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을 지급하려는데 매도인이 회피해요

산업 / 유상석 / 2013-03-08 11:55:47
유상석 기자가 들려주는 부동산 상식 (30)

Q.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입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는 아파트 전셋값 탓에 신혼집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던 중, “차라리 단독주택이나 빌라 등으로 눈을 돌려보자”는 생각에 이르게 됐습니다.


열심히 발품을 판 끝에, 단독주택을 하나 찾았습니다. 집이 좀 허름하고 경사진 위치에 있으며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긴 하지만, 자가용을 이용하면 20분 만에 출퇴근이 가능하고, 이 집의 매매가가 아파트 전셋값보다 저렴하기에, 이 집을 사기로 결정했습니다.


계약금과 중도금을 모두 지급하고 이제 잔금만 지급하면 되는 상황인데, 이상하게 집주인이 저를 계속 피합니다. 전화나 문자 등으로 연락해도 응답이 없고, 집에 직접 찾아가도 집을 비운 상태며, 계좌로 이체하려 해도 해당 계좌를 해지했는지 입금이 되질 않습니다.


최근 들어 해당 지역에 재개발이 진행된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이를 들은 집주인이 집을 팔기 싫어서 일부러 저를 피하는 것 같습니다.


20분 만에 출퇴근이 가능하면서 이 가격에 구할 수 있는 집을 다시 찾을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합니다. 이 집을 꼭 사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 (이진혁(37)ㆍ직장인)



A.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지급한 상황에서 매도인이 잔금 수령을 거절하는 경우군요. 계속 연락을 피한다면, 어쩔 수 없이 법적인 조치를 취해야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해야겠죠. 말 그대로 “너 왜 소유권 이전등기를 해주지 않느냐? 얼른 해 달라”고 요구하는 절차입니다.


다만, 여기서 승소를 얻어낸다 하더라도 “매도인은 매수인으로부터 잔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이전등기를 이행하라”는 판결이 날 것입니다. 그러면 매도인은 “네가 잔금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전해줄 수 없다”고 주장하겠죠. 잔금을 주려고 하면 피해 다니고… 지금까지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겠죠.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소 제기에 앞서 ‘변제공탁’을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변제공탁이란 변제의 목적물(여기선 잔금)을 법원 내 공탁소에 맡김으로써 채무를 면하는 제도입니다. 이번 사안처럼 채권자가 변제 수령을 거절하는 경우 외에도 변제자가 과실 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는 경우, 일정한 조건 하에서 채권자의 청구에 따라 하게 되는 경우에도 활용됩니다(민법 제487조).


변제공탁을 하면 이진혁 님이 매도인에게 직접 잔금을 지급하신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기므로, 더 이상 ‘잔금을 지급해야 할 채무’는 사라지게 됩니다. 매도인은 이제 이진혁 님이 아닌 공탁소를 상대로 잔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게 되지요.


변제공탁 후에는 매도인만 ‘이전등기할 채무’를 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소송에 들어가도 이진혁 님이 완전승소 판결을 얻어낼 수 있고, 그 판결을 근거로 독자적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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