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사조산업 '501오룡호'가 침수되면서 한쪽으로 기운 선체를 세우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 끝내 침몰하고만 것으로 추정돼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4일 현재 명태잡이 원양 트롤어선 1753t급 501오룡호의 선원 4명의 시신이 추가 수습돼 숨진 선원은 한국인 6명과 동남아 선원 10명으로 늘어났다. - <편집자 주>
지난 1일 발생한 이번 사고로 오룡호 전체 승선원 60명 중 7명만 구조됐으며 나머지 37명은 실종된 상태다. 다만 사고해역의 기상이 사고 발생이후 가장 좋아 수색작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생존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사조산업은 지난 4일 사고해역에서 한국인 선원 유천광(1항사·47) 씨와 정연도(갑판장·57) 씨,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동남아 선원 1명의 시신을 인양했다고 밝혔다. 특히 같은 날 김계환 선장의 최후교신이 공개되면서 오룡호는 1차 침수 뒤 배수작업으로 일시 안정을 되찾았다 2차 침수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위기로 몰려 끝내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 위기당시 교신내용 비장감 느껴져
공개된 교신내용에는 김 선장이 같은 회사 '69오양호' 이양우 선장, '카롤리나77호' 김만섭 선장과의 긴박했던 당시 대화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교신내용에 따르면 69오양호는 1일 오전 10시경 기상악화로 나바린으로 피항했다.
이 선장은 김 선장에게 "날씨가 안 좋아진다고 하니 판단을 빨리 피항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오룡호도 그물을 걷어올리고 정오쯤 나바린으로 이동을 시작했으나 김 선장은 이 선장에게 "고기(20t)를 붓다가 선미를 통해 어획물 처리실로 바닷물이 들어가 빼고 있다. 대수롭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30분이 지나 김 선장은 다른 배 한국인 감독관에게 "어획물이 배수구를 막았고, 많은 물이 배수되지 않아 배가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면서 인근 선박에 구조를 요청했다. 김 선장은 카롤리나77호 김만섭 선장에게도 "타기실에도 물이 들어가 조타가 불가능해 엔진을 정지하고 배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키도 했으며, 실제로 카롤리나호는 오후 2시30분경 오룡호에 펌프 1개를 전달했다.
당시 오룡호는 유입된 바닷물의 절반을 퍼내면서 안정을 되찾는 듯했지만 1시간이 지난 뒤 김 선장은 오양호 이 선장에게 "어획물 처리실에 물이 다시 차고 있다. 배를 돌렸는데 기울어서 다시 돌린다"고 교신했다.
곧이어 오후 4시경 김 선장은 카롤리나호에 "갑자기 처리실 수위가 높아지고 왼쪽 경사가 더 심해져 퇴선해야 한다. 구조준비를 해달라"고 소리쳤다. 회사의 퇴선명령도 이때 이뤄졌는데 당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 최후까지 선원 생각한 희생정신 '눈길'
따라서 오룡호는 왼쪽 배수구를 낮춰 배에 찬 물을 빼려고 왼쪽 배수구가 바람 반대쪽으로 향하도록 방향을 전환했으나 선체가 기울어 다시 방향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김 선장은 상황을 되돌리기 어렵게 되자 교신을 통해 "하직인사를 하고 가야겠다"며 "선박이 전부 소등된 상태로 선원들 저렇게 만들어놓고 무슨 면목으로 살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이후 김 선장은 단호한 목소리로 "저는 이 배하고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전하며 최후교신을 마쳤다. 침몰된 오룡호의 김 선장은 23세에 통영 경상대를 졸업한 후 선원생활을 하다 지난 2003년 사조산업에 입사했다.
1등 항해사로 3년간 일하다 러시아에서 명태잡이 조업을 하던 '503오룡호' 선장을 7년간 맡았으며 올 2월부터 '501 오룡호'의 선장으로 임명됐다. 특히 김 선장은 평소 인품이 훌륭해 선원들이 많이 따랐고, 이번에 실종된 한국인 선원 대다수가 김 선장을 믿고 조업에 참여했다고 실종자 가족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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