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덩달아 관련 산업도 팽창중이다. 힐링경제, 힐링마케팅, 힐링스쿨, 힐링캠프 등도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생겨난 신조어다. 특히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힐링 열기는 더 뜨겁다.
그러나 힐링 인기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어딘가 알맹이 없는 껍데기뿐이라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너도나도 힐링만 외쳤지 정작 힐링 궁극의 참뜻을 알고, 실천하는 이는 많지 않아 보인다. 한때 유행했던 웰빙(Wellbeing) 바람을 잇는 무비판적 트렌드의 느낌이랄까.
필자는 최근 한 종합편성 채널의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다큐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프로그램은 개그맨 두 명이 진행자로 나서 전국의 심산오지에서 은둔의 삶을 살고 있는 자연인을 조명한다. 주인공인 자연인들은 스스로 사회와 격리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로 수염도 덥수룩하고 평범을 거부한 행색이 대부분이다.
진행자인 윤택과 이승윤 두 개그맨은 비범한 포스의 그들과 2박3일간의 고행(?)속에 뛰어든다. 그 속에서 그들이 사회를 벗어나 자연으로 들어간 사연과 날것 그대로의 생활을 화면에 담아 전한다.
무엇보다 문명을 거부한 채 불편한 생활을 받아들이며 사는 이들의 모습이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생활로 쌓인 심신의 피로가 잠시나마 치유되는 효과도 누린다. 평소 꿈꾸던 귀농, 귀촌에 대한 대리만족의 즐거움도 있다.
그러나 이또한 어디까지나 지극히 주관적인 낭만의 시선에서만 가능한 일. 주인공인 자연인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뜻밖의 아픔을 발견한다. 그들 모두 하나같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내몰린 낙오자다. 꿈을 좇다 사업에 실패하고, 가까운 지인에게 배신당하고, 상처 입고 가족과도 떨어져 산다. 결국 그들이 최후의 보루이자 안식처라 여기고 찾아든 곳이 바로 사람의 때를 타지 않은 자연이다. 숲과 계곡, 동굴이 최고의 힐링이 되어준 것이다.
프로그램은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진정한 힐링은 돈과 물질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욕심내지 않고 마음을 비울 줄 알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누구도 힐링의 해법을 알려주지 않고, 자기자신으로부터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음을 말이다.
현대인은 누구나 하나쯤은 말 못할 고민을 끌어안고 산다. 신이 아닌 이상 완벽한 행복인은 없다. 고민마저도 그 극복 과정을 통해 행복으로 승화시킬 줄 아는 자가 진정한 행복자요, 힐링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리라.
밤늦은 시간 야식으로 끓여먹는 라면 하나에 행복해 본 적이 있는지?!. 그 또한 힐링이다. 엉뚱하지만 힐링은 뜻밖의 순간 조용히 찾아오는 소소한 기쁨 같은 것이다.
<이완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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