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부채 공화국’ 대한민국, 은행권 채무만 500조 육박

산업 / 박진호 / 2014-12-18 17:48:09
차주 1100만, 1인당 채무 1050만 명 시대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바뀌는 정부마다 ‘경제 살리기’를 전면에 내걸면서 서민 생활 안정을 수없이 강조했지만 나아지는 살림살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이들이 1천만 명을 훌쩍 넘어섰고 국민 1인당 채무 금액도 5천만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이 살기 좋은 나라’라고 말하기에는 현실적인 이질감만 높아지고 있다.


급증하고 있는 은행권 가계대출
지난 15일, 금융권과 나이스평가정보는 6월말을 기준으로 할 때 은행에서 돈을 빌린 차주는 1050만 8000명으로 이들의 부채합계는 총 487조 7천억 원이라고 밝혔다. 은행권 차주의 수는 2012년 1045만 1000명에서 지난해 1043만 6000명 선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올해 그 수가 부쩍 증가하면 1050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의 가계대출 잔액으로 전체 차주 수로 나누면 1인당 평균 4641만 원을 빚으로 지고 있는 것으로 환산된다. 이 평균치는 2010년 4261만 원에서 2012년 4471만 원, 지난해 4598만 원 등,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 문제는 이러한 대출금 부담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자료는 올해 6월까지를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차주와 1인당 부채액 증가는 하반기 들어 더욱 가속화되었다는 것이 금융권의 관측이다. 특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경기부양책이 실시되면서 가계 대출 신청자는 8월 이후 급증했다는 것이 은행권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국은행 역시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통해 은행 가계대출이 8월부터 11월 말까지 월 평균 5조 5000억 원씩 증가했으며 이 달에도 이러한 추세는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실질적인 차주수와 총 대출액은 이번에 발표된 것보다 그 규모가 훨씬 크다는 것이 현장의 의견인 것이다.
정부정책변화 충고에 정부는 “이상무”
국회 입법조사처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재조정해서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국민들의 가계대출 비율이 LTV와 DTI 규제가 완화된 8월 이후 지난달까지 22조원이나 급증했다며 차주 수가 올해 안에 11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대책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으로 시장 금리가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국내총생산(GDP)이 1년간 0.98% 포인트 하락하고 가계부채의 급증과 내수침체, 성장률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진단과도 유사한 내용의 우려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입장은 다르다. 정부는 여전히 은행권 가계대출에 문제가 없다며 정책적인 대응은 필요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이들의 규모까지 감안할 경우 우리나라의 1인당 가계부채 규모는 이보다 더 막대할 것이기에 정부당국의 반응은 오히려 무대책의 수수방관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로 인해 정부의 경제 정책 등에 대해서도 불신이 높아지고 있어 가계대출 증가는 향후 심각한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개인회생 신청자 10만명 시대
이미 우리나라의 개인회생 신청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며 현재 사상 최고인 10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개인회생은 소득을 기준으로 3년에서 최장 5년까지 채무의 일부 또는 전체를 변제하면 최대 90%까지 면책 받을 수 있게 한 제도다.
재산보다 채무가 많은 사람 중 일정한 소득이 있는 직장인, 아르바이트, 자영업자, 일용직 계약직 등이 신청 대상이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지원제도나 배드뱅크에 의한 지원 절차를 이용하고 있는 채무자, 파산절차나 화의절차가 진행 중인 채무자도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 있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지난해, 기준금리가 1% 포인트 오를 경우 연체율이 1.06%에서 1.55%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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