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사임.. 모피아맨 줄퇴장 예고

산업 / 유지만 / 2013-04-01 14:17:41
MB맨 교체 신호탄?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대표적인 'MB맨‘으로 꼽혔던 강만수 산업은행지주 회장이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모피아‘(옛 재경부+마피아)를 물갈이 할 것이라는 관측이 심심찮게 나온 가운데, 강 회장의 사임으로 다른 금융기관장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강 회장은 최근 정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산업은행 주주총회에서 산은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고한 뒤 물러날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총은 자산 15조1000억원, 기업대출 잔액 8조7000억원 증가 등 산업은행의 성장을 보고하는 자리였다.
강 회장은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새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남은 임기에 관계없이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소식이다. 강만수 회장 측도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내정된 뒤 며칠 후에 임기와 관계없이 사임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사실을 외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만수 회장의 임기는 2014년 3월까지로 아직 1년이 남은 상태다. 지난 2011년 산은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 2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 재무부 요직 거치며 ‘모피아’ 대부로 군림

▲ 강만수 전 산은지주 회장
강만수 회장은 1970년 제8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이후 재무부에서 보험국, 이재국, 국제금융국장, 세제실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이른 바 '모피아'의 대부로 자리매김했다. 1997년 재정경제원 차관이던 시절 외환위기를 맞았고 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야인생활을 했다.

2005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 밑에서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역임했으며 2008년 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아 '고환율 정책' 등을 밀어 붙여 서민들의 생활고를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1년부터는 산은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하며 자신이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시절 입안하고 추진했던 '산업은행 민영화'를 밀어 붙였으나 결국 이를 완수하지 못한 채 퇴진하게 됐다.

강 회장은 산은금융그룹 회장으로 옮긴 뒤 ‘다이렉트 뱅킹’ 등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산은이 시장을 교란시킨다’는 비난까지 듣기도 했다.


◇ 강만수 후속 퇴진자는? 어윤대·이팔성에 눈길

▲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
강 회장의 사의로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한 공공기관장들의 교체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모피아’들에 대한 반감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교체는 시기문제일 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후보자 신분이던 18일 인사청문회에서 금융권 수장의 임기 보장에 대해 묻는 질문에 "적합하지 않다면 교체를 건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후순위로 물러나게 될 것으로 보는 금융계 수장은 강만수 회장과 함께 대표적 ‘MB맨’이었던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 등이 꼽힌다.

현재 KB금융그룹은 내홍을 겪고 있다. 어윤대 회장의 최측근 임원이 ISS에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해직, 해임 조치 등을 당했다. 지난 22일 주총에서 ISS에서 이의를 제기한 사외이사들이 무리 없이 선임되면서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갈등은 남아있는 상태다.

KB금융 안팎에선 어 회장의 용퇴를 촉구하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 노조는 회장 퇴진 운동을 진행 중이다. KB노조는 주총 이후 “어윤대 회장이 KB금융그룹의 가치를 훼손했다”며 어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성명서를 통해 “어윤대 회장은 본인이 ‘ISS 보고서 사건’의 배후조종자이면서도 ‘본인은 모르는 일’이라며 모든 책임을 박동창 부사장에게 뒤집어 씌웠다”고 주장했다.

▲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
어 회장 본인은 현재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어 회장의 임기는 오는 7월까지다.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어 회장에 비해서는 구설수에 덜 오르긴 하지만 고심하는 모양새다. 이 회장은 사임한 강 회장과 남은 임기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강 회장이 사퇴하자, 이 회장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거취가 정해진 뒤의 인사는 ‘내부승진’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인사 영입보다 내부에서 승진하는 것이 안정적인 운영에서 더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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