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가능가구 2011년 22만→2016년 28만
가계부채 문제, 시스템 위기 유발할 수도...대안 마련해야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빚진 가구 중 파산 가능성이 높은 한계가구 비중이 2.2%에 이르고,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경우 이런 한계가구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대로라면 현재 전국 약 22만여 가구가 파산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위기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소비 둔화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이 훼손될 수 있는 만큼 가계의 저축률을 높여 전체적인 부채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김현정 실장·손종칠 선임연구원·이동렬 전문연구원·금융통화위원회실 임현준 보좌역·조사국 나승호 차장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증가 원인 및 지속가능성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이 연구는 지난해 8월 열린 제4차 한․중․일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공개됐던 자료다.
◇ 파산가능성 큰 가구 22만...‘생계형 대출’가장 많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3월 기준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파산할 가능성이 큰 한계가구는 22만 가구로, 전체 부채가구의 2.2%에 이른다. 한계가구가 보유한 부채액은 총 금융부채의 7.3%다.
분석에 쓰인 가구는 총 1749만 가구로, 2011년을 기준으로 22만 가구인 한계가구의 수가 2016년에는 약 28만가구로 급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경기가 악화되고 소득이 줄면서 ‘생계형 대출’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0~2011년 간 증가한 가계대출의 용도별 구성을 보면 가구수 기준으로 생계형 대출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대비 원리금상환부담률(DSR)이 40%를 넘는 가구 수와 부채금액 비중은 2010년 각각 14.6%, 35.6%에서 17.6%, 38.9%로 확대됐다. 이는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이 약화됐음을 의미한다.
소득분위별로는 저소득계층(1~2분위)가 부채보유가구의 8%, 부채액 기준으로는 34%가 한계가구에 해당됐다. 중소득계층(5분위)의 경우 한계가구는 0.6%, 한계가구가 보유한 부채액은 2%에 그쳤다. 또 무주택자 그룹에서의 한계가구 보유부채는 27.5%로 전체 평균치(7.3%)보다 높았다. 대부업체 등 비제도권 금융이용 가구의 6%가 한계가구였고, 이들의 보유 부채는 전체 비제도권 금융이용 가구부채의 45%를 차지했다.
주택가격이 향후 5년간 25% 하락할 경우 총부채가구에서 차지하는 한계가구 비중은 2016년 0.7%포인트, 전체가구 대비로는 0.4%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계가구의 부채금액 비중은 7.3%에서 10.7%로 3.4%포인트나 높아졌다.
또한 거시경제(금리·소득·주택가격) 충격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계가구 비중은 2.2%에서 2.4%로 0.2%포인트, 한계가구의 부채액 비중은 7.3%에서 7.6%로 0.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거시경제 변수가 크게 변동했던 1997~1998년 외환위기 때의 상승률(0.8%포인트, 2.7%포인트)보다 낮다.
◇가계부채 비율 안정화 시급
김 실장은 "우리나라의 부채가구가 자산가격 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환위기와 같은 정도로 금리가 급등하고 소득과 주택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충격이 발생할 때 가계부채 문제가 시스템적 위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비중 증가, DSR 40% 초과가구 급증 등 부채구성의 질이 악화되고 상환부담이 커지는 추세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높은 가계부채가 경제의 외부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떨어뜨리고 소비둔화로 인한 성장 악화를 초래할 수 있어 가계부채 비율의 안정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가계부채 비율을 낮추는 방안으로는 ▲가계 가처분소득 증가 ▲저소득 가계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 ▲교육비 등 경직성소비 감소 등을 통한 가계 저축률 제고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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