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할인율 인상…韓 '출구전략' 영향줄까

산업 / 토요경제 / 2010-02-19 16:04:45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재할인율을 인상함에 따라 그동안 '출구전략'과 관련해 국제공조를 강조해온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연준은 18일 일반 시중은행에 긴급 단기자금을 대출할 때 적용하는 금리인 재할인율을 현행 연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재할인율 인상이 국내에서도 출구전략의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경묵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시장에서는 이미 금리인상 압력이 충분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미 연준의 재할인율 인상으로 국내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연구위원은 "만일 차기 한은 총재가 정부와 호흡이 맞는 사람이 될 경우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꺽이고 현재 각종 규제들로 가까스로 유지해온 자산가격이 급격히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하루 빨리 금리를 인상해 가격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홍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재할인율 인상은 전통적인 통화정책 시행을 위한 사전단계이며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한 조치"라면서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전문가들의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를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최근 유럽 금융위기에서 보듯 세계경제의 불안이 남아있는 데다 민간부문의 자생력도 아직 미흡하다는 게 재정부의 판단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출구전략과 관련해 국제공조가 필요한 부분은 하겠지만, 구체적인 출구전략 집행 부문에서는 나라마다 경제발전 단계나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독자적인 출구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금융시장 유동성 환수 등 출구전략이 이미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우리 정부와 금융당국은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 내놓았던 비상대책을 상당수 거둬들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앞서 시중에 풀었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16조8000억 원과 외화자금 266억2000만 달러를 전액 회수했다.

정부도 시중에 공급했던 달러 유동성 가운데 남아있던 부분(37억 달러)을 지난해 말 모두 회수하는 등 광의의 출구전략을 대부분 종료했다.

결국 남은 카드는 통화정책을 통한 출구전략이다. 현재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한국은행은 미국과 같은 재할인율이나 지급준비율 인상을 통한 출구전략은 시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에 거는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성태 한은 총재가 "금리 인상은 멀지 않았다"고 발언하면서 출구전략이 앞당겨 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올 하반기에 인플레이션과 자산가격 상승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며 금리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오는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이 총재가 임기 전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총재가 한은의 독립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이례적으로 임기 전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별개로 시장에서의 금리인상 압력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우리나라가 빠른 경기 회복세로 인해 자산 버블과 과열 양상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최근 9개월 새 가장 높은 3.1%를 기록했고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는 점도 인상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의 90% 이상이 변동금리인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자칫 가계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한은의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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