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부동산 개발 사업’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파산 초읽기에 들어갔다.
용산 사업 자산관리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은 자산담보부어음(ABCP) 이자 52억원을 13일 오전 9시까지 갚지 못했다.
채무불이행이 되면 대출액 2조4000억원에 대한 기한이익이 상실돼 이를 일시 상환해야 한다. 사업 무산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 코레일 vs 대토신, 책임 공방 날 세워
용산 사업 자산관리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오전 9시까지 52억원을 막지 못해 채무불이행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용산역세권개발은 대한토지신탁(대토신)에게 12일 우정사업본부 부당이득 배상금 257억 중 코레일이 지급 보증한 64억원을 돌려받아 만기도래한 ABCP 이자 52억원을 갚으려 했으나 결국 자금회수에 실패했다.
대토신은 12일 은행 영업시간을 2시간 넘긴 마라톤협상 끝에 오후 6시15분께 자금 지급에 동의했으나, 자정께 계약서 자구 수정 등 세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이 결렬됐다.
코레일은 민간출자사들이 지분만큼 지급 보증을 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는 입장이다. 민간 출자사 측은 코레일이 지급보증 범위 변경과 우선 변제 확약서 제공 등을 요구하면서 지급보증 확약서를 제공하지 않는 등 채무불이행을 고의로 유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코레일의 말 바꾸기(지급보증 범위 변경) 등 무리한 요구로 이자 지급 협상이 불발됐다고 주장했다.
용산역세권개발에 따르면 코레일은 64억원을 지급 보증했다. 2심 재판에서 대한토지신탁 보유 잔여금 192억원(64억원 제외)보다 많은 돈을 우정사업본부에 돌려주라고 판결이 났을 경우 64억원 한도 내에서만 돌려주겠다는 내용이다.
대토신은 2심 결과와는 별도로 세금체납 등으로 압류가 들어올 경우에 대비해 64억원 한도 내에서 포괄 지급보증 확약을 요청했다.
코레일은 이사회 승인 사항은 2심 패소분에 한해 지급보증을 한다는 것이었다고 거부했다. 하지만 연대보증하기로 한 롯데관광개발이 초과분에 대해 추가 단독 지급보증을 하겠다고 포괄적 확약서를 제출하면서 협상이 완료됐다.
코레일은 협상 완료 후 대토신에 192억원이 압류 등으로 사용제한이 걸릴 경우 코레일이 대납한 금액을 우선 변제한다는 내용의 확약서 제출을 추가로 요구했고 대토신은 부도 방지를 위해 동의했다.
코레일의 지급보증 확약서와 대토신의 확약서를 상호 제공하기로 합의하고 확약서 문구를 확정하려 했으나 코레일은 5~6차례 문구 수정을 요구해 협상이 지연됐다.
코레일과 대토신이 오후 6시께 최종 합의한 대토신 확약서가 대토신 이사회에서 오후 8시께 상정, 승인됐고 직인까지 날인돼 코레일에 오후 8시30분께 제출됐으나 코레일이 제수정을 요구, 대토신이 오후 10시께 수정 확약서를 다시 제출했다.
하지만 코레일이 수정 확약서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토신의 주거래은행인 국민은행 고액기업거래 인터넷뱅킹마감시간인 오후 12시까지 지급보증서를 제출하지 않아 드림허브 채무불이행이 발생했다.
용산역세권 관계자는 “코레일이 돈을 내는 대한토지신탁에 확약서를 요구하는 상황이나 확약서를 합의하고도 지급 보증서를 거부하는 상황은 현 코레일 경영진이 의도적으로 고의부도를 낸 것으로 볼 수 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코레일은 AMC가 코레일로 지급보증 확약서 거부로 채무불이행이 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코레일은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대토신이 요구한 지급보증 확약서 내용 중 확약범위 2항은 ‘사소한 자구수정’ 차원이 아니라 192억원에 대한 추가 지급보증으로 보증범위(지분 25%)를 벗어난 것”이라면서 “이는 지급확약에 참여하지 않은 나머지 출자사들이 협의해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2항은 법원 또는 행정청의 명령ㆍ처분에 의해 대토신이 보유중인 1심 판결금 중 대한민국에게 지급하지 못하게 되는 금액에 대한 보증 확약 요구를 담고 있다.
아울러 “드림허브와 AMC 관리능력 부재 및 협상력 부족으로 결국 대토신과 협상에 실패해 채무불이행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게 된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지 못한 AMC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 4조원 허공으로… 코레일ㆍ롯데관광 부도 위기?
대주주간 갈등이 계속돼 사업이 부도 처리되면 우선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등 출자사들이 낸 자본금 1조원과 1차 전환사채(CB) 1500억원은 증발된다.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등 출자사의 부도, 구조조정, 자본잠식 등도 점쳐진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용산사업에는 4조원이 들어갔다. 자본금 1조원과 1차 전환사채(CB) 1500억원, 토지에 대한 코레일 보증으로 조달한 2조4167억원, 코레일 랜드마크 계약금 4161억원 등 총 4조208억원이다
지출된 돈은 토지대금 2조9271억원과 연체이자 1200억원 등 코레일에 지급된 3조471억원과 토지매입 세금과 취득세 등 부대비용 3037억원, 자본시장 금융조달 비용 3409억원, 기본설계비 1060억원, AMC 운영ㆍ홍보ㆍ용역비 1195억원 등 9737억원이다. 9737억원은 매몰비용으로 돌려받기 힘든 돈이다.
시행사 1대 주주(25%)인 코레일은 반환해야하는 토지대금 3조원과 지급보증선 2조4000억원 등 총 5조원의 손실을 입는다. 지난해 쌓은 대손충당금 2조5000억원을 반영해도 총 자본 8조원 중 2조5000억원이 잠식된다. 부채 비율이 190%(공기업 한도 200%)에 육박, 공사채 발행 등이 제한된다.
특히 2대주주(15.1%) 롯데관광개발은 회사 존립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롯데관광개발은 자본금의 32%에 달하는 1748억원을 용산 사업에 쏟아부었다.
그외 출자사인 KB자산운용(국민연금 위탁자금), 미레에셋, SH공사, 우리은행, KT&G, GS건설, 현대산업개발, 금호산업,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도 150억~1000억원대 손실을 입게 된다. 배상금을 더 받기 위해 출자사간 책임 소재를 둘러싼 소송전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사업지구에 포함된 서부이촌동 주민들도 피해를 입게 된다. 대책위 등에 따르면 서부이촌동 주민 2298가구 중 절반이 넘는 1250가구가 가구당 평균 3억4000만원을 대출받은 상태다.
◇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운명은…
용산 사업이 최종 부도처리되면 출자사들은 파산 또는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는 법원이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판단될 경우 받아들이게 된다.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면 채무가 동결된다.
사업 부도로 구역 지정 해제 가능성도 점쳐진다. 도시개발법상 개발구역 지정 후 3년내 실시계획인가를 접수해야 한다. 용산 사업은 2010년 4월22일에 지정돼 다음달 21일까지 서울시에 인가 접수를 하지 않으면 지정이 자동 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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