰이 큰 무리수를 둔 사건이 돼 버렸다.
이번 사건은 세간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모든 요소를 갖춘 ‘매력적인’ 아이템이긴 했다. 권력자가 등장하고, 가장 은밀한 이야기인 ‘성(性)’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조심했어야 했다. 한 사람의 인생과, 국가 고위 관계자에 대한 일이었다. 언론은 팩트(사실)에 대한 확인이 부실했으면서 보도를 쏟아냈고, 경찰은 미진한 증거로 섣불리 언론플레이를 한 꼴이 돼버렸다. 다만 자극적이란 이유만으로 대한민국 모두가 한바탕 칼춤을 춘 셈이 됐다. 다시 한 번 ‘언론의 기본은 팩트’라는 명제를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옐로우(선정적) 저널리즘’과 ‘정론’은 종이 한 장 차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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