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깊어갑니다. 어떤 이들은 취업의 꿈을 안고 새벽바람 차가운 도서관 계단을 오르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허무한 자신의 인생을 한탄이라도 하듯 좀처럼 퇴근길 버스에 오르지 못합니다. 소복이 쌓여가는 눈을 보며 꼭 잡은 손을 놓지 않는 연인들이 있는가 하면 눈길을 걱정하는 택배기사의 아내가 있습니다. 이렇듯 겨울은 기대와 후회, 사랑과 소망이 공존하는 계절입니다. 오늘은 추운 겨울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커피 레시피(Recipe)를 한 가지씩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자신의 가치를 몰라주는 야박한 상사의 근무 평가에 실망한 30대 샐러리맨에겐 따뜻한 카페 아인슈패너(Cafe Einspanner)를 권합니다. 진한 커피위에 올린 부드러운 크림처럼 인생이란 쓴 맛과 단 맛이 공존하는 것. 지금의 쓴 맛이 당신의 인생에 약이 되어 달콤하게 되돌아올 날이 있을 것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이에게는 갓 볶은 브라질(Brazil)을 핸드드립으로 내려 주고 싶습니다. 정성을 다해 손으로 내린 커피 한 잔이 머리를 맑게 해 줄 것입니다. 출근 날짜를 잡아 놓고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로 해변을 거닐고 있을 당신을 상상해 보세요. 유혹을 이기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그 시간이 브라질처럼 향기롭기를 바랍니다.
사랑을 키우며 손 꼭 잡은 연인에게는 카페 아포가또(Affogato al Caffe)를 추천합니다. 따뜻하고 진한 에스프레소와 달콤하고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조화를 이룬 카페 아포가또처럼 두 사람이 조화를 이루며 예쁜 미래를 설계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를 재우고 남편의 퇴근 길을 걱정하는 택배기사의 아내에겐 고운 거품을 듬뿍 올린 카페 카푸치노(Cafe Cappuccina)를 선물합니다. 에스프레소와 부드러운 우유가 만나 고소함을 더해주는 카페 카푸지노는 추운 겨울 바람에 꽁꽁 언 몸을 녹이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물론 가슴 졸이며 기다렸을 아내를 위해 한 잔 더 준비해야 하겠지요.
자식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한적한 공원을 거닐며 인생의 황혼을 즐기는 노부부를 위해서는 더치 커피(Dutch Coffee)를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물방울이 열 두 시간을 모여야 비로소 완성되는 더치 커피는 어느 부부가 걸어온 인생의 발자취를 비추듯 반짝일 것입니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면, 돈을 많이 벌면, 출세를 하면 행복해 질 거라고들 생각하지만 그런 행복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좌절을 맛보았을 때, 삶의 무게로 힘겨워 할 때 그 순간을 함께 이겨낼 고마운 사람과 향기로운 커피 한 잔만 있다면 삶은 살아갈 만하지 않을까요? 행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단지 발견하지 못할 뿐이지요. 올 겨울에 행복한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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